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 절대 영원히 얼어 있을 것 같은 그곳에는 수 만년 동안 썩지 않고 쌓여있는 시체들이 이탄층을 이룬다. 이 유기 퇴적물이 미생물에게 분해당하면 거대한 메탄과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 지하에 매장된 엄청난 메탄 덩어리가 기온 상승으로 한꺼번에 빠져나가고 그 자리는 폭발하 듯 내려앉는다. 시간이 부패한 동공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수많은 언덕과 호수로 이루어진 동토지대의 특수한 지형을 지질학에서는 더모카스트(thermokarst)라고 부른다. 군데군데 개연성 없이 패인 흔적들. 그것으로도 모자라 여전히 북극은 메탄을 방출하며 끓고 있고 지구는 한 없이 뜨거워진다. 절대 녹지 않을 것 같던 얼음땅은, 그래서 영구동토층이라고 불리는 그 자리들은 계속 녹고 있다.
‘절대 매일매일 글을 쓸 수는 없을 거야’
놀랍게도 15일 동안 매일 글을 썼다. 쓰다 만 글, 다른 커뮤니티에 올리는 소설, 독서 모임의 서평 등등 돌아보면 부끄럽고 힘겨운 날들을 꾸역꾸역 해냈다. 그리고 깨달아 가고 있다. 글을 쓴다는 것은 생활을 해부하고 나를 해체하고 존재를 응시하는 것이란 걸. 내가 이토록 많은 것을 피하고 비겁했다는 사실을 매 순간 확인한다. 그리고 필연적으로 괴롭다. 부풀어 오른 자의식과 개안을 마친 세계는 매 순간 충돌한다. 북극의 매머드나 공룡, 거목의 사체처럼 내 안에 여기저기 너불어져 썩지도 못하던 일상의 응어리들이 부패하는 순간을 목도한다, 그것들은 자꾸만 내부의 폭발로 이어져 영혼의 공동을 만든다. 비어있고 처참하다.
좋아하는 책, 좋아하는 음식, 좋아하는 일을 쓰는 것은 분명 즐거운 일일 수 있다. 나를 알아가는 일이었고 조금 더 또렷해지는 스스로를 만날 수 있었다. 그러나 더 확연해지는 것이 무엇인가. 외면하고 싶었던 것은 무엇인가. 나는 무엇이 아프고 슬픈가. 이러한 감정의 바닥을 되새김질하면서 나는 조금 지친다. 타인에게 발설할 수없었던 개인의 우울과 고민이 구슬프게 자라나는 푸른 자취를 끝 모르고 쫓고 있는 것은 아닐까. 태양은 온도를 잃어가고 달은 멀어진다. 절대는 절대 존재할 수 없다. 15일은 절대 행복할 수 없었으며 15일은 절대 불행할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