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안고원길을 걷다

ㅡ진안 용담댐을 만났다.

by 최명진

날씨가 좋았다.

어디라도 떠나고픈 마음.

마이산쪽은 어떨까?

문득 마이산 탑사가 생각나 방향 설정하고 출발.

용담댐을 지나면서 용담댐의 풍경에 빠졌다.

안천면에 이르러 눈에 들어온 정자 때문에 멈춤.

눈에 보이는 정자에 오르면 용담댐이 눈으로 들어올까?

조금은 뿌연 날씨에 주변풍경의 농담은 매력적이었다.

재정비를 마친 지 얼마 되지 않은 듯한 정자길.

우뚝 선 소나무 아래로 망향비가 서있었다.

수몰민을 위한 비석....

'진안고원길'이라는 작은 이정표를 따라 이미

발길이 끊긴 길을 도장 찍으며 따라갔다.

눈 아래로 보이는 용담댐에 가까이 가고 싶었지...

제법 가문 날씨인가?

쩍쩍 갈라진 땅, 물고랑 따라 졸졸 흐르는 물.

누군가의 생활 터전이었음을 알려주는 흔적들.

대청댐에도 보령댐에도 댐건설로 인해 고향을

지척에 두고 바라볼 수밖에 없는 수몰민들이 있다.

가문날에 드러난 바닥으로 그 흔적들을 마주하면

쩍쩍 갈라진 바닥 위로 보이는 삶의 흔적들이

가슴 한켠에 찌릿한 통증을 선사한다.

뉘엿뉘엿 지는 석양에 더욱 물길의 골은 선명해지고

우연히 찾은 방문객은 아련한 추억 소묘에 애잔하다.

물길이 휘감아 도는 길을 담는다.

새로 만들어져 길들여진 바르고 큰길 옆으로

발길이 끊긴 가리워진 길을 걸어보았다.

우리의 삶도 이와 같으리니....

기억 저편의 가리워진 길 위로 마치 늘 다녔던 것처럼

익숙해진 새길을 걸어가는 우리들.

요즘 "족적"에 꽂힌 나는 발길 닿는 모든 곳이

귀하고 소중하다.

내 삶의 한날에 진안고원길을 걷고 새긴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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