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글이라는 것을 한번 써보고 싶은데, 뭘 써야 할지 몰라서 시작을 못하는 사람이 많다. 만약 평소에 일기조차 쓰지 않았거나, 현재 내 감정에 대한 생각 또는 현재 내 주위 환경에 대한 내 생각을 쓰는 게 어렵게 느껴진다면 막상 글을 쓰려고 한다면 뭘 써야 할지,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등등 고민을 하게 된다.
이는 글쓰기라는 주제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처음 시작하는 데에는 무엇보다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시작하기에 앞서서 이는 우리의 습관으로 자리 잡아있지 않기 때문에, 생각이 많아진다. 그리고 생각을 하면 할수록 부정적으로 흘러가기 마련이다. 그리고는 "내가 무슨 글을 써"라고 자신에게 말하며, 포기를 선택하고 만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가게 되고, 또 어느샌가 우리 자신 깊은 곳에서 이러한 목소리를 듣게 된다.
글 쓰고 싶다고 하지 않았어?
그 순간에는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고 다시 써봐야겠다고 생각은 하지만 아쉽게도 시작은 그렇게 만만치가 않다.
글을 쓴다는 것은 글을 써본 사람에게도 사실 쉽지 않은 과정이다. 생각보다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창조의 과정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아무것도 없는 백지에 글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자신만의 창작 활동을 해나가는 것이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보지 않는 글이라고 생각하며, 한 문장으로 간추려 하루를 돌아보며 글을 쓰는 것은 비교적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부담감이 덜하다. 단지, 글을 쓰는 시간과 공간을 확보하는 게 중요할 것이다.
또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글이라는 것을 나도 쓸 줄 안다"라는 경험을 먼저 하는 것이 중요하다. 경험이 먼저 자리 잡게 되면, 어떤 특정 주제를 가지고 글을 쓰는 것은 그다음 단계다. 글을 뛰어나게 잘 쓰는 작가, 또는 베스트셀러 작가들 또한 어느 날 처음으로 글을 썼더니 바로 그다음날 세상이 알아봐 주는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경우는 찾기가 어렵다. 누구나 작은 메모에서 시작해 글이라는 것을 쓰게 되었고, 그다음에 책을 냈을 것이다.
나도 사실 지금도 어떻게 보면 책을 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전공과는 무관하고, 그렇다고 글이라는 것을 잘 쓴다고 생각하며 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이어리에 생각정리 및 일기를 꾸준히 몇십 년간 써오고 있긴 하다. 따라서 글을 쓴다라는 것이 거부감이 없었다. 이 모든 경험으로 한 글자 한 글자 적어가며 책 한 권 분량을 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나에게도 아직도 어렵게 느껴지는 게 있다면, 글 쓰는 것을 시작하는 것과, 주제를 정하는 것이다. 머릿속에는 여러 가지 생각이 들지만, 빠르게 정해 글 쓰는 행위에 돌입하는 것은 쉽지 않다. 생각만 하다가 글을 쓰는 것은 미루기까지 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는 일을 시작하기 전에 앞서서, 시간을 정해두고 글을 쓰기 시작한다. 주제 선정은 고민을 오래 하지 않는 것이다. 예를 들어 현재 본인이 느끼는 감정, 취미, 습관, 사회적 이슈에 대한 나만의 생각 등을 한번 간략히 생각해 보는 것이다. 아니면, 다이어리나 일기를 한번 살펴보고 키워드를 뽑아내보는 것이다. 그러면, 최소한 1개 이상은 나오기 마련이다. 우리는 항상 생각을 하며 살기 때문에 생각해 보면 글의 주제를 선정하기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단지, 생각이 많은 것뿐이다.
주제를 선정한 후에, 글을 어떻게 풀어서 써 나갈까에 대한 고민도 깊이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닫고 있는데, 일단 해당 주제에 대한 내 생각을 한 문장으로 적고 나면, 그 후에 자연스럽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떠오른다는 것이다. 우리는 보통 글쓰기의 마지막 단계인 '글 완성'이라는 것을 생각하기에, 시작을 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는데, 1단계인 한 문장을 적으면, 그다음 문장이 떠오를 것이고, 쓰다 보면 어느새 꽤 적절한 분량의 글이 완성이 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좋은 글인지 아닌지는 그 후에 생각해 볼 문제라고 생각한다. 일단 직접 특정 분량의 글을 쓴다라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글을 쓰는데도 30분 걸렸다, 생각보다 많이 걸리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