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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성난민 Jul 09. 2019

한국인의 조상은 백인?

(1) 부산 가덕도 백인 유골의 진실을 찾아


2011년 부산 가덕도 신석기 유적에서 40여기의 인골이 발굴된지 3년 후인 2014년 9월, 국내 공중파에서 이 인골의 유전자 분석 결과를 보도했고 한때 떠들썩했던 일이 있었다. 당시 뉴스는 아래 영상과 텍스트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3년 전쯤 부산 가덕도에서 고대인으로 추정되는 유골 40여 구가 무더기로 발견됐습니다. 최근 한 연구팀이 유전자 분석을 했더니 이 유골들, 7천 년 전쯤의 신석기인들로 확인됐습니다. 발굴 당시 유골의 모습을 보면, 반듯하게 누워있기도 하지만, 태아처럼 팔다리를 굽혀 쭈그리고 있는 특이한 모습인데요. 한반도에서는 발견된 적이 없는 굴장이라는 장례풍습입니다. 장례와 생김새까지 특이한 이 신석기인들, 과연 어디서 온 걸까요? ... 

주변 지층과 유품으로 봤을 때 이번에 발견된 가덕도 유골들은 7천년 전 이 땅에 살았던 신석기인들로 추정됩니다. 중앙대 연구팀은 1차로 유골 10여구의 유전자를 분석한뒤 전혀 예상 못한 결과를 얻습니다. 이들에게서 현대 한국인들에게는 없는 '유럽형 유전자'를 발견한 겁니다. 유럽 사람들의 특징 유전자가 우리 땅에서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인터뷰 이광호(중앙대 생명과학과 교수) : "현대 한민족, 현대 유럽인과의 관계를 결정하는 유전적 유형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이런 중요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고..."



필자에게도 이 뉴스는 세계적인 추세이나 한국에서 거의 행해지지 않는 발굴 유골의 유전학적 분석 결과라 흥미가 있었고, 주류 사학계의 식민사관과 정면 배치되는 백인과의 연관성이 나타나 당연히 반가운 뉴스였다. 하지만 이후 어떤 연구가 행해지고 있는지는 분명하지 않은데, 아마도 어떠한 연구도 진행되고 있지 않을 것이다.

이 가덕도 유골의 진실은 인류의 이동 경로는 물론 한국인의 역사관을 송두리째 뒤엎을 수 있는 매우 중요한 발견이므로, 앞으로 관련 연구들을 통해 이 진실을 파헤쳐 나갈 필요가 있다. 우선 이 글에서는 현재 중국 신장웨이우얼(新疆維吾爾)자치구 서쪽에 있는 타림 분지에서 발견된 다수의 미이라에 대한 DNA 분석 결과를 다루고자 한다.



타림 분지에 대해서는 아래 내용을 참고하기 바란다.

중국 신장웨이우얼 자치구(新疆維吾爾自治區)에 있는 분지. 길이는 약 1,500㎞, 너비가 약 600㎞로 중국 최대의 내륙 분지이다. 분지의 대부분을 타클라마칸 사막(Takla Makan Des.)이 차지하고 있다. 북쪽으로는 톈산 산맥(天山山脈), 남쪽으로는 쿤룬 산맥(崑崙山脈)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분지 주변에 오아시스 도시인 쿠처(庫車), 아커쑤(阿克蘇) 등이 있다. 지명은 위구르 어로 '하천이 흘러서 만나는 장소'라는 뜻과 관련이 있다. 타림 분지의 북쪽을 흐르는 타림 강(Tarim R.)은 동쪽에서 서쪽으로 흘러 뤄부포 호(羅布泊)로 유입된다. 타림 강은 산의 눈녹은 물이 흘러 비교적 수량이 풍부하여 주변 지역에서는 관개에 의한 쌀, 밀, 포도 등의 재배가 성하다. 남쪽에 신짱 공로(新藏公路)가 발달하였다.

[네이버 지식백과] 타림 분지 [Tarim Basin] (세계지명 유래 사전, 2006. 2. 1., 성지문화사)



이 타림 분지에서는 20세기 초부터 지속적으로 보존 상태가 매우 좋은 미이라들이 발굴되기 시작하였다. 현재까지 발굴된 미이라들은 BC 1,800년 ~ BC 100년에 걸쳐 있으며, 이 지역의 흥망성쇠를 유전자로 알려주는 아주 귀한 유물로 인식되고 있다.



여기서 발굴된 미이라들을 시대순, 인종별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BC 1,800년 전후 : 신체적 특징은 코카서스인(러시아 남서부와 그루지야 · 아제르바이잔 · 아르메니아 지역. 흑해 · 아조프 해 · 카스피 해 사이, 북쪽은 쿠마 강 · 마니치 계곡, 남쪽은 이란 · 터키와 접경함. 캅카스(Kavkaz)라고도 함)으로 분류되며, 청동기 시대 시베리아 남부, 카자흐스탄, 중앙아시아, 볼가강 하류에 살던 사람들과 가까운 것으로 확인됨.

