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NTIEGG 안티에그 Mar 19. 2024

검게 변한
하얀 방

블랙박스에서 심화하는
화이트큐브의 문제

#그레이

문화예술을 둘러싼 다양한 질문을 던지고 탐구합니다.



Edited by 유진


요즘 미술관은 자기 몸을 재단장하기에 여념이 없다. 그 재단장의 과정에서 가장 눈에 띠는 것은 미술관이 자신의 색을 바꾸고 있는 모습이다. 새하얗기 그지없었던 벽을 모조리 검게 칠하고, 빛으로 가득 찼던 공간을 빛을 차단하는 공간으로 바꾸어 나간다. 미술관은 창을 굳게 닫고, 블라인드를 내린다. 더 이상 개방된 구조를 부르짖지 않는다. 이제 미술관이 확장하고자 공간, 더 멀리 나아가고자 하는 공간은 실제의 공간이 아니다. 꽉 닫힌 박스 안에 투사되는 빛줄기 안에서 확장되는 공간, 과거의 환영주의가 다른 옷을 입고 나타나는 평면 너머의 공간이다. 우리는 그 가상성의 세계 안에서 미술을 경험한다. 마치 우리의 삶이 변해버린 것처럼.


이미지 출처: Unsplash


우리의 마음에 흰색의 이상적인 공간이 하나의 이미지로 떠오른다. 그것은 어떤 그림 한 점보다도 20세기 미술 이미지의 원형일 것이다.

_브라이언 오도허티(Brian O’Doherty),『화이트 큐브 안에서: 전시장 공간에 대한 언급들』.


브라이언 오도허티(Brian O’Doherty)는 1976년에 봄에 20세기 미술의 가장 전형적인 이미지가 바로 어떤 작품도 아닌 화이트큐브 자체라는 예리한 분석을 해냈으나, 안타깝게도 그 이미지는 채 반세기도 지나지 못하고 다른 이미지로 대체되어 버렸다. 21세기 미술의 가장 전형적인 이미지는 더 이상 화이트큐브가 아니다. 21세기 미술의 가장 전형적인 모습, 우리가 눈을 감고 우리 세기의 미술을 떠올렸을 때 나타나는 이미지는 이미 미술관을 벗어나 버렸거나, 아니면 눈을 감고 있는 그 자체, 바로 어둠이다.



이 아티클의 본문 내용이 궁금하신가요?

링크를 클릭하면 바로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이런 아티클은 어때요?

더 많은 아티클은 ANTIEGG 사이트에서 확인하세요.



하루에 한 번 신선한 영감을 얻을 수 있는 곳

문화예술 커뮤니티 플랫폼 ANTIEGG가 궁금하다면?


작가의 이전글 장롱 속 필름카메라를 깨울 인스타그램 계정 5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