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열치열(以熱治熱)로 건진 사랑스러운 풍경들

부여 무량사, 궁남지, 강경 옥녀봉과 용암사

by 최명진

덥다, 더워~~

뭐라도 하지 않으면 더위에 지워져 내가 없어질 것 같다.

움직여야 한다.

에어컨을 빵빵하게 틀지 않는 한,

집은 절대 안전지역이 아니다.

아들과 궁리를 하다가 영화를 보고,

조금 기온이 떨어지면 절에 가자 했다.

우리의 선택은 [한산]~!!!

과하지 않아서 좋았다.

시원함을 이어가고자 검색을 통해 우리가

선택한 곳은 부여 외산의 만수산 무량사였다.


만수산 무량사~~!!!

이렇게 정갈하고 고즈넉한 절을 이제야 처음 오다니..

20여 년을 이곳저곳 찾아다녔는데...

등잔 밑이 어두울 수 있구나.

입구에 들어서면서부터 감탄이 흘러나왔다.

우와~~~!!!

진득하게 흐른 땀 덕분인지 모기와 하루살이가

눈을 뜰 수 없을 정도로 환대를 했다.

그래도 이미 정갈하고 고풍스러운 풍경에 매료된 나를

멈추게 하지는 못했다.

육수가 풍년이니 내친김에 216배를 했다.

눈을 뜰 수가 없다...

그럼에도 이 개운함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희열을

주니 어찌 아니 하리오.



매월당 김시습

천년고찰의 위용과 정갈함이 좋았다.

고찰의 굵직한 나무와 잘 어우러지는 배롱나무꽃은

어디를 가도 화룡점정(畵龍點睛)이다.

이토록 아름다운 한 폭의 그림을 선물하다니...

나의 감동과는 별개로 어둠은 내리고, 법당의 문도

닫을 시간이 지났나 보다.

우리의 출발을 기다려주신 분께 감사의 인사를 하고 돌아 나왔다. 다음에는 등산 시간까지 고려해서 와야겠다는 다짐을 하고 왔다.




시골의 밤은 더욱 빨리 어두워진다.

저녁밥을 먹을 시간을 놓쳤다.

먹을 곳을 찾을 수 없었다.

배가 고픈 와중에도 궁남지의 야경을 보고파 내친김에

궁남지까지 가보자 했다.

아~~ 역시 식당은 폐점시간.

이때 유용한 곳이 바로 24시 편의점~~!!!

궁남지에 손님이 많이 다녀갔나 보다.

삼각김밥도 딸랑 하나 남아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컵라면과 세트로 시장기 달래기...ㅠ


궁남지의 밤은 여전히 육수를 짜내는 날씨였다.

낮에 왔더라면 아마 더위를 제대로 먹었을 것이다.

그래도 남아 있는 연꽃을 담으려 종종걸음 치는 나.

아들은 남편과 함께하니 내게는 자유시간.

낮과는 다른 야경이 눈부시다.

해마다 이렇게 볼거리를 제공해주니 이 축제를 위해

애써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

한여름을 당당히 맞는 꽃 하면 떠오르는 배롱나무꽃과

연꽃~~!!!

그들을 애정하고 존경한다.

더위를 너무 힘겨워하고 무서워하는 내게 그들은

늘 의연하고 당당해 보인다. 주돈이의 애련설(愛蓮說)을

사모하며 해마다 되새기는 이유~~♡♡♡

그런 연유로 고백컨데 난 그들 바라기가 되어버렸다.



촉촉이 비가 내리는 휴일 아침~~~!!

누구보다 일기와 풍경에 민감한 아드님이 일기예보를 했다.

"비가 내리고 있어요."

첫 피서지는 역시 영화관,

이번 선택은 영화 [탑건ㅡ매버릭]~~!!!

아들이 잠들지 않고 온전히 관람한 것을 보니 나름 성공이다. 과연 탐 크루즈다. 단순명쾌에 시원함까지..

다음 행선지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 덕분에

더욱 만나고 싶었던 강경의 옥녀봉 나무와 인근의 절,

용암사. 출발이다~~!!!


용암사는 참으로 아담한 절이었다.

야트막한 야산에 위치해 아기자기 정갈한 곳이었다.

게다가 차분히 내리는 비 덕분에 더욱 운치 있었다.

어제에 이은 풍경의 화룡점정은 역시 배롱나무꽃~~!!

기와에 기댄 꽃도, 이미 바닥으로 떨어진 꽃도

순간포착을 부르며 그 존재감을 드러냈다.

내친김에 산보를 하게 된 채산근린공원은 또 다른

감동을 안겨준 곳이었다.

정갈함과 더불어 구비된 최신형 흙먼지 털이기는

에어컨과 같은 시원함과 털이 기능이 감동이었다.

이곳을 방문하는 분들에게 아주 유용한 기기라는 생각.


채산근린공원 맞은편으로 보이는 옥녀봉으로 이동.

드디어 옥녀봉을 만났다.

우영우의 팽나무를 보며 제일 먼저 떠올랐던 곳이

바로 옥녀봉이었고, 그 나무였다.

비가 오면 어떠리.

이렇게 찾아오면 되는 것을.

옥녀봉에 올라 바라보는 강줄기와 풍경은 단연 최고다.

비가 오든, 날이 맑든 언제든 최고의 풍경을 선물한다.

막상 와서 보니 팽나무보다는 작았구나...

그런데 왜 내겐 그렇게 거대하게 저장되었을까?

내 기대치가 그만큼이었나 보다.

그래도 좋았다.

옥녀봉은 나름 깊은 정이 스미는 곳이다.

함께 활동하다가 수년 전 고인이 된 분의 고향이기도 하고,

박범신 소설 [소금]의 배경이 된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 오면 난 습관처럼 그분과 소설 소금을 떠올린다.

소설의 배경이 된 집이 세워졌고 문장도 새겨져 있다.

비가 오니 더욱더 깊이가 느껴지지도 했다.

침례교 최초 예배지가 복원이 되어 있는데 그 풍경도

또한 의미롭다.

옥녀봉은 화려하지 않지만 사람을 당기는 힘이 있다.

나는 수년째 자석에 이끌리듯 옥녀봉 앓이를 하다가

비로소 이 풍경을 담고 나서 위안을 얻기를 반복하고 있다.

아마도 이 만남은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이다.

흐르는 강물처럼, 고고히 자리를 지키는 나무처럼,

내 발걸음이 새긴 추억처럼 그렇게 찾아올 것이다.


7월 30일~31일에 나에게 행복을 선물해줬던 풍경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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