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마법을 찾아서
매일 똑같은 일상을 살고 있었다.
아침이면 시끄러운 알람 소리에 눈을 뜨고, 무표정하게 샤워를 하고, 회사로 향하는 길을 걸었다.
그 길은 언제나 같았고, 하루도 언제나 같았다. 세상이 멈춘 듯한 반복적인 일상이었다. 오늘 날짜가 17일이든, 18일이든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았다.
하지만 어느 날, 평소처럼 출근하기 위해 집을 나서며 무심하게 현관문을 열었을 때 발치에 무언가 툭 차이는 기분이 들었다. 어제 시킨 택배인가 했지만 그렇다기엔 너무도 정성스레 포장된 작은 상자였다.
"올 게 없는데."
내 이름까지 정성스레 적힌, 반짝이는 리본으로 포장된 상자. 경계심은 들었지만 열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그 안에는 오래된 책 한 권이 들어 있었다. 얼마나 오래된건지 책에선 말린 햇볕 냄새가 났다. 책 제목은 'Romance The Ordinary', 그러니까 “일상의 마법을 찾아서”였다.
웬 책일까. 무심코 첫 장을 열었고, 그 순간 가벼운 바람이 불며 머리카락이 살짝 나부낀 것도 같다.
첫 페이지에 적혀있는 건 단 한 문장이었다.
“당신은 오늘이 아름다워지는 마법에 걸렸다. 이 순간 이후로 마주치는 모든 것이 경이일 것이다”
무슨 소리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며 출근길에 나섰다.
하지만 평소 같으면 아무 생각 없이 지나쳤을 평범한 아침 출근길이 달라보이기 시작했다.
희한한 책 때문이었을까?
마치 숨 쉬는 것을 자각하면 숨쉬는 것을 집중해서 인지하게 되는 것처럼, 오늘은 어딘가 살짝 달랐다.
유난히 봄 냄새가 났고, 날씨가 따뜻한 것도 같았다. ⠀
만원 지하철, 우연히 내 앞에 앉아있던 사람이 빠르게 일어나 앉아서 출근할 수 있었고, 회사 앞 커피 가게의 스탬프를 다 모아 기분 좋게 커피 한 잔을 받아들 수 있었다. 점심에 새로 가본 식당이 꽤 맛있었고, 회사 친구의 시덥잖은 농담이 재밌었다. 어제보다 재밌는 하루가 흘러갔다. ⠀
또 다른 어느날, 길을 걷다가 작은 꽃집을 발견했다. 평소라면 사지 않았을 꽃다발을 한 아름 사들고 집으로 돌아와 창가에 놓았다. 문득 꽃으로 예뻐진 집안 풍경을 보면서 이미 내 하루가 달라지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
반복되는 일상 속 기쁨은 내 스스로가 발견해야하는 구나. 내 기쁨은 내 스스로가 정의내리는 거구나. 문득 그 사실을 떠올리고는 잊고 지냈던 책을 꺼냈다. ⠀
중간은 전부 빈 페이지였다. 그리고 책의 마지막 장에는 이렇게 쓰여있었다. ⠀
“마법은 끝나지 않는다. 매일, 조금씩 더 마법이 되어간다.” ⠀
이제 그 말을 이해한 나는 조금은 더 가벼워진 발걸음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