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이 시대의 아이콘으로 거듭나기를 바라며
남인(南人)이 청남(淸南)과 탁남(濁南)으로 나뉘어졌지만, 서인(西人)을 공격하는 것에서는 두 편이 같은 소리로 합세하여 마치 벌떼가 모이듯 하였다. 임금의 정치를 제멋대로 헐뜯고 당론만 내세우니 공사(公事)를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할 일이 쌓여갔지만 결재하여 처리할 줄 모르고, 주야 할 것 없이 떼지어 모여서 자기들끼리 몰래 말하는 모습이 마치 미친 사람들 같았다. 또 모두 이때를 이용해 탐욕을 부렸는데, 문을 열어놓고 뇌물을 받으면서도 조금도 염치가 없어서 나라를 좀먹고 백성을 해치는 것이 날이 갈수록 더욱 심해졌다.
<조선왕조실록, 1675년(숙종 1년) 6월4일자 기사 중>
대학교때 조선왕조실록을 읽다 나도 모르게 내뱉은 말이 있다.
"아니 이게 개들의 역사지 무슨..."
태종과 세종이 꿈꿨던 아름다운 조선은 단 1대를 못가 세조 이후 몰락의 길을 걸어, 조선 후기가 되면 세계적 최빈국이자 최약소국으로 전락한다. 성리학적 도덕주의와 예법을 두고 싸우는 것을 두고 혹자들은 조선이 성리학의 이상향을 꿈꿨다는둥 말하지만, 백성들은 매년 굶어죽어 나갔고 자주적 외교는 해본 적도 없이 전쟁이 나면 왕과 대신들부터 ㅌㅌ하기 바빴던 최악의 나라였다. 백성들이 분연히 일어나 의병을 일으켜 나라를 구해도 공은 왕과 함께 피난갔던 자들이 다 가져갔고, 한명회처럼 왕을 바꿔 공신이 된 자들은 죽인 자들의 처첩을 자신의 첩과 노비로 삼고 매관매직에 열을 올렸던 나라가 조선이었다. 그럼에도 성리학적 도덕지상주의로 일원화된 국가의 가치관은 백성들로 하여금 서로의 잘못을 헐뜯게 하고 정적도 그런 식으로 작은 도덕적 흠결을 찾아내어 고문과 사약으로 죽이는 것이 체질화되어 있었다.
지독한 신분제 사회의 틀과 엄청난 사상통제 속에서도 백성들은 그들만의 문화를 이루며 살아 남았고, 사회 지도층보다 훨씬 더한 대동정신과 국가에 대한 애국심으로 무장해 왔다. 나라를 잃고 또다시 세계정세를 읽지 못하고 사욕만을 추구하던 리더들에 의해 민족상잔의 비극을 겪은 후에도 불굴의 정신으로 대한민국을 경제 강국으로 급부상시키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이러한 역사의 흐름 속에서도 유독 정치만은 후짐의 미학으로 점철 중이다. 위 17세기 조선왕조실록의 기사는 예로 든 것일 뿐, 세종 이후로 조선은 끝없는 당쟁과 사대부들의 추악함으로 스스로 멸망의 길로 걸어가고 있었다. 답답한 것은, 이런 후진 저질 정치를 21세기인 지금도 보아야만 한다는 것이다. 이 기사를 현 상황에 빗대어 볼까 한다.
새누리당이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으로 나뉘어졌지만, 더불어민주당을 공격하는 것에서는 두 편이 같은 소리로 합세하여 마치 벌떼가 모이듯 하였다. 자한당은 바미당과 함께 조국 파면 범국민연대를 결성하여 벌떼가 모이는 장면을 다시 한 번 연출 중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정치를 제멋대로 헐뜯고 당론만 내세우니 공사(公事)를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할 일이 쌓여갔지만 결재하여 처리할 줄 모르고, 주야 할 것 없이 떼지어 모여서 자기들끼리 말하는 모습이 마치 미친 사람들 같았다. 기레기들은 이들을 찬양하며 이들이 던져주는 이야기들을 밤새도록 거짓 뉴스로 작성하여 대자보에 붙이고 다녔다. 이들은 노론에서 친일파로 이어지는 자들의 후예들로, 모두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탐욕을 부렸는데, 문을 열어놓고 뇌물을 받으면서도 조금도 염치가 없어서 나라를 좀먹고 백성을 해치는 것이 날이 갈수록 더욱 심해졌다. 나라를 팔아도 자신들은 정당하다며 보란듯이 사욕을 챙겼고, 자제들을 음서를 통해 좋은 대학을 보내 사회 유력계층으로 키워내는 것이 유행이었다. 영혼을 명나라에 팔았던 자들의 후예들 답게 일본을 상국으로 모시며 그들의 비위에 맞춰 조선에서 나는 모든 좋은 것들을 그들과 나누며 즐기고자 했다. 사익을 위해서는 사람을 죽이기를 밥먹듯 하였으며, 그들에게 충성하며 백성들을 이간시켜 시끄럽게 하고 분열시키는 자들이 많아 나라 전체가 하루라도 조용할 날이 없었다. 최근엔 민주당 출신으로 실력과 지성을 겸비한 법무장관 후보 하나를 낙선시키기 위해 백만 건이 넘는 기사를 쏟아 부었고, 권력의 개라 불리는 검찰과 협력해 후보자 가족들의 주변을 샅샅이 압수수색하고 기소하며 인질극을 벌이고 있다. 그들은 자신들의 사익이 점 하나라도 줄어드는 것을 용납하지 않으며, 조선보다 수억수천만배 해먹을게 많은 대한민국은 그들에게 그저 앉아서 모든 것을 누릴 수 있는 탐욕의 대상이자 부의 원천일 뿐이었다.
그나마 조선보다 나아진 것이 있다면 백성들이 스스로 자각하고 진화하여 IT 기술의 축복을 이용해 그들만의 여론을 형성하고, 이들 편에 선 지식인들과 함께 팩트와 정의로 뭉쳐 개혁을 스스로 주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생업에 찌들어 살면서도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자 끊임없이 노력하며 실물경제를 틀어쥐고 있는 그들과 대등한 여론 지형을 만들어 내고 있다.
그리고 사냥개들에 가족이 인질로 잡히면서도 꿋꿋이 여론의 폭격을 이겨내고 사명을 다하고자 하는 조국이 드디어 전면에 나섰다. 깨끗하고 고고함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지금까지 보아 왔던 유약한 선비들과는 사뭇 다른 그의 모습을 보며, 나도 그가 끝까지 그의 길을 걸어가라고 응원하고 싶다. 그리고 그 천재적인 머리와 양심을 참고 견뎌내는 것에만 쓰지 말고, 적폐를 쳐서 그 세력을 깎아 내고 적을 쉴새없이 휘몰아치는 전략을 구사하는 진보의 리더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