국어사전
기본은 확장될수록 전체를 아우르는 영역을 갖는다.
기본기를 너무 어렵게 생각하거나, 단순하게 생각하는 양극단에 있는 경우 참고하면 좋은 내용이다.
기본기라고 하면 받는 느낌은 약간 고리타분할 수도 있고, 꼭 갖춰야 할 엄청난 비법 같은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그림을 그리다 보면 이 기본기라는 것이 알 듯, 모를 듯, 잡힐 듯 말 듯 흔들리고, 개념도 선명해졌다가 희미해지는 등 변동이 심하다. 이렇게 종잡을 수 없는 기본기에 대해 도움이 될 만한 방법을 풀어본다.
오프라인 수업에서 커리큘럼으로 진행하는 기본기는 구상미술로 한정해 적용되는 것이고, 앞쪽 내용에도 많이 풀어놓았으니 생략한다.
장르마다 기본기는 조금씩 다르게 적용된다. 큰 카테고리 범주 안에서 공통적인 부분도 있지만 대부분 그 장르의 꼭 필요한 요소들이 기본기로 포함된다. 엄밀히 따져보면 기본기의 범위가 꽤 넓기 때문에, 경계선을 뚜렷하게 정하며 정의를 내리기 힘들다. 영역이 눈에 보이거나 정확하게 판단되는 경우가 적기 때문에 기본기를 마스터했다거나, 반대로 전혀 익히지 못했다는 착각을 많이 갖게 된다.
기본기의 정의가 확실하지 않기에 인식과 능력의 표준편차가 크다.
전공자이자 현재 그림 종사자임에도 기초도형을 그릴 때 제대로 소화 못 하는 경우도 많다. 제대로의 대한 기준은 그림이 완성된 상태만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 콘셉트를 토댈 계획부터 표현까지 끌어나갈 수 있는 전체 이해력을 의미한다.
다음은 그림 안에 있는 많은 요소를 디테일하게 분류할 수 있게 만든 큰 틀이다.
설정에 관한 부분 - 콘셉트, 마인드맵, 스크랩
환경에 관한 부분 - 빛의 거리, 세기, 크기, 종류, 방향, 주변 반사체
소재에 관한 부분 - 구조의 실루엣, 면의 종류, 각도, 연결요소, 질감
시점에 관한 부분 - 시점의 위치, 거리파악, 원근에 대한 강도 설정
재료에 대한 분석은 추가로 이루어진다.
분류를 토대로 파악이 지속될수록 해석이 깊어지고, 그 답들이 기본기로 포함되며 숙성도에 따라 탄탄함을 갖추었다 할 수 있다.
정리해 보면 기본기는 자세히 분류하고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그 설명의 정보가 과학적으로 옳고 그름을 떠나 객관적으로 근거 있게 잘 짜인 설득력이 담겨 있어야 한다. 근거에 맞는 논리들을 생성해 시스템을 갖춘 후, 그 안에서 오류를 잡아내는 방식이다.
선 하나를 그어놓고 태고부터 내려오는 모든 만물의 근원을 담았다고 얘기를 했다. 보는 사람들이 의문을 품었을 때 작가는 이렇게 말했다. '태어나고 자라오면서 겪어온 모든 게 나로 구성이 되고, 그렇게 구성된 나는 작은 우주라고 생각하며 손끝에 담아냈다.' 누군가는 설득될 수도 있고 누군가는 이해하지 못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행위에 대한 근거를 만들어 냈다는 것이다.
'그냥 느낌대로 그린 건데요, 그냥 제목을 그렇게 붙여봤습니다.'라고 이야기한다면, 단 한 명도 공감하기 힘들 것이다. 이것 또한 그림의 기본기에 관한 부분이다.
카테고리를 두 개로 나누어 이해를 돕는다.
첫 번째, 표현의 기본기. 말 그대로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은 그림으로 표현을 남긴다. 기술적으로 접근했을 때, 전달할 수 있는 숙련도들이다.
