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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앙투안 Dec 27. 2023

파리에서 러닝으로 하루 시작하기( day_02 파리)

파리 여행_2일 차 (러닝, 마레지구, 박물관, 미술관)


VOYAGE À PARIS_JOUR02



파리에서의 첫 번째 날 아침을 맞이하는 날이다. 하늘을 바라보니 비가 내리지는 않는데 왠지 비가 내릴 것만 같은 조짐이다.


파리에 오기 전, 나 자신과 약속한 것이 있다. 바로 아침에 일어나 조깅을 하는 것이었다. 따라서 파리에서 조깅을 하기 적합한 장소 근처에 숙소를 잡는 것이 중요했다. 파리에서는 총 3개의 숙소를 예약했는데, 첫 번째는 센강과 가깝고 파리 중심가인 마레지구 쪽에 잡았다. 위치가 너무 좋았다.


파리에서 살았던 것까지 총 이번이 5번째 방문이지만, 센강에서 아침마다 러닝을 할 생각을 하니 떠나기 전 가장 설레는 마음을 느꼈다. 



파리에서 맞는 첫 아침을 느끼며 운동화 끈을 꽉 매고, 애플워치 러닝앱을 켜고 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예상했던 대로 달리기 시작한 지 채 5분도 지나지 않아 비가 부슬부슬 내리기 시작했다. 우중러닝이다. 


한국에 있을 때는 사실 달리기를 날씨에 따라 가끔 하기는 하지만 자주 하는 편은 아니다. 그러나 워낙 신체로 움직이며 활동하는 것은 좋아하기 때문에 달리기를 하는 것에 거부감은 없다. 또한 파리로 떠나기 전 읽었던 무라카미 하루키의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의 책도 내가 파리에서 달리기를 하기로 마음먹은 것에 일부분은 영향을 줬다고 말할 수 있다. 


비를 맞으며 달리는 센강, 1키로가 2키로가 되고, 어느새 루브르 박물관이 보이기 시작하더니 튈르리 정원에 도착했다. 비가 오는 중에 달리다 보니 방수가 잘 되지 않는 러닝화는 젖기 시작했고 양말까지 젖은 채로 달리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조금은 찝찝한 기분으로 달려야 했다. 그래도 당장 어찌할 도리가 없으니 '괜찮아'라고 나 자신을 다독이며 끝까지 달렸다.


이미 달리기로 마음먹은 이상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나 자신이 설정한 목표지점까지 달려야만 하는 이 상황이 달리기가 주는 매력이라고 생각이 든다.



센강을 따라 튈르리 정원을 한 바퀴 돌고, 다시 마레지구로 돌아오니 7키로를 찍었다. 파리에서의 미션 중 하나를 완수한 기분이라 뿌듯한 마음이 샘솟았다. 나는 숙소에 들어가기 전 퐁피두 센터 근처에 있는 스타벅스로 향했다. 그리고는 따뜻한 아메리카노와 빵오쇼콜라를 시켰다. 비를 맞고 달려서 그런지 으슬으슬 몸에서 한기가 느껴져 따뜻한 아메리카노가 마시고 싶었다. 


프랑스 스타벅스에서는 주문할 때, 이름을 꼭 물어보는데 커피가 준비되었을 때 각 주문한 사람의 이름을 통해 준비가 완료되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다. 이럴 때 나의 프랑스어 이름인 Antoine [앙투안]은 꽤 쓸모가 있다. 앙투안이라는 이름은 비교적 쉽게 만날 수 있는 이름이라 상대방이 잘 이해하는 이름이다. 만약 한국어 이름을 사용했다면 몇 번이고 물어보거나, 잘 발음을 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기 십상일 것이다. 



숙소에 들어가서 다시 본격적으로 외출 준비를 하고, 숙소 근처의 마레지구를 한 바퀴 돌기로 결정했다. 나는 마레지구를 좋아한다. 어느 한 곳에 그냥 서서 지나다니는 사람들을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흥미롭고, 이러한 모습들을 사진으로 담기 좋아한다. 마레지구는 멋쟁이들의 천국이다. 



