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을 배우는 목적
태서 선배가 알려 준 슈퍼맨 글라이딩 연습은 의미가 있었다.
내 몸이 물에 뜬다는 사실.
그리고 물에 떠 있는 그 느낌.
물에 대한 막연한 공포가 몸을 굳게 만들지는 않았나 생각해 보게 되었다.
힘을 빼면 뺄수록 더 잘 떠 있는 듯하다.
그 편안한 느낌은 수영을 시작한 후에 처음 느껴 본 듯하다.
하지만 다시 발차기와 팔을 저으면 몸에 힘이 잔뜩 들어가고,
예전과 달라진 것은 거의 없었다.
일주일 동안 선배와 스케줄이 맞지 않았다.
그리고 오늘에서야 강습 같지 않은 첫 강습 이후에 두 번째 강습을 받게 되었다.
수영장에 들어가기 전에 선배가 커피 한 잔 하고 들어가자 해서 수영장 앞 벤치에서 얘기를 시작했다.
"연습 많이 했어?"
"많이 하기는 했는데 힘이 들지 않아서인지
잘 하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어요"
"그래?"
"보통 강습 받고 나면 힘이 쫙 빠지고
빡세게 운동한 느낌이 들고 뭔가 뿌듯하고
그런 느낌이 들거든요."
"그렇겠다. 맞아. 그래서 내가 승현이한테 목적이 무엇인지 물어본거야?"
"1키로 가겠다고 말한거요?"
"응. 동네 공원을 달리려는 목적으로 달리기를 배우려는데, 훈련을 마라톤 완주하듯이 시키면 어떨까?"
"무척 힘들거 같은데요."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너무 힘들다고 포기하게 되지."
"나라도 포기할 거 같아요."
"마자. 그래서 수영 강습 받는 많은 사람들이 포기하는거야. 수영 엘리트를 양성하기 위한 훈련 방법을 보통 사람들한테 그대로 사용하고 있거든."
"그래서 강습 받으러 가면 너무 힘들었군요. 이제 이해가 되려고 해요."
"그치. 어쩌면 그 코치들도 그런 강습을 받았기에 당연히 배운대로 가르친다고 생각할거야."
"그럼, 다른 강습법들도 있나요?"
"물론있지. 그 대표적인게 TI 수영이라고. 토탈이머젼 수영이라는 게 있어. 그냥 편안하게 수영을 하는 방법을 말하지. 물론 편안하게 한다고 우습게 보면 안되지만..."
"그럼, 제가 선배를 통해서 배우게 되는 것이 TI 수영인가요?"
"아니, 내가 가르쳐 주는 것은 1키로를 갈 수 있는 방법이고, 그건 단순하게 물 속에서 호흡을 편안하게 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 뿐이야."
"물 속에서 편안하게 숨 쉬는 게 굉장히 어려운 거 아닌가요?"
"아니 전혀 어렵지 않아, 숨쉬기를 먼저 배우냐 아니면 자유형, 배영, 평영, 접영을 배우고 숨쉬기를 배우느냐의 차이만 있을 뿐이야."
"고수들한테 물어보니 어느 순간 숨이 트였다고 하던데 꼭 그런 건 아니네요?"
"나도 왜 물 속에서 숨을 편안하게 쉬는 방법만은 가르치지 않을까 궁금해. 숨쉬기를 가르치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것도 아닌데. 한 달이면 1키로를 갈 수 있게 될거야."
"한 달이요? 그렇게 빨리요?"
믿을 수 없는 말이다. 그 누구한테 물어도 숨트기는 어느 수준이 되고 나서 어느 순간 팍 온다고 했는데,
이런 거짓말 같은 말에 신뢰가 가는 것은 무엇일까?
"응, 자유형은 배웠으니 난 숨쉬기만 알려주면 되고, 그러면 한 달이면 충분할거야."
"우와~ 선배가 마치 무림의 은둔 고수 같아요..."
"지난 번에 알려준 몸에 힘 빼는 방법은 잘 연습했지?"
"네, 느낌이 아주 좋았어요. 그 동안 물을 정복하려고 했었다면, 슈퍼맨 글라이딩 연습은 마치 물에 순응하여 하나가 되는 느낌이었어요."
"오, 철학적인데...ㅋㅋ"
"진짜에요, 수영하면서 처음으로 느낀 편안함이었어요."
"마자 그 느낌으로 수영을 해야 해. 오늘은 숙제만 하나 낼거야. 수영장 들어가서 열심히 연습하도록 해."
"어떤 연습인가요?"
"발차기를 내가 말한대로 바꾸는 거야. 팔 한 번 저을 때, 연속해서 왼발 오른발 한 번씩만 발을 차는 거야. 왼발을 먼저 차든 오른발을 먼저 차든 상관은 없어. 가장 중요한 것은 물을 밀어내는 팔동작을 할 때 동시에 발차기를 해야 한다는 거야."
"손으로 물질할 때, 발을 동시에 차고, 연속적으로 왼발, 오른발 한 번씩 차라는 거죠?"
"응. 정확하게 이해했어. 위 동작이 몸에 익숙해 지면, 어느 순간 슈퍼맨 글라이딩 때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을거야. 가만히 있어도 앞으로 스윽 나가는 느낌."
"빨리가서 해 봐야겠는데요?"
"그래, 오늘 수업은 끝이야. 내가 봐 줄 동작도 없으니, 머리 속에 동작을 생각하면서 연습하면 돼. 연습이 잘 되면, 아무 동작없이 가만히 있을 때 몸이 앞으로 스윽 가는 느낌이 들거야."
선배는 일어나서 내 어깨를 두드렸다.
영화에서 보면 종종 어깨를 두드리는 모습을 보면 우스웠는데, 지금 이 느낌은 마치 전쟁에 나가는 기분이 든다. 겁나 빨리 연습해 보고 싶어진다. 과연 한 달 만에 호흡이 가능해 질까?
동작이 없을 때, 몸이 앞으로 스윽 가는 느낌이라...
그 느낌은 어떻게 다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