두 번째, 개념의 기본기. 그림에 관련된 이론을 설명할 수 있는 단계다. 말로 설명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꽤 어려운 일이다. 생각이 계속 꼬리를 물고 연결되면서 더해지고, 빠지고, 걸러지고, 반복하며 정립된 상태가 되어야 말로 풀어낼 수 있다. 정립이 잘되어 있을수록 실용적인 관점으로 진행되며, 높은 기본기를 가져야 가능하다.
기본기의 영역이 광범위하다는 설명을 마무리함과 동시에, 기본기를 만들어 나갈 수 있는 한 줄 쓰기, 가설 만들기, 스크랩과 같이 유용한 방법을 하나 더 소개한다.
사전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해석이나 풀이가 담겨있는 백과사전 말고 단어에 대한 정의가 담겨있는 국어사전이 좋다. 일상에서는 생각보다 사전을 보거나 찾아볼 일이 적다. 내용이 딱딱하게 느껴지기에 정말 궁금하거나 필요할 때만 찾게 되지만, 기본기를 만들어 나가는 과정에서 사전을 이용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
사전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생각보다도 복잡한 공정 단계들을 거친다. 사전이 새로 만들어질 때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나와 있던 모든 사전을 총집합해 비교하고 보태며 빼는 검토 과정들을 거치게 된다. 거의 십몇만 단어들이 존재하기에 하나의 사전이 만들어지는 기간은 최소 몇 년~몇십 년 정도가 걸린다. 이렇게 검토가 끝나고 제작할 때, 모든 장르의 총집합체인 만큼 정리를 하면서 막히는 부분이 엄청나게 많이 나온다. 여러 전문가의 의견을 모아서 조율한 다음에 정리가 된 후, 검토하고 교정에 들어간다. 그 교정의 횟수가 5~10회 정도 거쳐야만 사전이 나오게 된다.
한 사전마다 같은 과정을 거쳤다고 생각해 보면, 지금 새로 나온 사전은 단어 뜻의 통찰과 해석이 담긴 핵심만 남아 있는 것이다. 그 해석을 몇 차례 읽고 생각해 보면서 빠르게 핵심으로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이, 국어사전을 찾게 되는 큰 메리트다.
모르는 부분이 생기면 칼럼, 포스팅, 영상 등을 참고하기 전에 국어사전에 검색해 보자. 1~3줄 정도로 딱 정리되어서 나오는 내용부터 정리의 시작점을 끊는다.
궁금한 부분을 국어사전에 검색한다.
EX) 명도 - 색의 세 가지 속성이 하나. 색의 밝고 어두운 정도
검색 후 나온 정보의 꼬리를 이어 나간다. '명도가 색의 세 가지 속성 중의 하나면 나머지 두 가지는 뭘까?'라는 의문을 품고 색을 검색해 본다.
EX) 색 - 빛의 반사와 흡수의 결과로 눈에 느껴지는 사물에 밝고 어두움
빛의 반사와 빛의 흡수를 또 검색해 보되 합성어들은 각각 따로 검색 후 의미를 합성해 보는 방식이다.
이런 검색 방식으로 기초 개념을 잡아갈 수 있다. 그리고 이 개념을 잡아 최종적으로 그리는 표현까지 연결해야 한다. 국어사전 검색의 결과가 그림으로 연결이 안 되면 유사 이론에서 설명했듯 미술과 무관하게 단어를 열심히 공부한 경우가 될 것이다. 정보는 마지막 단계에서 꼭 미술로 변환해야 한다.
정리
기본기는 영역이 넓으며 많은 요소를 풀이해 낼 수 있을 때, 어느 정도 갖추었다고 말할 수 있다.
기본기는 표현과 개념을 나눠서 분류해 준다. 모르는 부분이 생겼을 때는 국어사전을 참고하면 좋다.
국어사전은 개인이 만들어 내기 힘든 가공된 정보들의 집합체다. 기본 정보습득의 시작점을 활용하고 얻어낸 정보는 그림으로 변환시켜 주자.
개인의 능력을 벗어나 많은 사람, 시간과 과정을 거쳐낸 정보들은 언제나 우선순위에 놓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