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국가책임제 촉구를 위한 삭발식을 앞두고...
2009년 5월,
가족과 함께 장터목의 허름한 민박집에서
잠시 눈을 붙이고 이른 새벽에 출발해
장터목, 천왕봉, 세석평전을 거쳐
한신계곡으로의 산행을 했었다.
아들의 장애를 계기로 세상구경과
다양한 경험을 위해 시작한 산행.
동네의 작은산으로부터 시작해
조금씩 높이를 더해 나가다보니
남한에서 제일 높은 산이 목표가 되었고
뭍에서 가장 높은 지리산 천왕봉에 이르렀었다.
물론 남한에서 제일 높은 산을 오르고 싶어
우린 그렇게 배를 타고 제주도에 가서
한라산 백록담을 만났었다.
장애가 있는 아들은 내 인생의 큰스승이다.
아들의 장애가 아니었다면
전국을 발품 팔며 다니는 일은
꿈도 꾸지 못했으리라.
먹기 살기 급급해 여행은 우선 순위에서
자연스레 배제되었을테니까...
아들의 장애때문에 시작한 산행이
덕분에 가족의 단결과 건강으로 돌아왔다.
그 산행과 여행은 우리에게도
커다란 삶의 경험이 되었음은 언급을 회피한다.
내일 나는 '발달장애국가책임제' 촉구를 위한
삭발을 한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209명 부모님들의
절박한 마음을 담은 삭발식에 동참을 한다.
2010년, 2014년 그리고 2018년..
이번이 세번째다..
처음 삭발의 두려움이 사라진 대신 분노가 치민다.
열심히 자녀와 살아온 것도 부족해
이런 상황에 이르게 한 국가의 방임에 분노가 인다.
'더 이상 죽을 수 없다'는 절박함이 들리지 않는가.
착잡한 마음을 다잡을 겸 남편의 제안으로
천왕봉행을 결심했다.
십년만에 처음으로 장터목대피소 예약성공...
연대 일을 하면서 십년이 넘도록 했던 등산이
차선으로 밀려 산행을 게을리했는데...
삭발을 앞둔 시점이라 그런지 감행하고팠다.
다행히 날씨가 좋았고 장터목 숙소에서
휘훵하고도 교교한 달님을 만날 수 있었다.
초저녁 소등으로 뒤척이기를 반복하다
5시에 달빛을 불빛 삼아 천왕봉행 시작...
6시20분에 일출을 예견했지만
구름에 가린 해는 달빛보다 못한 만남이 되었다.
1박2일간의 15km의 산행은 무사히 끝났다.
장애가 있는 아들은 의젓하게 그 모든 과정을
잘 해냈고 자신의 성공을 확인까지 했다.
대피소의 복잡함과 어둠도 잘 견뎌냈고
잔설로 미끄러운 길도 잘 헤쳐나갔다.
내일은 나와 함께 결의대회에 간다.
수년전 삭발한 엄마 머리를 보고
"엄마 머리가 없어졌어요."
하고 대성통곡하던 아들...
내일과 모레는 '결의대회 참석'으로 체험학습을
낸 만큼 충분히 자신들의 미래를 만들기 위한
부모들의 피눈물 나는 현장을 보게 되리라.
지리산 천왕봉의 정기를 안고 나는 간다.
아자아자~~~!!!
#발달장애국가책임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