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직장인 번아웃, AI로 작은 전환점 찾을 수 있을까

최근 꽤 무기력해져서 이것저것 노력 해보는 챌린지를 시작해보았어요.

by sunju park
이미지 생성 Ai Sora

부제 :

무기력한 직장인의 N잡 도전기: AI 이미지로 나만의 제품 만들기 (feat. Sora, Adobe,마플샵)


안녕하세요, 브런치에서 오랜만에 제 이야기를 풀어놓는 것 같습니다. 어느덧 9년차 직장인이 되어 건강을 갈아 넣어가며 일하고 있는 요즘,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죽기 전까지 정해진 일만 하면서 살아야 할까?' 회사 안에서의 작은 인정이나 이전에 못 하던 일을 해냈을 때의 성취감으로 버텨왔지만, 금전적인 보상이나 스스로 설정한 목표가 아니라는 점에서 오는 번아웃은 저를 꽤 힘들게 했습니다. 퇴근길에 '차라리 차도에 뛰어들어 인생을 끝내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었을 때는, 아, 내가 정말 힘들구나, 하고 깨달았죠. 지금이 어쩌면 인생의 전환점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이런저런 고민을 시작했습니다.


일에 치여(차에 치이진 않았음) 앞으로의 인생 계획을 세우는 것조차 버거웠던 나날들. 그러다 문득 '완벽하게 공부하고 배우고 시작하지 말고, 일단 퇴사 전까지 최대한 작고 다양한 프로젝트들을 해보자'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시도들을 다시 글로 써 내려가려 합니다.



첫 번째 시도는 바로 '마플샵'에 제가 생성한 이미지를 활용한 제품을 올려보는 것이었습니다. 그중 하나가 바로 'The Garage Raccoon Club : Agenda Unknown'이라는 제목의 카드에 붙이는 스티커였죠. 일단 이 이미지를 만들기 전에 자료 서치 부터 했습니다. 제 마음에 쏙 드는 이미지를 여러 웹사이트에서 서치했고, 처음에는 사실 티셔츠 제작을 목표로 하고 있어서, CCTV로 촬영한 듯한 라쿤이 트램펄린을 타는 이미지가 가장 눈에 들어왔습니다.


스크린샷 2025-08-03 20.59.46.png 출처 : sora 제작자 rocecil97, (이미지 일부만 캡쳐합니다.)


위 이미지를 보고 제 메인 오브젝트를 '라쿤'으로 정했고, 이미지의 상황은 여러가지 사진을 보면서 정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지금 두뇌를 전혀 쓰고 싶은 상황이 아니라, 이번에는 ai의 추천에 최대한, 철저하게 의존해보기로 했습니다.


단순히 라쿤 네 마리가 차고에 모여 의자에 앉아있는 그림인데, 두 마리는 맥주를 마시고 있고, 왜인지 한 마리는 저를 응시하고 있는 단체로 뭔가를 관람하는 건지, 작당모의를 하는 건지는 정확히 알 수 없는, 그래서 더 궁금증을 자아내는 이미지를 생성해달라고 했습니다

물론, AI가 생성한 이미지를 상업적으로 판매해도 되는지에 대한 걱정이 앞섰습니다. 혹시 법적인 문제는 없을까 싶어 관련 내용을 찾아보기도 했죠.


AI 생성 이미지의 상업적 이용 관련

한국 저작권법상 AI가 전적으로 생성한 결과물은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의 표현'으로 보기 어려워 저작물로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AI 단독 생성물에는 저작권이 부여되지 않아 누구나 상업적으로 이용할 수 있으나, 동시에 저작권 보호를 받기도 어렵습니다.

하지만 기존 저작물을 학습하여 생성된 AI 이미지가 기존 작품과 유사성을 가질 경우, 저작권 침해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AI 이미지 사용 시 해당 AI 도구의 약관을 확인하고, 인간의 창의적 개입을 더해 원본과의 차별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핵심은 이겁니다. 저작권 보호가 안 된다는 건 '나 말고 아무도 못 쓰게 할 권리'가 없다는 거지, '나도 못 쓴다'는 이야기는 아니라는 겁니다. 다만, AI 이미지 생성 시 기존 저작물의 데이터를 학습했거나, 특정 저작물과 우연히 흡사하게 생성되어 저작권 침해 논란이 발생할 가능성은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


일단 제가 챗GPT에게 요청했던 프롬프트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아래 설명을 듣고 sora에서 사용할 이미지 생성 프롬프트를 최대한 길고 자세히 생성해줘. 밤에 누군가의 차고에서 쉬고 있는 몇몇 너구리들의 현실적인 사진, 차고의 캠핑용 의자에 앉아 맥주 한 캔을 한두 모금 마시고 사진 느낌은 약간 grainy, 과노출 된 상태를 유지하면서도 조명을 어둡게 유지하는 모습으로 제작해줘.


