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달러를 쫓는 자들
나는 처음 그 녀석을 본 날을 아직도 기억한다.
비트파이넥스 계좌창을 덮고, 트레이딩룸 천장 불빛을 바라보며, 나는 말했다.
“이건… 진짜 달러가 아닌데 달러처럼 움직여.”
내 옆자리의 앤디가 웃었다.
“그러니까 스테이블코인이란 거야. 똑똑한 놈들이 만든 페이크 머니. 근데 그놈이 진짜보다 더 진짜처럼 굴지.”
앤디는 전직 상품선물 딜러였다. NYMEX에서 원유를 만졌고, 은퇴한 뒤 암호화폐 시장에 들어왔다. 우리 둘 다 이 시장의 출신은 아니었다. 우리는 원래 현실의 숫자를 다루던 놈들이었다. 오일 배럴, 금 온스, 달러 기준금리.
그러나 스테이블코인은… 그 무엇보다 이상한 실재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 녀석은 이름도 이상했다.
Tether. 줄에 묶인 코인.
“USDT”라는 약칭으로 시장에 떠 있었고, 언제나 1달러를 고집했다. 아니, 고집하려 했다.
하지만 시장은 그 고집을 믿지 않았다.
0.99달러가 되기도 하고, 1.01달러가 되기도 했다.
사람들은 외쳤다.
“얘는 달러야!”
하지만 나는 생각했다.
“진짜 달러라면 왜 가격이 움직여?”
앤디가 말했다.
“이 녀석들은 담보로 진짜 달러를 쌓아놨다고 주장하지. 하지만 누가 봤겠어? 은행도 아니고, 회계감사도 없고, 그냥 ‘믿어 달라’는 거지.”
나는 코웃음을 쳤다.
신용 없는 시장에서 믿음을 팔고 있는 녀석들.
그리고 그런 믿음을 살 준비가 된 바보들.
그날 밤, 나는 비트코인 대신 처음으로 스테이블코인에 ‘올인’했다.
단순한 투자가 아니었다.
그건 마치 자산이 아니라 언어를 사고파는 느낌이었다.
“이건 통화야. 신용의 은어지.”
나는 모니터를 보며 중얼거렸다.
“우리는… 달러를 쫓고 있는 거야. 가짜 달러를.”
앤디가 내 등을 툭 쳤다.
“그러니까 말했잖아. 이건 그냥 흉내 낸 거라고. 하지만—”
그는 잠시 침묵하더니 말했다.
“진짜보다 더 유용한 날이 올지도 모르지.”
거기서부터였다.
내 스크린 위에 ‘1.0000’으로 떠 있는 그 숫자를 믿게 된 건.
시장도 믿고 있었다.
어떤 날은 코인보다 스테이블코인이 더 많이 움직였다.
사람들은 말하기 시작했다.
“이건 비트코인의 안정장치야.”
“아니야, 새로운 금융의 시작이지.”
“아니, 그저… 환각이지.”
그리고 나는 문득 생각했다.
‘혹시 이게… 진짜 달러의 죽음을 예고하는 첫 증거일지도?’
다음 화 예고 – 2화. “부(富)는 고정되어야 한다”
변동성 없는 자산을 쫓는 인간의 본능.
1달러를 지키려는 설계자들, 그리고 1달러에 집착하는 시장.
작가의 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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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투자 권유가 아닌 창작물입니다. 암호화폐 투자는 반드시 스스로의 판단과 책임하에 진행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