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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어 시작 후 2개월, 얼마나 달라졌을까?

by 앙투안

스페인어는 어려울까 쉬울까?


프랑스어 구사자가 스페인어를 2개월 공부해보고 느낀 점을 공유해보려고 한다.


나는 현재 프랑스어를 가르치는 프랑스어 강사다. 다양한 곳에서 인강 촬영도 진행하고 계속해서 프랑스어를 가르치고 있다. 지금은 현재 프랑스어와 관련하여 누군가가 질문을 한다면 초등학생도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할 자신이 있다. 내가 지금 이렇게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이유는 지금까지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다양한 질문을 받고 고민하고 대답해왔기 때문이다.


이런 내가 과연 스페인어를 배운다면 어떻게 될까? 얼마나 빨리 습득할 수 있을까? 나는 궁금했다.


오래전부터 프랑스어를 공부한 후, 그다음 타깃 언어로 생각했던 언어가 바로 스페인어다. 프랑스에서 생활할 당시에도 프랑스 친구가 프랑스어를 할 수 있으면 스페인어도 금방 배울 수 있을 거라고 얘기하곤 했다. 외국어 습득에 항상 관심을 갖고 있던 나는 솔깃했다.


그로부터 꽤 오랜 시간이 흘렀다. 배워야지라는 생각은 했지만 시작하는 것은 여러 가지 조건이 따라줘야 했다. 급하지 않아서 계속해서 미뤘던 것도 사실이다.


올해 중순쯤 시작하려 했으나, 마땅한 수업을 찾지 못해서 또 미루게 되었고, 9월 초 드디어 처음 스페인어를 접하게 되었다.


아주 오래전 은지원 노래 중에 제목은 생각나지 않지만, 스페인어로 '우노, 도스, 트레스, 꽈트로'라고 하며 시작하는 노래가 있다. 그 당시 한국 노래를 꽤 좋아했기 때문에 가사를 외우고, 노래를 따라 부르는 것을 즐겨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스페인어의 '하나, 둘, 셋, 넷'을 알게 되었고 지금까지 기억에 남는다.


아! 그리고 'Soy coreano' [나는 한국인입니다.]라는 문장까지도 알고 있었다. 그리고 외국 노래에서 '세뇨리따'라는 단어를 많이 들어서 그런지 이 단어 또한 알고 있었다. 이게 내가 알고 있는 전부였다.



스페인어 수업을 듣게되다.


시간이 흘러 첫 수업을 듣게 되었고, 지금 현재 2개월이 흘러 수업 막바지를 향해가고 있다. 지금 내가 배운 문법의 양은 생각보다 많다. 각각의 문법마다 자세하고, 응용하고, 실제 사용하는 시간은 부족했던 건 사실이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스페인어를 어떻게 공부하면 되겠다.'라는 감이 생겼다. 방향이 잡혔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왠지 모르게 또 스페인어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이 생긴다. 그리고 스페인에 가서 스페인 사람들과 대화하는 나 자신을 꿈꿀 수 있게 되었다.


그 이유는 짐작할 수 있듯이, 프랑스어와 많은 면에서 닮은 언어다. 누군가 나에게 스페인어는 프랑스어와 몇 퍼센트가 닮았냐고 묻는다면 70~80%라고 말할 것이다.


이렇게 빠르게 문법을 배우고 진도를 나갈 수 있던 이유는 한 가지다. 바로 발음이 한국인들에게 쉬운 편이라는 것이다. '대충 이렇게 발음이 될 것이다.'라고 생각하고 발음하면 90% 이상은 맞다. 프랑스어와 다르게 발음 하는 알파벳들은 아직도 실수를 하곤 한다. ex) 알파벳 g, r


수업을 들으며 중간에 나는 넷플릭스에서 'La Casa de Papel' 종이의 집을 봤다. 발음이 쉽다고 생각했던 것은 착각이었다. 원어민들은 정말 혀를 어떻게 굴리는지 모를 정도로 말을 빨리 하고 있었고, 따라 할 수 없었다. 그냥 모든 배우들이 랩을 하는 것처럼 들렸다. 그러나 이 드라마는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를 정도로 나를 집중하게 만들었고, 스페인 사람들이 말하는 방식이나 말하는 태도 등을 배우기 좋았다. 그리고 스페인어에 대한 흥미는 더더욱 커지는 계기가 되었고 종이의 집에 나온 배우들을 인스타그램 페이지를 찾아보기에 이르렀다.


내 결론은 스페인어 발음이 쉽다는 것은 따라 읽는 것이 쉽다는 거지 실제 원어민들처럼 말하기 까지는 많은 연습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내 입의 구조가 아직 스페인어화 되지 않았기 때문에 절대적으로 적응하고 연습하는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혼자서도 연습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일단 보고 발음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발음이 비교적 쉽기에 문법과 시제를 빨리 배우게 되었고, 이제 개인적으로 시간을 내어 연습하고 공부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와 반대로 프랑스어는 이렇게 진도를 빨리 뺄 수가 없다. 그 이유는 프랑스어 발음은 한국인들이 처음 다가가기에 쉽지 않기 때문이다. 보고 읽을 줄 모르는데 그냥 새로운 문장을 제시한다고 해도 흥미도 떨어질 거라고 생각한다.


스페인어 수업이 이제 2번 남았다. 2번 수업을 듣고 난 후에는 온전히 내가 시간을 내어 동사변형을 외우고, 여러 자료들을 보며 공부해야 한다. 무엇보다 스페인어를 같이 사용할 수 있는 외국인인이 필요하다. 프랑스에서도 처음에 나는 프랑스어를 배우는 외국인들과 간단하게 프랑스어로 의사소통하며 배웠고, 호주에서 영어를 공부할 때도 같은 방식으로 처음 공부했다.


앞으로 스페인어를 공부하며 계속해서 프랑스어와 비교하며 글을 써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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