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앤트윤antyoon May 03. 2024

제임스 다이슨 자서전

5,126번의 실패에서 배운 삶

2024년 6번째 읽기록

By Jeong-Yoon Lee


교보문고 장바구니에 작년부터 담겨있던 제임스 다이슨 자서전이었다. 쪽수를 보니 쉽사리 결제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 양재천 산책을 하다가 서초구립양재도서관에 방문하게 되었다. 제임스 다이슨 책의 위치도 몰랐는데 딱 내 눈에 들어온 것이다. 이건 이 책을 읽으라는 하늘의 뜻인가 보다 해서 바로 책을 빼들어 의자에 앉아 100페이지를 읽었다. 아무도 책대출을 안 해갈 거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들어 그대로 꽂아놓고 다음날 방문해 또 100페이지를 읽었다. 아 책대출해야겠다! 덕분에 정회원 등록을 마치고 바로 책을 빌려 도서관을 나왔다.


나의 상상 속에나 그려왔던 사람이 세상에 존재하는구나! 브랜드 다이슨의 창업자이자, 아직도 실무자의 위치에서 제품 디자인에 참여하시는 수석 엔지니어 제임스 다이슨의 이야기다. 다이슨의 탄생부터 코로나19 이후 현재까지의 솔직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다. 책의 두께감도 무색할 만큼 한 사람에 대한 경이로운 찬사를 아끼지 않을 수 없었다.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집에 있는 다이슨 진공청소기가 특별해 보이기 시작했다. 5,126번의 실패 속에 탄생한 진공청소기였다니!


아직 경험해 본 적 없는 헤어드라이어의 탄생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이렇게까지 해서 세상에 내놓으니 사람들이 열광할 수밖에 없지란 생각뿐이었다. 영상매체에서 다이슨 헤어드라이기가 보이기 시작하면서 나도 갖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비싼 가격으로 구매할 마음을 접었던 헤어드라이어인데 책을 읽다 보니 비쌀 수밖에 없는 비싼 가격의 이유를 알게 되니 비싸다는 생각보단 나도 이 놀라운 성능을 느껴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바뀌게 되었다.


제품을 개선하고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 발명가 엔지니어로써가 아닌 한 브랜드를 책임지고 운영하는 경영인으로서의 태도에서도 많은 부분을 생각하게 되었다. 나에게 주어진 작은 뭔가를 책임지고 성장시키는 과정 속에서도 우여곡절은 반드시 일어나고 해결해 나가면서 씁쓸하고 마음의 상처도 받게 된다. 허나 이토록 큰 브랜드를 운영을 하다 보면 대체 얼마나 크고 작은 사건사고의 연속일까? 감히 상상도 하기 힘든 버거운 일이다. 해결해야 할 사건사고가 있으면 정면에서 회피하지 않고 해결해 나가는 모습인 참으로 강인해 보였다.


브랜드 경영만 하기에도 벅찰 거 같은데 미래를 책임질 인재를 위해 교육에 힘쓰는 모습도 반할 수밖에 없는 포인트였다. 그냥 이분은 뇌구조 자체가 다르시구나!(어쩜 뇌가 이렇게 멋지지) 더할 나위 없는 즐거운 독서 시간이었다. 그 어떤 자기 계발서적보다 한 인간의 솔직하고 진실한 삶의 이야기에서 많은 사고를 해볼 수 있어서 좋았다. 주변에 독서를 강요하고 싶은 생각은 1도 없지만 적극 추천하고 싶었다. 하지만 누군가에겐 무거운 부담감이 될 수도 있으니 나만 뿌듯해하고 말아야겠다.


한 사람의 삶에서 수많은 실패를 각오하고 맞다이 할 정도로 시도하고 싶은 무언가가 있다는 것은 참으로 행복한 삶이라는 생각이 든다. 수많은 실패 속에서도 기꺼이 일어나 또 달릴 수 있는 용기가 나의 동료나 친구에게도 원동력이 될 테니 함부로 좌절하거나 시도를 포기하지 말아야겠다.



【문장 수집】

제러미 프라이로부터 직접적으로, 알렉 이시고니스로부터 간접적으로 배운 다음과 같은 아이디어를 실행으로 옮기고 있었다. “경쟁 상대를 모방하지 말 것", “시장 조사에 큰 의미를 두지 말 것.” 그리고 만을 제러미와 이시고니스가 있었다면 “네 마음 가는 대로 해라"라고 조언했을 것이다. 실제로 성공한 기업자들은 정말 그렇게 한다.


진공청소기가 흡입한 먼지들이 투명한 통 속에 쌓이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거라는 말도 들었다. 간단하게 시행한 시장 조사에서도 같은 결과를 보였다. 하지만 나와 피터, 시메온은 진공청소기가 흡입한 먼지들이 속속들이 쌓여 가는 모습을 보는 것이 너무 즐거웠기 때문에, 시장 조사 결과를 무시해 버렸다.


가격이 높은 이유는 모터 자체가 아니라 전적으로 전자 부품들 때문이었다. 새로운 기술이 처음 출시되기 전에는 이런 일이 종종 생긴다. 이전 기술에 조금이라도 근접한 가격으로 내려가기까지 수년이 걸리기도 하기 때문에, 애초에 새로운 기술을 세상에 내놓을 때는 신념이 확고해야 한다.


