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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삶의 포즈 Feb 05. 2023

 그리스

신들의 도시 아테네

신들의 도시 아테네


아테네에 오면 반드시 들러야하는 곳은 아크로폴리스이다. 아크로폴리스를 오르면 제일 먼저 만나는 곳은 고대의 음악당인 오데이온이다. 이 곳은 크고 완벽하게 남아있어 지금도 음악회장소로 사용되고 있다. 그리스의 유명한 야니와 나나 무스쿠리도 이곳에서 공연을 했다하니 가장 역사 깊은 음악당이 아닐까 싶다. 가파른 계단을 올라가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제 1호인 파르테논 신전을 만나게 된다. 




하지만 파르테논 신전은 안타깝게도 폭격으로 파괴되었다. 내부의 다양한 부조나 조각상들은 영국의 대영박물관으로 옮겨졌다. 볼 수 있는 것은 아직 복원 중에 있는 외부 모습이 전부이다.

기원전 5세기에 건축된 파르테논 신전의 안정된 비례와 장중함은 고대 그리스 정신이 집대성되었다고 할 수 있다. 2500년의 역사를 지닌 이 위대한 건축물은 긴 세월이 흐르는 동안 지배자가 바뀔 때마다 교회, 모스크, 무기고등으로 사용되면서 많은 손상을 입었다. 더 이상의 손상을 막기 위해 첫 번째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유네스코를 상징하는 마크로 사용하였다.














아크로폴리스 언덕에 바람이 분다. 오랜 돌덩어리를 휘감아 불어온 바람은 이마의 땀방울을 스쳐 지난다. 언덕에 올라 바라보는 그 아래는 예전의 위상을 짐작케 한다. 사람들은 언덕에 올라 시간의 돌덩어리들을 보다가 그 아래 현재를 바라본다. 신들의 언덕도 인간의 전쟁으로 시간과 더불어 의미를 잃어가는 곳, 잃어버린 시간의 도시 아테네. 해가 지면 눈앞에서 1000년의 시간이 사그라드는 것만 같다. 









또 다시 새벽, 카메라를 메고 푸른 도시를 거닌다. 그 당시 그리스는 경제난으로 힘든 시기였기에 거리의 풍경도 힘들어 보인다. 아테네는 푸르게 물들어 있고 그 색만큼 우울하다. 오래되고 낡은 거리는 아직 빛나지 않고 있다. 해가 뜨기 전 아테네는 아직 정물(靜物)이다. 고요하게 멈춰있는 그 곳 자체가 새벽이다. 새벽의 우울함은 색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가진 삶의 포즈로부터 나온다.








고요한 새벽이 지나간 아테네의 아침이 시작된다. 사람들은 분주히 움직이고 그렇게 평일 아침 아테네는 죽음에서 깨어났다. 비워진 거리는 다시 현재를 사는 사람들로 채워져 온전한 아침을 열었다. 아테네 한구석의 오래된 성당에서는 한줌의 빛이 내리고 빛의 반대편에선 어둠이 비켜선 아침에게 자리를 내어주고 있다.











아직 어스름한 새벽의 골목에서 만난 쳐진 뒷모습과 움켜진 손에서 그리스의 모습을 본다. 마지막 아침, 다시 볼 수 있을까라는 애틋한 감정과 함께 이 곳을 다시 찾을 그때는 신뿐만 아닌 사람들의 찬란한 삶으로 채워지기를 바라며 돌아섰다.








1. 2014년 11월, 15일간 그리스와 터키을 여행하면 촬영한 사진과 그때 썼던 글을 수정하였습니다.

2. 모든 사진과 글의 저작권은 작가에게 있으므로 저자의 동의 없이 무단 전재와 복제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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