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what i am
며칠 전 만우절이 지났습니다. 장국영의 사망 23주년이자 또 그가 70세가 되는 해이기도 해, 중화권에서는 여러 많은 행사들이 열리며 꺼거를 추모했습니다.
세상이 참 많이도 변했습니다.
전화선으로 인터넷 통신을 하게 됐을 때만 해도 우와 했었는데, 이제는 ai다 로봇이다 하루 앞도 예측이 불가한 세상이 되었으니까 말이죠.
그러다 보니 중화권 인터넷상에서 ai로 만든 꺼거가 노인이 된 모습이 왕왕 눈에 띕니다.
생전의 그의 모습만 그리던 저로서는 처음에는 심한 거부감이 들었지만, 노인이 된 꺼거의 모습이 궁금한 팬의 마음이 이해되면서 조금은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꺼거의 사망 원인에 대한 수많은 추측들이 기사로 쏟아졌습니다. 저 역시 왜 그랬을까 생각해 본 적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머랄까, 그의 오랜 팬으로서 그저 묻지 않고 묵묵히 원래 내 자리에 있는 게 맞을 거 같았습니다. 이상하리만치 아무것도 모름에도 또 알 것 같았다고 할까요.
장국영이 작곡한 노래 중에 <我, 아>라는 곡이 있습니다. 수많은 히트곡들이 있지만 <我>만큼 꺼거를 대변하는 곡은 없을 정도로 매우 특별한 곡입니다.(가사 내용 때문인지 꺼거의 사망 이후 더 사랑받은 곡이기도 합니다)
꺼거가 작곡한 곡들의 특징인 한귀에 쏙 들어오는 감미로운 멜로디뿐만 아니라, 꺼거의 곡 대부분을 작업한 작사가 임석(林夕)의 가사 내용은 숨이 턱 막힐 정도로 아름답습니다. 그리고 꺼거의 하고 싶은 말이, 그의 마음이 바로 이 가사 내용과 같을 거라는 확신이 듭니다.
I am what I am
나는 바로 나야
我永遠都愛這樣的我
이런 나를 영원히 사랑해
快樂是 / 快樂的方式不只一種
행복이란
행복해지는 방식이 하나만 있는 게 아니야
最榮幸是 / 誰都是造物者的光榮
가장 큰 영광은
누구든 창조자의 영광이라는 것
不用閃躲 / 為我喜歡的生活而活
숨지 않아도 돼
내가 좋아하는 삶을 살기 위해
不用粉墨 / 就站在光明的角落
가식으로 꾸밀 필요 없어
그냥 밝은 곳에 서 있으면 돼
我就是我 / 是顏色不一樣的煙火
나는 곧 나야
그냥 다른 색깔의 불꽃같은 존재
天空海闊 / 要做最堅強的泡沫
하늘처럼 넓고 바다처럼 광활해
가장 강한 거품이 되겠어
이 노래가 꺼거의 사생활 관련 스캔들이 크게 일어난 뒤 발표한 곡이라, 여러 억측들이 이어졌지만 머랄까요. 저는 이 가사를 보는 순간 말하지 않아도, 묻지 않아도 그의 마음을 알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냥 그는 삶을 그리고 자신을 사랑하고 싶은 한 사람이었음을요. 그리고 나 역시 어쩌면 우리 모두가 그의 마음과 같지 않을까,라는 생각도요.
어느덧 이상하게 꺼거 노래 가사는 여전히 줄줄 따라 부르면서, 방금 들은 단어 하나도 기억 못 하는 나이가 되었습니다. 그래서인지 꺼거가 노인이 된 모습은 어떨까 생각을 하게 됩니다. 여전히 멋진 아티스트이자 좋은 사람이 되었겠지요.
I am what I am
이렇게 아름다운 곡을 만들어놓고 떠난지, 벌써 23년이나 되었는데…
여전히 그의 부재가 믿기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