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안 찌는 알리오 올리오 만들기
고생한 나를 위한 음식 선물로 파스타 만한 것도 없다.
파스타 한 접시면 집에서도 손쉽게 레스토랑에 온 듯한 분위기를 낼 수 있다. 맛은 말할 것도 없다. 배스킨라빈스만큼이나 다양한 파스타 메뉴판을 보고 있자면 '이 중에 네 취향 하나쯤 있겠지?' 파스타가 자신 있게 되묻는 것만 같다.
부드러운 까르보나라
새콤한 토마토 파스타
마늘향이 감도는 알리오 올리오
핑크빛 감미로운 로제 파스타
매콤한 투움바 파스타…
오늘은 어떤 파스타로 가볼까?
스트레스가 쌓인 날이나 약속이 없는 금요일 저녁엔 종종 파스타를 시켜먹었다. 퇴근길 지하철에 앉아 그날의 기분에 따라 심사숙고해 파스타 골랐다. 집에 도착하면 서둘러 편한 복장으로 갈아입고 막 배달된 따뜻한 파스타를 개봉했다. 부드러운 파스타 면발을 포크로 돌돌 말아먹으며 와인 한 잔 곁들이면 하루의 스트레스가 쫙 풀렸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파스타를 먹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게 당연하다.
파스타는 탄수화물이다. 그것도 고탄수화물. 탄수화물은 몸과 뇌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1등 에너지원이다. 에너지가 떨어질 때 에너지가 잔뜩 들어왔으니 기분이 좋아질 수밖에. 단, 무엇이든 공짜는 없다. 파스타를 맛있게 먹고 에너지를 충전한 대가는 반드시 늘어나는 체지방으로 지불하게 되어있다. 이 거래에 할부 따윈 없다.
‘왜 맛있는 음식들은 죄다 살이 찌는 걸까!’
이대로 파스타를 놓을 순 없었다. 곧 죽어도 파스타 한 접시의 행복을 놓칠 수 없다면 파스타를 더 건강하게, 살 안 찌게 먹을 나만의 레시피를 만들면 된다.
파스타를 고칼로리 음식으로 만드는 주범은 사실 면보다 꾸덕한 소스다. 크림이나 토마토소스 대신 올리브 오일로 맛을 낸 알리오 올리오를 먹으면 칼로리를 낮출 수 있다. 면은 일반 파스타면보다 포만감이 높은 통밀 파스타면을 사용하고 양을 평소 먹던 것의 절반으로 줄였다. 대신 팽이버섯과 단백질이 풍부한 닭가슴살을 넣어 건강함과 포만감을 더했다.
[요리 재료]
닭가슴살 100g, 양파 1/2, 팽이버섯 한 줌 (100g), 마늘 한 줌 (50g), 통밀 파스타면 50g (1인분 기준 500원짜리 동전 절반 분량), 페퍼론치노 2개, 허브맛 솔트 1 티스푼, 소금 1 티스푼, 올리브유, 파슬리, 파마산 치즈
[만드는 법]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좋아하는 마늘향에 매콤한 페퍼론치노, 쫄깃쫄깃한 파스타 면발! 알리오 올리오는 그 자체로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하다. 그런데 여기에 팽이버섯과 닭가슴살이 들어가면? 놀랄 만큼 맛있어진다.
면처럼 가늘고 길쭉한 팽이버섯은 쫄깃한 파스타 면발과 자연스레 어우러져 특유의 식감을 뽐낸다. 또 팽이버섯의 풍부한 식이섬유는 밀가루로 된 면의 소화를 돕는다. 맛으로 보나 영양으로 보나 환상의 짝꿍이다. 마늘과 올리브유에 익힌 닭가슴살은 비린내 없이 촉촉한 맛을 자랑한다. 닭가슴살의 퍽퍽함에 물렸다면 알리오 올리오에 넣어 먹으면 맛있게 먹을 수 있다.
다이어트 식단으로 알리오 올리오의 가장 큰 장점은 변형이 쉽다는 점이다. 올리브유와 마늘을 베이스로 한 깔끔한 파스타라 버섯류, 당근, 브로콜리, 시금치 등 취향에 따라 어떤 채소를 넣어도 자연스럽게 어울린다. 여기에 단백질을 추가하면 한 층 업그레이드된 알리오 올리오를 맛볼 수 있다. 닭가슴살을 비롯해 각종 해산물이나 소고기 등을 넣어먹으면 영양 가득 맛있는 한 끼가 된다.
다이어트를 이유로 먹는 행복을 포기하기엔 이 세상에 맛있는 음식이 너무 많다. 무조건 참는 쪽보단 건강하게, 살 안 찌게 먹는 쪽이 지속 가능한 식단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건강한 식재료들을 취향에 맞게 요리하다 보면 자연스레 알게 된다. 몸에 좋은 음식이 입에 쓰다는 옛말은 틀렸다는 걸. 몸에 좋은 음식이 맛도 좋다!
*자세한 요리 과정이 궁금하신 분들은 영상으로 확인하세요 :)
*이 글과 사진을 무단 도용하거나 2차 편집 및 재업로드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