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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앤트윤antyoon Jun 21. 2024

나의 첫 주식 거래(귀엽군!)

사고 싶은 주식이 생겼으니까요!

재테크에 굉장히 보수적인 사람입니다.

Words by Jeong-Yoon Lee


저는 제가 월천이상 벌 수 있는 사람은 아니라는 걸 일찍부터 알고 있었기에 다달이 들어오는 월급을 최대한 잘 지키자라는 전략으로 살고 있습니다. 고정 지출을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해 가장 큰 지출 비율을 차지했던 월세를 줄이기 위해 보증금을 힘들게 모아 반전세로 이사하고, 10대 때부터 나갔던 보험금도 만기가 되어 더 이상 나갈 필요가 없고, 모바일요금도 알뜰요금제로 변경하는 등 지출을 하나둘씩 줄여가기 시작했습니다.


딱히 재테크랄 것도 없는 월급의 60%는 저축하고, 생필품 위주로 쇼핑하고, 감정소비 안 하고, 외식이나 배달음식 안 먹고 직접 해 먹자 정도입니다. 물론 여행이나 선물할 때는 기분을 내는 편이지만 그런 돈이 나갈 때면 다른 카테고리에서 허리띠를 졸라매서 균형을 맞춥니다. 그러다 보니 내 거 손해 보기는 싫고, 월급으로 투자하는 건 전혀 저의 성향과는 거리가 먼 이야기일 뿐이었습니다.


그런 저에게 사고 싶은 주식이 생겼습니다. 직업이 디자이너다 보니 자료조사는 일상입니다. 시간이 날 때마다 카테고리별로 이미지를 모아놓고 아이디어 회의나 제안서를 만들 때 제일 먼저 찾게 되는 핀터레스트였습니다. 굳이 일 때문이 아니더라도 시간 나면 들어가 보게 되는 곳이기도 합니다. 어떤 경로를 통해 알게 되었는지 정확한 기억은 없지만 이런 좋은 자료들을 공짜로 얻어갈 수만은 없다! "나도 나의 자료를 풀겠다"는 심정으로 블로그용 사진을 공유하기 시작했습니다. 카테고리별로 보드를 만들고 핀을 추가하면서 이미지를 쌓아온지 어느덧 10년이 넘었습니다.


아침저녁으로 들락날락 거리는 앱 중 하나인 핀터레스트, 저처럼 매일 새로운 이미지 충전이 필요한 사람들에겐 필수앱이 된 거 같더라고요. 핀터레스트가 국내 일반 대중에게까지 널리 퍼져있구나를 느끼게 된 상황들이 있었어요. 구옥을 구매해 직접 인테리어를 진행하는 분들이 핀터레스트에서 레퍼런스를 찾아 시도해 보거나, 스타일리시한 데일리룩을 연출하고 싶을 때면(예전 셀럽들 파파라치컷을 찾아보듯) 핀터레스트에서 꼬리에 꼬리를 물어 비슷한 스타일링을 연속해서 나열해 주니 머릿속으로 옷장의 옷으로 시뮬레이션해 보면서 쉽게 따라 입기가 가능해졌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한국인의 빠른 속도와 습득력을 겸비한 센스가 더해지니 더 이상의 촌스러운 디자인은 찾아보기 힘들 정도더라고요. 오히려 전문 디자인분야가 아니더라도 안목이 넓고 깊어져서 다양한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는 기회들이 생겨 좋더라고요. 이미지를 봐야 머릿속으로 그림이 그려지고 이해가 가는 분들을 설득하기 위한 너무나도 좋은 레퍼런스가 널려있으니까요.


해외 브랜드 사이트를 참고하는 일이 많아 사이트 하단에 연결된 SNS를 보면 핀터레스트도 기본값인 경우가 많은데 아직 한국에서는 핀터레스트를 비즈니스용도로 사용하는 곳은 잘 안보이더라고요. 앞으로 많아지지 않을까라는 생각입니다.(저는 묵묵히 10년째 핀을 모으고 있긴 하지만요.) 브랜딩 과정 중 초반부터 맡아 일하게 되는 곳에서는 핀터레스트까지 추가해서 업무 일정에 넣지만 아직까지는 반응이 뜨뜻미지근하긴 하더라고요. 사용하기 나름이긴 하지만 내외부적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명확하고 일관성 있게 공유하기 좋은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매일같이 보다 보니 뭔가 달라지는걸 바로 캐치할 수 있었는데 광고가 보이기 시작한 거였습니다. 그래서 혹시? 하고 토스 주식에 핀터레스트를 검색해 보니 있더라고요! 아니 대체 핀터레스트는 어떻게 수익을 내는 거지? 궁금해서 찾아보고 블로그에 포스팅을 했는데 저처럼 "핀터레스트 수익"에 대해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럼 내가 직접 사봐야겠다! 하지만 저는 쫄보고 현재는 백수고 뭔가 내가 피땀눈물 흘려가며 번돈으로는 주식을 하기엔 침대에 누워 맘 편히 못 잘 거라는 걸 너무 잘 알고 있었습니다. 바로 그 타이밍에 저에게 "공돈"이 생겼습니다. 그래 이때다. 이 돈으로 시험 삼아 주식을 사보자! 그리고 앞으로 "공돈"이 생기면 그때마다 주식을 사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그럼 공돈은 어떻게 모으지?(월급이 아닌 돈을 공돈이라고 하기로 했습니다.)


저에겐 3가지 방법이 떠올랐습니다. 첫 번째는 네이버 블로그 애드포스트를 통해 돈을 버는 것입니다. 광고수익이 아주 미미하지만 꾸준하게 하니 귀여운 수입이 생기는 중이거든요. 두 번째는 토스 이자 모으기입니다. KB국민은행을 중2 때부터 사용했지만 시원한 이자 한번 받아본 적 없는데, 토스는 이자를 잘 주더라고요. 그래서 토스 이자 모으기를 통해 한 달에 한번 장 볼 돈만큼은 모이니 나름 쏠쏠하더라고요. 그리고 세 번째는 단기알바입니다. 설문 알바를 해본 적이 있는데 대략 1시간 정도 테스트하고 25,000원을 받았습니다.


어차피 저는 20만 원에서 40만 원 넘어가는 우량주를 구매할 배짱은 못되기 때문에 5만 원에서 10만 원 이내로 1주씩 모아볼 생각입니다. "공돈"만을 사용해서 주식 모으기를 하다 보면 몇 년 뒤엔 30주, 50주, 100주 되는 날이 오겠죠? "공돈"을 더 열심히 모으기 위해 또 어디서 어떤 방식으로 수익화를 만들지 고민하는 즐거움이 제 삶의 활력이 될 수도 있을 거 같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기업의 주식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사고 싶다는 생각은 전부터 해오고 있었습니다.(지금은 비싸서 못 사겠지만) 재테크나 주식공부도 중요하지만 기업을 이끄는 사람의 책, 인터뷰, 기업평전을 읽으면서 철학, 가치관, 비전, 기업문화, 어려운 상황을 이겨내는 방식 등을 통해 배우게 되는 인사이트로 위대한 기업으로 성장할 사람, 브랜드를 알아보는 안목을 키워가는 과정도 게을리하지 말아야겠습니다.



Credit

글. 이정윤

사진. 이정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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