BC 1,100~500년 : 얀불라크(Yanbulaq) 매장지에서 발굴된 29기의 미이라 중 21기가 몽고인으로 판명됨. 이는 이 지역에서 발굴된 가장 오래된 몽골인 유골이며, 나머지 8기는 위 코카서스인과 같은 특징을 가짐.


이 지역에서 발굴된 미이라들은 건조한 기후 덕분에 위, 아래 사진들과 같이 당시 입고 있던 옷도 거의 원형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상당히 연구 가치가 높다. 또 일부 미이라에서는 눈 위에 돌을 놓은 상태 그대로 발견되기도 하는 등 각 시대별 장례 풍습도 알 수 있다.


이들 미이라들에 대한 DNA 연구는 2007년 중국 정부가 미국 지리학 협회(National Geographic Society, 내셔널 지오그래픽 채널 발간으로도 유명한 세계 최대 과학 단체 중 하나이다)에 연구를 허용하면서 본격화된다. 중국 지린대학은 이들 미이라가 유전학적으로 인더스 계곡과 남아시아(북쪽은 히말라야산맥과 힌두쿠시산맥, 서쪽은 술라이만산맥을 한계로 인도반도를 중심으로 한 지역)와 비슷하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으나, 미국 지리학 협회의 스펜서 팀이 연구한 결과는 그와 완전히 달랐다.



스펜서 팀의 연구 결과 이 지역의 사람들은 한 인종으로 특정하기 어려우나, 주로 유럽, 메소포타미아(현재의 이라크), 인더스 계곡에서 기원한 인종들의 특징이 나타난다는 것이 밝혀졌다. 그러나 이 연구는 시작에 불과했다. 2009년부터 2015년까지 시아오허(Xiaohe) 무덤에서 발굴된 92기의 미이라에 대한 Y-DNA와 mtDNA 분석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이 연구 결과는 매우 흥미로운데, 이들의 기원은 모계와 부계가 달리 나타났다. 모계 유전자 분석에서는 동아시아와 유라시아 서부(여기서는 주로 코카서스 지역) 양쪽 모두가 기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계 유전자 분석에서는 주로 유라시아 서부 지역이 기원인 것으로 밝혀졌다.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미토콘드리아 DNA 분석 결과 : 하플로그룹(haplogroup) H, K, U5, U7, U2e, T, R*가 나타났는데, 이는 유라시아 서부에서 가장 흔히 나타난다. 현재 동아시아 지역에 주로 분포하는 하플로그룹인 B5, D, G2a가 나타났으며, 중앙아시아와 시베리아에서 주로 나타나는 하플로그룹인 C4, C5도 포함되었다. 남아시아인에게서 나타나는 M5, M*도 검출되었다.

부계 혈통의 기원은 12기의 미이라 중 92%에 해당하는 11기에서 Y-DNA 하플로그룹 R1a1가 검출되었는데, 이는 대부분 유라시아 서부에 존재한다. 이 외에 K*(M9)가 검출되었는데, 이들은 현재 서아시아, 남아시아 등이 기원으로 추정되나 전 세계 남성 유전자에서 발견되는 하플로그룹이다.



이 연구를 진행한 메어(Mair) 등은 이러한 유전적 특징을 갖는 그룹은 현재까지 알려져 있지 않으나, 만일 지역을 특정한다면 시베리아 남부일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매우 중요한 사실이다. 이 시베리아 남부 기원설은 백인의 유래 뿐만 아니라 부산 가덕도와의 연계성도 상당히 있기 때문이다.


메어 등은 타림 분지에서 발굴된 가장 오래된 미이라들은 대부분 코카서스인이며, 타림 분지 동부에 동아시아인이 이주한 것이 약 3,000년 전, 그리고 위구르인이 이 지역에 정착한 것이 AE 842년이라고 주장하였다. 이 연구진은 매우 중요한 가설을 발표했는데, 그것은 유럽 인종의 특성을 가진 타림 분지의 최초 정착민들은 약 5,000년 전 파미르 산맥에서 이곳으로 이동했을 것이라는 이론이다. 메어는 중국의 여러 고대 문헌에 나타나는 키가 매우 크고 움푹하게 들어간 파란색 또는 녹색 눈동자를 가지며 코가 길고 수염이 길며 붉은색 또는 금발의 머리카락을 가진 인종이 재발견된 것이라고 말하였다. 즉, 지금까지 많은 학자들이 신화라고 여긴 이 백인 인종에 가까운 신화적 인종이 실존했으며 그 증거가 타림 분지의 미이라를 통해 밝혀진 것이라고 한 것이다.


이 지역의 미이라 302기의 유골을 분석한 한캉신(Han Kangxin)은 타림 분지 초기 정착민들이 아파나세보 문명(Afanasevo culture)와 안드로노보 문명(Andronovo culture)과 친연관계가 있다고 주장하였다. 아파나세보 문명(BC 2,000~900)은 메어 등이 타림 분지와 투르판 분지에 청동기시대 초기 정착한 사람들의 기원이라고 주장한 곳이기도 하며, 인도-이란 어족과 연관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아파나세보 문명(BC 3,500~2,500)은 인도-유럽 어족과 연관이 있으며 유라시안 스텝 지역을 중심으로 형성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메어 등은 특히 후기 코카서스인(BC 700~ CE 200)의 특징을 갖는 사람들을 타림 분지에 인도-이란어의 기원이 되는 언어를 쓰는 사카족(Saka)이라고 주장하였다.



