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곡가 장국영을 아시나요?

가수 말고, 작곡가 장국영 말입니다.

by 안토





2003년 4월 1일... 꺼거(哥哥, 형 오빠를 뜻하는 명사지만 중화권에는 그냥 장국영을 지칭한다)가 세상을 떠났을 때가 향년 46세였다.

그리고 나는 2026년 새해가 되면서 정확히 꺼거의 마지막 나이를 넘어서게 되었다.


30년이 훌쩍 넘는 시간 동안.. 그의 작품을, 그의 언어를, 그의 전부를 뜨겁게 성실하게 사랑했다. 그리고 나의 인생도 완전히 뒤바뀌어 버렸다.

물론 지금은 예전만큼 열열하지는 않지만, 여전히 그의 노래가 들릴 때면 나는 가슴부터 아리고 목이 멘다. 머리가 떠올리기 전에 몸이 먼저 반응을 할 정도로 함께 해온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를 추억할 때, 영화나 노래 이야기를 한다. 매체나 공간에서 다루는 장국영도 대부분 배우나 가수의 삶 그리고 사생활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그런데 그가 가수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아도, 직접 작곡한 곡이 20여 작품이 될 정도로 실력있는 음악가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것도 그냥 곡이 아니라 너무나 '아름다운 곡'을 말이다.


그가 떠난지, 벌써 22여 년이라는 긴 시간이 지났다.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나 무슨 의미냐고 묻는다면 나는 머라고 대답해야할까.


나만 아는 <음악가 장국영>의 이야기를 글로 알리고픈 마음이 물론 제일 크지만,

'홍은철의 영화음악'에서 흐르던 영화 음악을 테이프에 녹음하고,

지하상가에 가서 외국 잡지를 어렵게 구하던.

시내에 나가면 리어카에서 최신곡들이 흘러나오고,

친구집에 용건을 남기려 극장 앞 공중전화에 줄을 서던.


이 팍팍한 삶에서 우리만 아는 그리운 그 시절을 같이 추억해보고픈 마음도,

또 어쩌면 나의 풋풋한 짝사랑 이야기를 자랑하고픈 마음도 조금은 있을 것이다.


나의 그 시절을, 우리의 그 시절을

머라고 불러도 좋다.

그저 그 시절을 아는 사람과 (혹은 알고 싶은 사람과) 이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앞으로 10부에 걸쳐 장국영이 작곡한 명곡들을 소개해보려고 하는데, 부족한 내가 잘 마무리할 수 있을까 걱정도 되지만 지금은 어딘가에 닿고 싶은 마음이 커서 일을 저지르고 있다.

아무쪼록 즐거운 글이 되기를 바라며.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