휴대용 진공청소기의 손잡이는 맨 끝에 달려 있고 제품의 모든 부분이 그 손잡이 앞쪽에 몰려 있어 청소기를 들고 사용할 때 너무 무겁다는 점을 발견했다. “휴대용" 청소기라는 말에 어울리지 않게 말이다. 무거운 것을 손에 들고 있으면 무게 중심이 손목에 있어야 훨씬 유리하다. 그래서 두 개의 무거운 부품을 손목 위와 아래에 배치했다. 즉, 모터를 위에, 배터리를 아래에 배치하고 그 사이에 위치하는 손잡이를 권총처럼 만들었다. 그 결과 손목 앞에는 가벼운 싸이클론과 먼지 통만 남았다. 앞쪽에 대부분의 무게가 실린 기존 휴대용 청소기의 형태를 피하기 위한 디자인이었다.


표절은 다른 제품이 다른 방식으로 작동하고 다른 목표를 달성하도록 촉진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축소시킨다. 표절은 새 기술을 개발하고 소개하는 비용을 회피하는 게으른 행위다. 특허는 특허 출원일로부터 20년간, 실제로 생산 기간으로는 10년에서 15년간, 타인이 자기 발명품을 누군가가 표절할 위험을 방지하면서 상업화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존재한다. 만일 발명가가 그의 노력을 보상받을 기회를 얻지 못한다면, 더 새롭고 더 좋게 만들려고 연구하는 일에 과연 누가 투자하겠는가?


이 제품은 종이타월보다 탄소 발자국을 여섯 배 적게 발생시킨다. 소리가 약간 걱정되었기 때문에, 그 후 지속적으로 그 소리를 줄이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다이슨 에어블레이드를 건물 화장실에 설치하는 일을 맡은 건축업체로부터 뜻밖의 이야기를 들었다. 소리가 어느 정도 들려야 화장실에서 나간 사람이 손을 씻었는지 알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소리 나는 것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더 좋은 헤어드라이어를 개발하기 위해 우리는 복잡한 연구분야이긴 하지만, 우선 모발의 과학적인 부분을 이해하고 싶었다. 나는 직접 경험하며 배우기 위해 머리를 길렀다. 나뿐만 아니라 많은 남성 엔지니어가 여성 동료들의 머리 길이를 따라잡으려고 머리를 기르기 시작했지만, 같이 사는 동거인들에게 그 이유를 말하지 못했다. 우리의 일이 다 그렇듯, 비밀 프로젝트였기 때문이다. 모발 및 두피 전문 치료사나 모발 과학자들이 팀에 합류했고, 엔지니어들은 머리를 스타일링하는 방법을 포함해 모발에 대해 배우기 위해 대학 강의를 듣기도 했다.


우리는 흥미롭고 차별화된 기술을 가지고 있었으므로, 기존의 마케팅 방식으로 제품을 홍보할 필요가 없었다. 나는 소비자들이 번지르르한 광고 때문에 다이슨 제품을 사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성능 때문에 사고 싶은 마음이 들기를 바랐다. 우리는 제품에 대한 단순하고 명확하게, 그리고 솔직하게 말할 수 있었다.


나는 존재하기만 한다면 하룻밤에라도 3천 명의 엔지니어를 더 고용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그럴 만한 인재가 없었다. 조사에 따르면, 학생들은 패션모델, 유튜버, 연예인 혹은 그냥 부자가 되기를 원한다. 하지만 만일 학교에서 그들에게 열정적이고 창의적인 방식으로 과학 과목을 가르친다면 공학, 과학, 그리고 연구 기반의 회사에서 일하기를 즐길 것이다.


학생들은 실제 제품을 연구한다. 우리는 학생들이 순리에서 벗어나는 사고를 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각하도록 적극적으로 격려한다. 우리의 목표는 학생들에게 창의적으로 비상할 수 있는 날개와 같은 학위를 달아 주는 것이다. 이런 훈련과 교육을 받은 그들은 세상에 발을 내딛는 순간부터 전문가가 된다.


어떻게 하면 얼간이가 되지 않을 수 있을까? 아무리 많은 역경이 닥쳐도, 그것이 5,127개의 시제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미라 할지라도,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로 성실히 일하고 열린 마음을 유지하면 된다. 지속적으로 불만족스러운 마음, 심지어 두려운 마음을 갖는 것은 절대 잘못된 마음이 아님을 명심하자. 우리 인생은 긴 배움의 여정이며, 종종 실수로부터 배울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전문가의 의견에 의혹을 가지고 관심과 본능을 따라야 한다. 우리는 계속 앞으로 달려 나가야 한다. 그러면 정말 더 잘할 수 있다.


우리는 또한 제품을 어떻게 출시하고 설명할지 논의하는 회의에도 참석한다. 우리는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 참여했기 때문에, 그 제품들을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지 당연히 알아야 한다. 다이슨은 외부 광고 대행사를 이용하지 않고, 모든 것을 직접 해나간다. 과거에 외부 광고 대행사를 이용한 적이 있긴 하지만, 외부 광고 대행사가 아무리 훌륭하다고 할지라도 우리가 직접 제품의 좋은 점을 단순 명료하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광고의 재미가 덜할 수는 있지만, 나는 사람들이 엉터리 약을 판매하려는 노골적인 마케팅 수법보다는 단순한 진실을 선호할 거라고 생각한다.


Credit

글. 이정윤

사진. 이정윤

매거진의 이전글 돈을 찍어내는 제왕, 연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