마레지구는 목적지 없이 그냥 산책하기 참 좋은 장소라, 걷는 중에 발견한 곳이다. 장소의 이름은 Jardin des Archives Nationales [프랑스 국립 고문서 박물관]이다. 파리를 그렇게 자주 찾고, 오랫동안 함께 했지만, 처음 방문해 보는 곳이다. 일단 들어가게 된 이유는 입구에서 바라보는데, 프랑스 정원의 가지런한 느낌이 주는 인상 때문이었다. 어느새 나는 분위기에 이끌려 입장했고, 정돈된 정원과 건물의 조화를 바라봤다. 날씨가 더 좋았다면 하는 아쉬운 마음도 들었지만, 생각은 짧게 하고 건물의 내부로 들어갔다. 



내부에는 사진과 같이 근엄하고, 마음이 숙연해지는 느낌의 인테리어가 눈에 들어왔고, 이곳에서는 나폴레옹이 조세핀에게 썼던 실제 편지부터 프랑스언어에 대한 자료등 다양하게 눈길을 끄는 것들이 많았다. 해당 장소는 무료 관람이라 부담 없이 마레지구를 걷다가 들어와 구경하기 좋은 장소로 느껴졌다.



그다음 찾아간 곳은 Chatelet Les Halles 샤틀레레알역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Bourse de Commerce [파리 증권거래소 미술관]이었다. 입장 마감 시간이 2시간 정도 남은 상황에 방문했고, 날씨가 그리 좋지 않았지만 입구에는 줄이 길게 늘어선 모습이었다. 


예전에 파리에 방문했을 때는 SNS가 활발하지 않았던 때라, 잘 몰랐던 곳이기도 했다. 그러나, 몇 년 전부터 SNS에 사진이 올라오며 이곳을 알게 되었고, 다음 방문 시 가볼 곳으로 저장해 두었던 곳이다. 이곳은 무엇보다 일본 건축가인 안도 타다오가 설계한 곳으로 소문이 나있는 곳이다. 보러 가는 사람들의 이유 중 50프로는 건축물, 나머지 50프로는 예술 전시라고 해도 될 정도로 건축이 유명하다. 



보통 SNS에 올라오는 사진들을 보면 하늘에서 해가 내리쬐는 돔 건축물 사진이 대다수인데, 조금은 아쉽게도 날씨가 좋지 않은 날이라 원하는 사진을 건지진 못했다. 그래도 저녁시간에 바라보는 느낌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며 관람에 열중했다.



전시를 보는 중에도 역시 옷을 잘 차려입은 사람들이 눈에 띄었고, 놓치지 않고 사진을 찍었다. 이곳에서 조금 유명한 벽을 뚫고 움직이는 생쥐도 발견하고는 영상과 사진으로 남겼다. 전시를 모두 둘러보고 나니 저녁을 챙겨 먹어야 하는 시간이 되었고, 운영종료시간에 맞춰 다시 시내로 나왔다.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해 찾아간 곳은 Flunch라는 곳이다. 참고로 첫 번째 사진은 길을 걷다 테라스 분위기를 찍은 사진으로 내가 찾아간 장소와는 상관은 없다. 


이곳은 합리적인 가격대로 현지인들도 많이 찾는 곳이다.


Fluch 레스토랑 분위기의 사진을 찍지는 못했지만, 파리 여행을 가는 사람들에게 한 번쯤 가도 좋을 장소로 추천한다. 특히 여행 중 배가 고플 때 찾아가면 정말 좋다. 그 이유는 바로 뷔페식 식당이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고기종류의 메인디쉬만 하나 선택하고 나면(약 10~13유로), 나머지 음식은 셀프로 마음껏 먹는 것이 허락된다. 이 날은 나도 오랜만에 찾아 뷔페식으로 먹을 수 있는 음식에는 무엇이 있었는지 생각이 나지 않아 샐러드를 따로 비용을 내고 시켰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뷔페식으로 나오는 음식이 정말 괜찮아서(라따뚜이, 프렌치프라이, 감자요리등) 조금은 후회했다. 


이렇게 파리에서 뷔페식 저녁식사를 하며, 온전히 이른 아침부터 저녁까지 파리에서 시간을 보낸 두 번째 날도 흘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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