필자가 이 연구를 소개하는 이유는, 이 연구가 시사하는 바가 매우 많기 때문이다. 

1. 우선 서양 학자들조차 중국 고대 문헌들을 연구하여 파미르 고원에 현재 유럽인의 특징을 갖는 푸르거나 녹색 눈동자를 가진 백인종이 살았다는 기록이 있는데, 이것이 유전학적 연구를 통해 실존한다고 밝힌 것이다. 우리는 현재 백인들의 거주지역을 중심으로 그들이 원래 거기 살았었다고 하는 고정관념을 갖고 있지만 전혀 그렇지 않은 것이다. 백인은 파미르 고원에서 출발하여 서진한 것이며, 이들은 인도-유럽어족의 시원이라고 보는 견해가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로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인류의 유전학적 기원에 대한 연구 결과 우리는 중요한 사실을 알 수 있는데, 이는 2018년 2월 3일 뉴욕타임즈에 발표된 "유전학이 우리의 인종 개념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가"라는 기고문을 통해 그 핵심을 살펴볼 수 있다.

"우리가 현재 알고 있는 인종의 유전학적 기원은 대부분 틀린 것이다. 백인이라고 불리우는 인종은 태고부터 존재한 것이 아니라, 약 10,000년 전 살았던 4개의 고대 인종이 섞여 만들어진 것이다. 이들은 오늘날 동아시아인과 유럽인들만큼 다른 인종들이었다."

여기서 말하는 4개의 고대 인종이란 유라시아 스텝 지대에 살았던 수렵인(Eastern Hunter Gatherers, EHG), 신석기시대 이란인(the Neolithic Iran), 신석기시대 메소포타미아지역인들(the Neolithic Levant and Natufians), 그리고 현재 독일 지역에 살았던 서부 수렵인(the Western Hunter Gatherers, WHG)을 말한다.

그러나 이러한 유전학적 연구 결과는 이번 연구를 통해 더 고대로 들어가보면 결국 파미르 고원에서 출발한 이들이 스텝 지역, 중동, 독일 등으로 서진했을 것이라는 가설을 뒷받침해준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2. 타림 분지의 유골들을 유전학적으로 분석한 결과 이곳 최초 정착민의 기원은 시베리아 남부라고 특정된다는 것이며, 그 이유로 시베리아 남부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동아시아와 유라시아 서부에 걸친 유전자를 모두 갖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가덕도에서 발굴된 백인 유전자의 특징을 갖는 이들 역시 시베리아에서 기원했을 것이라는 추론이 가능해진다. 이는 문화인류학적 연구를 통해 바이칼호를 중심으로 하는 지역이 한민족의 기원이라고 하는 일부 학자들의 주장과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3. 메어는 중국의 여러 고대 문헌에 나타나는 키가 매우 크고 움푹하게 들어간 파란색 또는 녹색 눈동자를 가지며 코가 길고 수염이 길며 붉은색 또는 금발의 머리카락을 가진 인종이 타림 분지로 이동한 것이라고 말했다. 즉, 지금까지 많은 학자들이 신화라고 여긴 이 신화적 인종이 실존했으며 그 증거가 타림 분지의 미이라를 통해 밝혀진 것이라고 한 것이다.


DNA 분석을 통한 인류 계통 추적 연구는 점점 가속도가 붙는 느낌이다. 그리고 서구 학자들이 중국 고대문헌 등을 연구한 결과와 유전자 분석 결과를 매칭시키고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파미르 고원에 살았다고 전해지는 백인의 특징을 갖는 사람들이 실존했다는 학자들의 주장은 더욱 흥미롭다. 필자 생각에 파미르 고원, 알타이 산맥, 시베리아 등에서 보다 많은 미이라나 유골들이 발굴되면서 이러한 이론에 결정적 근거를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그 날은 멀지 않았을 것이다.




[Reference]

1. How Genetics Is Changing Our Understanding of ‘Race’, https://www.nytimes.com/2018/03/23/opinion/sunday/genetics-race.html

2. Chunxiang Li, Chao Ning, Erika Hagelberg, Hongjie Li, Yongbin Zhao, Wenying Li, Idelisi Abuduresule, Hong Zhu and Hui Zhou (2015). "Analysis of ancient human mitochondrial DNA from the Xiaohe cemetery: insights into prehistoric population movements in the Tarim Basin, China"

3. Mair, Victor H., "Mummies of the Tarim Basin," Archaeology, vol. 48, no. 2, pages 28–35

4. Mallory, J. P.; Mair, Victor H. (2000), The Tarim Mummies: Ancient China and the Mystery of the Earliest Peoples from the West, London: Thames & Hud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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