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뷰티풀 라이프
주말 낮에 대학로로 연극을 보러 간다는 건,
아이를 둔 부모들에게는 어려운 일이다.
그런 부모들을 위해서,
대학로에 위치한 구립혜화어린이집에서는
주말에 아이돌봄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너무 감동스러운 서비스였다.
더 많은 사람들한테 알려서,
육아에 지친 부모들이 연극보러 가고,
부부 관계가 나빠진 부부가 연극보러 가서,
대학로에서 맛난 음식도 먹고,
즐거운 하루를 보내고 갔으면 좋겠다...
난 M버스를 타고 서울역 방향으로 가다가,
백병원에서 내려 명동을 통과해 명동역으로 갔고,
에이스 과자 하나 사서 전철을 타고,
우리는 과자를 정신없이 먹다가 내렸다.
에이스는 언제 먹어도 맛있는 과자다.
혜화어린이집이 이전을 하여,
이전한 약도를 보고 찾아갔다.
선생님 두 분이 계셨고 아이는 순순히 우리랑 떨어졌다.
2시간 뒤에 와서 보니 아이는 신나게 놀고 있었다.
아이를 맡길 곳이 있었고,
아이가 재미있게 놀았다는 것에,
아주 흡족한 상태였고,
연극도 아주 만족스러웠다.
연극은 '뷰티풀라이프'이다.
대학로의 소극장을 도대체 언제 가봤는지,
소극장 안으로 들어가는 것도 감동스럽다.
옹기종기 모여앉아 지척의 배우를 바라보는,
배우와 관객이 손 뻗으면 닿을 거리에서,
배우의 표정도, 관객의 표정도 리얼하게 전달되는,
그렇게 연극에 빠져 들어간다.
우리는 네번째 줄에 앉았는데,
우리 앞쪽 세 줄에 노부부들이 가득 채워져 있었다.
세상에 이런 공연도 있구나 했는데,,,
연극 끝나고 배우들도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고 했다.
새내기 연인부터 노부부까지 모두가 보면 좋을 내용이다.
요즘 나는 부부라는 것에 빠져있다.
이 연극에서는 봄여름가을겨울처럼,
부부의 생애주기에 맞춘 내용을 다룬다.
연애시절부터 지긋이 나이들어 사별하는 순간까지,
그런 생애주기 속에는 꼭 중년 부부의 무관심이 있다.
남편은 남편대로, 아내는 아내대로, 따로 국밥이 된다.
역할론이라는 함정에 빠진 부부의 모습이다.
우리 대부분이 이 함정에 빠져 더 이상 서로를 돌보지 않는다.
'나는 남편이니깐 돈 벌어 오니깐 할 일은 다 한거야...'
'나는 아내니깐 집 안을 하면 할 일은 다 한거야...'
부부는 남편과 아내, 아이 부모 역할만 한다.
이제 상대는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점점 벽을 세운다.
그리고 그 벽은 어이없게도 아이들의 출가 후에 무너진다.
아이들이 없어지면서 단 둘이 남게된,
이제는 아무리 둘러봐도 상대 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건강한 부부가 되기 위해서,
행복한 부부가 되기 위해서,
지금 상대방에게 귀 기울여야 하는 시간이다.
연극보고 맛난 저녁먹고
오락실에서 게임도 한 번 하고,
아내와 아이와 함께한
대학로 데이트는 만족스럽고 즐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