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모임의 밤은 이상하게도 고요했다.
항상 장작 타는 소리가 방 안을 메웠는데, 그날은 불도 꺼져 있었다. 잔은 비어 있었고, 대신 테이블 위엔 서류와 펜만 놓여 있었다.
노인이 내 앞에 앉아 담담하게 말했다.
“이제 자네가 결정을 내려야 할 때다.”
순간, 방 안의 모든 시선이 내게 쏠렸다.
부장, 세무사, 50대 여인… 모두가 말없이 기다렸다.
나는 숨을 고르며 물었다.
“…무슨 결정을 말하는 겁니까?”
노인은 잔잔히 웃었다.
“판에 남을지, 아니면 떠날지.”
그는 손가락으로 서류를 가리켰다.
표지엔 굵은 글씨가 박혀 있었다.
‘법인 설립 계약서.’
그 옆에 작은 글씨로 또 하나.
‘비밀 유지 및 참여 각서.’
노인은 말했다.
“이 두 장의 서류에 사인하면, 자네는 더 이상 관객이 아니다. 진짜 배우가 되는 거지. 세금, 법, 언론—모두 자네 편으로 돌아올 거야. 하지만 그만큼, 이제 발을 뺄 수는 없어.”
방 안의 공기가 무겁게 내려앉았다.
나는 손끝으로 종이를 만져봤다. 종이는 얇았지만, 그 무게는 내 인생 전체보다 더 크게 느껴졌다.
부장이 말을 보탰다.
“자네, 처음 5천만 원을 걸 때도 떨었지? 하지만 지금은 어때? 이미 돈은 불어나고 있어. 법인을 세우면 흐름은 더 커진다. 자네도 판을 짤 수 있어.”
세무사 여인이 덧붙였다.
“법인을 만들면 자산은 보호되고, 세금은 절반 이하로 줄어듭니다. 비용 처리가 가능해지고, 배당은 설계할 수 있죠. 결국 세상은 같은 돈을 벌어도, 누구의 주머니로 들어가느냐에 따라 갈라집니다.”
50대 여인은 잔을 내려놓으며 낮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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