그렇게해서 생성한 이미지의 일부입니다.


assets_task_01k1qrn4fbezwrbfz7927a5p66_1754218057_img_0.jpg 귀엽다


그다음, 이런 무드의 후속작을 염두해 시리즈 물을 기획하기 위해 다음 사항들을 고려하기로 했습니다.

사진 자체에 약간의 유머러스함과 스토리가 담겨야 함.
사람처럼 행동하는 (혹은 자연스러운) 동물이 등장할 것.
"정체불명 + 익숙함"에서 주는 상상력 유발.
카드에 붙이고 싶을 정도로 감정적 연상이 가능해야 함.


다음 후속작으로 'Cats Rooftop Meeting'이라는 콘셉트를 구상한 후, 이 이미지도 Sora를 활용하여 새로운 이미지를 생성할 계획을 세웠는데, 제가 아이디어를 몇 자 적고 ai 에게 얻어낸 프롬프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A hyperrealistic, tranquil, and serene cinematic shot of a group of cats having a secret meeting on a red rooftop at noon under a clear blue sky with fluffy clouds. Some cats are slightly leaning against each other or the wall, while one cat is gazing up at the sky. The scene is peaceful and still, invoking a soft, dreamlike quality. We can never know the subject of this meeting, leaving a sense of mystery.


|


이렇게 이미지를 생성해도 판매업체에서 원하는 비율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아래 이미지 처럼요.

스크린샷 2025-08-03 21.14.36.png 마플샵의 상품 에디터


그럴땐 이 이미지를 어도비 포토샵으로 가져와서 생성 채우기를 해줍니다.

스크린샷 2025-08-03 21.13.05.png 그냥 엔터만 누르면 끝입니다.
스크린샷 2025-08-03 21.11.37.png 이미지가 점선에 가득 차도록 수정을 완료됐습니다.


이 외에도 잘려있는 이미지를 수정하고 색감을 조정하고 고양이 얼굴을 수정하는 등의 보정을 가해줍니다.

스크린샷 2025-08-03 21.23.56.png **이렇게 해서 해당 사이트에서 수익이 나면 제작,판매 배송을 전부 해주는 마플샵이 대부분을 가져갑니다.



이런 고민 속에서도 저는 이 단순한 스티커를 뭐 칠천 얼마나 주고 사고 싶게 만들려면 '브랜드 핵심 가치'가 설득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이 사진이 찍힌 비하인드 스토리가 사용자로 하여금 궁금해지게 만들고 싶었죠. 감성적인 문구로 길게, 마치 제가 직접 이야기하는 듯한 어투로 상세 페이지 문구를 기획해달라고 했습니다.


[The Garage Raccoon Club : Agenda Unknown 상세 페이지 기획 노하우]

사진 자체에 유머와 스토리를 담는 것이 핵심이었습니다. 마치 사람처럼 행동하는 동물이 등장하여 "정체불명 + 익숙함"이라는 이중적인 감정을 유발하고, 보는 이로 하여금 '이 스티커를 왜 붙이고 싶은지' 감정적으로 연상되도록 만들고 싶었죠.


여기에 저는 상상력을 더해 비하인드 스토리를 덧붙였습니다. 그들이 모여 무엇을 하는지 명확히 알 수 없지만, 어쩐지 익숙하고 편안한 풍경 속에서 비밀스러운 회의를 하는 듯한 느낌을 주길 원했습니다. "밤이 깊을수록, 그들의 이야기는 무르익는다"는 느낌의 문구로 시작하여, 이 스티커의 이미지를 통해 사용자가 자신만의 이야기를 상상하고, 작은 일상 속에서 유머와 가벼운 미소를 찾을 수 있기를 바랐습니다. 제가 파워 N이라서 이런 소재를 보고 스토리를 상상하는 것을 좋아하거든요. 이런 바람을 토대로 제가 두서없이 글을 써 내려간 후, 상세페이지에 사용되는 문구에 맞게 글을 적어달라고 요청했습니더.


