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앤트 Dec 03. 2023

파이프 커넥션  

유지

안갯속에서 발견한 길은 낭떠러지일 확률이 존재한다.


이번에 다루는 내용은 특히 일반적인 루트로 얻기 힘든 정보 중에 하나다. 안개를 걷어내고 찾아낸 이 길에 도달했다면 독학을 해나가는 데 아주 큰 힘이 될 것이다.

Pipe connection 이론이다. 관이 결탁이 된다. 연결된다는 뜻을 담고 있는데, 이것을 생각 회로에 적용하는 방법이다. 생각이 계속 끝까지, 최대한 깊은 곳으로 흘러갈 수 있도록 Pipe 가 쭉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 반대로 연결이 끊겨 있다면 생각이 순환되기 어렵다. 원하는 곳에서 도달하지 못하고 중간에서 새어 나갈 것이다. 


수업을 진행할 때 항상 강조하는 내용 중 하나다. 기본적으로 관찰을 하고 관찰을 통해 원리를 알아낸다. 그 후 장르에 맞도록 변환해 나간다. 그 변환을 거쳐서 계획을 짠다. 이렇게 계획을 표현으로 옮기는 연습을 체계적으로 배우게 된다. 생각이 연결되는 Pipe가 쭉 이어져 있다는 느낌이 확실히 들어야 제대로 익힐수 있다. 만약에 그 Pipe가 끊어져 있다면 설명하고 있는 논리가 전혀 연결되지 않으며 의문을 가지게 되고 효율성이 떨어져 진도를 나가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이 Pipe를 계속 연결하는 작업이 중요하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다 보면 보통, 관찰, 원리, 변환, 계획 부분이 다 사라지고 표현만 남아있는 상태가 대부분이다. 이 상황을 예방하기 위해서 한 줄 쓰기, 포스팅 등 1일 1이론 정리를 강조하지만, 통계적인 수치로 보면 실행률이 높지는 않다.

아무래도 그림이 시각 미술 이기 때문에, 가시적인 부분에 더 몰두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 당장 숙련도가 부족해서 표현이 잘 안, 되니 시각적으로 마음에 들지 않아 표현에만 몰두하게 되면,  연결된 Pipe가 중간중간 끊어지게 된다. 


누수는 끊임없이 일어난다.


김앤트, 휴식, 23.2x28.2cm, Charcoal 24 min, 2022

 

사실 Pipe 한 번 연결 하는 것이 어렵지 연결되어 있는 상태에서는, 유지해 나가며 더 많은 Pipe를 설치해 깊은 공간으로 나아갈 수 있다. 그래서 항상 어떻게 유지할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하게 된다. 

유지가 어렵다는 것은 Pipe가 끊어져 가는 것이 보일 때다. 학생이 이와 같은 경우를 겪고 있을 때는 잠시 놔두는 편이다. 물론 그전까지 최선을 다, 해 강조하고 설득해 보지만 그 이상으로 넘어가면 상대방에 스트레스가 너무 많이 쌓이게 된다. 본인도 충분히 알고 있기에 신경 쓰고 싶지만, 힘들다는 생각이 깊숙하게 자리 잡게 된 상태다. 나태하다. 해이하다. 재능이 없다. 이해도가 낮다. 등등의 문제는 전혀 아니다. Pipe를 유지하기 어려운 것은 그동안 지내오며 생긴 후천적인 성향 또는 선천적인 기질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하지만 단정 짓기 어려운 부분이다. 타고난 감각, 센스, 아이디어 등이 보통의 경우보다 뛰어난 경우도 있고 조금 낮게 설정된 경우도 있듯. 각자 가진 능력치가 모두 다르다. 그럼에도 이 글을 쓰는 이유는, 각자 추구하는 방향이 아니며 성향상 맞지 않더라도 플러스 요소가 되기 때문이다. 그림에 대해 욕심이 나는 경우, 미미하더라도 상승이 보장된다면 무조건 적용해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떤 방법들은 접근하기까지 리스크가 꽤 있어서, 순간적으로 마이너스로 떨어지는 과정들도 있다. 불완전한 이론과 과정을 적용한다는 것은 큰 모험에 가깝다.

Pipe connection 유지만 하고 있으면 무조건 플러스가 되고 발전 가능성이 넓어지는 이론이다. 컨베이어 벨트 이론에서 다뤘듯이 정보가 뒤로 계속 밀려 사라지더라도, pipe connection 되어 있으면 사라진 정보도 복원하여 다시 순환할 수 있게 된다. 이상적인 가설이 아닌 실제로 실행하며 검증해 온 부분이며, 이렇게 배워서 유지하고 있는 분들도 많다. 익혀 놓으면 좋은 개념이다.


정리한다.

기본적으로 관찰, 원리, 변환, 계획, 표현 다섯 가지의 pipe가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

시간이 흐르면 그중 관찰, 원리, 변환, 계획의 pipe가 조각나거나 끊기고 표현만 남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앞쪽 pipe 내용들은 그동안 쓴 글에 많이 녹여놨으니 꼭 참고해 보면 좋다. 다섯 가지 pipe를 연결한 상태로 유지하는 연습을 통해 그림을 진행하다 보면 효율이 크게 높일 수 있다. 

정확한 과정과 방법들은 오프라인 수업에서 자세히 풀고 있다. 과정과 방법을 진행하기 전 단계인 개념인지 역시 얻기 힘든 정보 중 하나다.


모든 연습 과정은 큰 맥락을 찾아 나가기 위한 여정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기본기의 단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