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화. 세금의 미학

부자들의 시스템

by LUY 루이

그날 모임은 시작부터 달랐다.
방 안 공기가 더 무거웠다. 위스키 대신 블랙커피가 놓여 있었고, 테이블 위엔 신문 뭉치와 회람 문서가 쌓여 있었다.
노인은 신문을 탁 펼쳐보이며 말했다.
“오늘은 세금 뒤의 진짜 룰을 보여주지. 세금을 아는 건 전술이고, 판을 짜는 건 전략이야.”


그는 정치면을 가리켰다.
“내일 아침에 국회 상임위에서 세법 개정안이 논의된다. 대부분은 뉴스로 내일 저녁에 알겠지. 하지만 우린 이미 알고 있어.”


나는 무심결에 물었다.
“…어떻게요?”
옆자리 중년 남자가 짧게 대답했다.
“사람을 쓰면 된다.”


잠시 정적이 흘렀다.
노인은 신문을 접으며 말을 이었다.
“부자는 정보를 사는 데 돈을 아끼지 않는다. 돈은 쓰면 다시 흘러오지만, 정보는 타이밍을 만든다. 그리고 타이밍은 곧 돈이다.”


세무사 여인이 종이를 내밀었다.
거기엔 ‘세법 개정 요약안’이라는 제목이 붙어 있었다.
나는 눈을 크게 떴다. 오늘 날짜가 아니라, 내일 날짜가 적혀 있었다.
“이건… 아직 발표도 안 난 건데요?”
그녀는 태연하게 말했다.
“공식 발표 전에 이미 돌아다니는 게 세상이에요. 발표는 서류의 마지막 절차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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