스크린샷 2025-08-03 21.33.37.png
스크린샷 2025-08-03 21.33.48.png 구매 후의 상황까지 상상해보았어요. 물론 ai 저작물 관련 문구도 삽입했습니다.

|


제가 상상하고 있는 내용을 두서있고 좀 더 설득력있게 작성하는 능력은 부족해서, 아이디어만 가지고 빠르게 이런 내용을 작성할 수 있다니 정말 든든했습니다.

회사 일도 이렇게 뚝딱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잠시 생각이 멀리 갔었는데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이렇게 판매가 되더라도 마켓에서 떼는 수수료가 대부분이라 수익은 거의 없었습니다. 실제로 저는 24년도 부터 이런식으로 마플샵, 오라운드(25년부로 종료), 전시회 등 에서 작품과 굿즈 판매를 시작했지만, 생각보다 많이 판매를 했음에도 제가 벌어들이는 수익은 거의 없었거든요... 근데 왜 계속 시도해보았느냐. 단순했어요. 그림은 팔든 안 팔든 계속 그리고있고 내가 이 시점에 이런 작품을 만들었다는 것을 인터넷 세계에 증명해놓고 싶었어요.

1명이 타겟인 상품이었던거죠.

마플샵-기존판매물건.jpg 직접 그림 그리고 편집하여 제작했던 굿즈들. 10만원 정도의 수익을 얻었어요.

직전에 Sora로 생성한 이미지들보다 더 애틋하고 귀해서, 뭔가 기존 작업물과 방금 제작한 ai 생성물 사이의 간극을 줄일 수 있는 어떤 작업물이 나오면 더 완벽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추후에는 100명이 타겟인 상품에서, 1000명이 타겟인 상품으로..점점 더 타겟 범위를 넓힌 서비스를 구상해볼 예정이예요.







창작물 관련 얘기를 계속 하다보니...

비슷한 느낌의 프로젝트로 한창 이모티콘 붐이었던 2017~2019년도 즈음에는저 또한 오지큐 마켓, 라인메신저 등에서 꽤 다양한 종류의 이모티콘을 발행했는데요. 정작 강남의 한 컴퓨터 학원에서 주말강사로 벌어들인 수익이 이모티콘 판매 수익보다 훨씬 높았습니다. 이모티콘을 더 배우고 싶어서 수강생으로 들어갔다가 당시 강사님께 간택당하여 1년여간의 시간 동안 강사 일을 했었어요. 이모티콘 판매수익은 몇 년동안 모두 합쳐 20만원이었고, 1년 4개월간 토요일 주말강사 총 수익은 총 500만원 가량 이었거든요. 당시 직장 월급이 거의 최저시급이었던 저한테는 빛과 소금같은 귀한 투잡이었어요. 수강생들 후기도 좋은 편이어서 위안과 자존감 상승은 덤이었던 기억이 나요.

인스타툰을 꾸려서 8개월 안에 2천명의 팔로우도 모았었네요.

지금은 다 그만두었지만요. 연차가 쌓이며 직장에서 중간 관리자가 되고나서 더욱 정신없는 나날이 반복되고, 출퇴근도 왕복 4시간 가까이 되다보니 주어진 일 이외에는 아무것도 시도해 볼 에너지가 없는 상태가 되었어요.




힘든 걸 이겨내려고 하고 있는 작업이다보니 생각이 자꾸 멀리 가네요.

뭐... 일단 '뭐라도 시도했다'는 그 마음 하나로 이 과정을 글로나마 기록하고 있는데요, 이 작은 시도들을 토대로 언젠가는 정말 온전히 저만의 프로젝트를 시작해보고 싶어요. 완벽하지 않아도, 일단 시작하는 것. 이것이 번아웃에 허덕이던 제가 찾은 작은 돌파구입니다. 어딘가에서 우연히 이 글을 찾은 당신께서 저를 응원해주시면 좋겠어요. 저 또한 응원하겠습니다


앞으로도 이 프로젝트의 시행착오들을 브런치에 계속해서 공유해 나가겠습니다. 안녕


|


해당 글에서 설명한 상품들이 궁금하신 분은 아래 링크로 모시겠습니다.(마플샵)

오늘도 좋은 하루되세요.

https://marpple.shop/kr/3_bbang_toon/products


keyword
작가의 이전글슬랙에서 특정 멘션을 감지해서 구글시트로 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