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종적 연속 간행물로써의 콜라주

'백인들이 우리를 모두 죽이기 위해 만들어 낸 신과 괴물들' 연작

by ANTIEGG 안티에그

#그레이

문화예술을 둘러싼 다양한 질문을 던지고 탐구합니다.



Edited by 유진


제15회 광주비엔날레 본전시 《판소리: 모두의 울림 PANSORI: A Soundscape of the 21st Century》의 첫 번째 섹션 ‘부딪침 소리 Feedback Effect’는 관람자를 으스스한 경계공간, ‘리미널 스페이스(liminal space)’로 초대한다. 리미널 스페이스는 201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사용된 인터넷 용어로, 분명 친숙하게 느껴져야 하는 공간이 묘하게 이질적이거나 공포스럽게 느껴지는 현상 혹은 그런 현상이 일어나는 장소를 의미한다. 일상 공간의 익숙함과 이를 이탈하는 느낌을 동시에 자아내는 리미널 스페이스에서 우리는 대개 현실로부터 서서히 유리되는 듯한 감각을 느낀다.


본전시 제1전시장 초입은 어두컴컴하고 좁은 복도에서 자동차 경적, 배기음 등 도시 소리가 들려오는 에메카 오그보의 사운드 스케이프〈Oju 2.0〉(2022)와 낮은 천장의 버려진 사무실을 연상시키는 신시아 마르셀의 설치작업〈여기에는 더 이상 자리가 없어요〉(2019-2024)가 연달아 등장하며 관람자에게 폐소공포를 불러일으킨다. 관람자는 이들의 작업을 걸어서 통과하며 이곳이 익숙하면서도 동시에 이질적인 리미널 스페이스임을 느끼고, 현실을 넘어 어딘가 초현실적인 차원으로 이동하는 경험을 한다. 그리고 리미널 스페이스를 지나쳐 나온 순간 관람자는 미국 볼티모어에서 출생해 현재 LA와 베를린을 오가며 활동 중인 캔디스 윌리엄스(Kandis Williams, 1985-)의〈백인들이 우리를 모두 죽이기 위해 만들어 낸 신과 괴물들 Gods and Monsters that White People Make up to Kill Us All〉(2024) 연작을 마주하며, 이 부딛침 소리 섹션이라는 반향실(ecochamber) 내부가 허구와 실재의 웅웅거림이 뒤섞이는 혼종 공간임을 직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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