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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파치 Jul 27. 2019

'4차 산업혁명의 길목에서 외식창업을 디자인하라' 1탄

3D 프린터로 만드는 저녁 만찬

ICT의 융합을 통하여 인공지능, 로봇기술, 생명과학이 주도하는 4차 산업혁명의 시대가 도래했다. 3D 프린팅 기술 역시 하루가 다르게 진화하고 있다. 이 3D 프린팅 기술을 외식산업에 적용하면 어떨까? 이런 상상을 대중 속으로 나오게 만든 회사가 있다. 바로 네덜란드 회사인 바이 플로우(ByFlow) 사이다. 암스테르담에 기반을 둔 이 회사는 본래 휴대용 3D 프린터를 제조하고 판매하는 데 집중했었다. 그랬던 바이 플로우사가  3D 프린터로 음식을 만들게 된 계기는 이 회사의 최고 기술 책임자 CTO(Chief Technology Officer)인 플로리스 호프가 네덜란드의 유럽 최대 식품연구소인 TNO에서 산업제품 디자인을 공부하면서 3D 프린트된 초콜릿의 구조에 대한 실험에 많은 시간을 쏟은 뒤 결정되었다. 푸드 잉크라는 3D 프린팅 팝업 레스토랑 탄생 배경에는 마르시오 바라다스(Marcio Barradas)와 안토니 도브 젠 스크(Antony Dobrzensk) 이 두 명의 공동 창립가 있다. 네덜란드의 3D 프린팅 스타트업인 바이 플로우사와 한 테크놀로지 콘퍼런스에서 두 사람이 만난 뒤 팝업 레스토랑을 준비하기 위해 함께 팀을 꾸렸다. 2016년 4월 네덜란드 벤로(Venlo)에서 열린 3D 푸드 콘퍼런스에서 5가지 코스의 3D 프린터로 출력한 음식을 처음 선보이며 제공하였고 7월에도 런던에 위치한 창의적 하이테크의 중심지인 쇼어디치의 드레이 워크 8번지에서 성공리에 행사를 마쳤다. 런던에서 열린 푸드 잉크 팝업 레스토랑 행사에서는 3일 동안 3번의 특별한 식사를 제공하며, 낮 동안은 작동 중인 3D 프린터와 3D펜을 직접 보고, 3D로 프린트된 간식들도 시식할 수 있는 기술 전시장과 같은 형태로 대중들에게 개방되었다.



저녁에는 부티크 레스토랑이 되어 한 사람 당 250파운드(약 36만 원) 이상을 지불한 10 명의 고객들에게 직접 음식이 프린트되는 과정을 지켜볼 수 있는 9가지 음식으로 구성된 코스 메뉴를 제공했다. 3D 프린터를 이용한 푸드 잉크 팝업 레스토랑에서는 모든 음식을 3D로 프린트하여 만든다. 3D 프린터로 만들어지는 것은 음식만이 아니고 레스토랑의 가구들과 비품들, 고객들이 사용하는 칼, 포크부터 그들과 고객이 앉는 의자까지 모두 3D로 프린팅 한다. 푸드 잉크는 모든 것을 독자적으로 해결하려 하지 않는다. 시대의 흐름에 맞게 융합 비즈니스 모델의 모범적인 시스템과 진정한 협업을 보여준다. 바르셀로나 기반의 BCN3 D 테크놀로지 (BCN3 D Technologies)사에서는 수용성 재료로 만들어진 지지대를 사용해 깔끔한 선과 매끈한 면을 가진 칼과 포크를 프린팅 한다.



3D 프린팅 기술에 대해 많은 지식이 있고 그 기술에 대해 혁신적일 수도 있지만, 음식에 대해서는 거의 아무것도 아는 것이 없었던 상황에서 스페인 벨비스의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인 라보스카나의 스패니쉬 셰프인 ‘마테오 블랑크’의 전문적 기술에 도움을 받고 있다. 블랑크를 비롯하여 그와 라 보스카 나를 함께 운영하는 다른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 엘 뷸리의 전문가인 ‘조엘 카 스타니 예’를 포함한 셰프들, 예술가 그리고 기술자로 이루어진 국제적 팀의 도움을 받아 라이브로 요리들을 3D 프린팅 한다. 그러면 과연 어떠한 음식들이 나오게 될까? 푸드 잉크의 주요한 매력은 음식이 아니라 그 음식이 만들어지는 방식이다. 현재 모든 메뉴가 분명하게 공개된 것은 아니지만, 포커스 3D 프린터는 허머스, 초콜릿 무스, 삶아서 으깬 콩, 도우와 여러 종류의 치즈들같이 페이스트의 텍스처를 지닌 재료들을 사용할 때 최고의 결과를 낼 수 있다고 한다. 이 재료들은 음식재료를 넣을 수 있는 카트리지로 들어가 레이어(Layer)된 구조로 밀려 나온다. 이후 여러 종류의 요리 기술들, 예를 들면 베이킹 같은 기술들이 적용된다.




마치 제빵사가 짤 개를 이용하여 케이크 위에 아이싱을 두르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생각하면 된다. 퓌레와 같은 질감의 재료들은 점점 밀려 나가서 디지털 파일로부터 만들어진 3D틀 안에 세로로 쌓이게 된다. (아무래도 3D 프린터의 프린팅 방식 중의 하나인 적층 방식 형태는 페이스트 형태가 최고의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그중에서 에어 캐비어, 피시 앤 칩스, 시저의 인생 꽃, 신비로운 새우, 스테이크 타르타르, 러브 바이츠 그리고 3D 보스 카나와 같은 요리들이다.



그리고 이러한 3D 프린팅 음식이 만들어지는 새로운 경험의 마무리는 바로 레스토랑 그 자체이다. 레스토랑 내의 테이블, 의자, 조명들 모두 3D 프린팅으로 만들어졌다. 이는 모두 자하 하디드의 제자이자 건축가인 ‘아더 마모 우 마니’가 오픈 소스인 그래스 하퍼 (Grasshopper)의 플러그 인 실크웜(Silkworm)을 이용하여 디자인했다. 우연히 이러한 3D 프린팅 기구들은 버닝 맨이라는 건축 프로젝트의 후원자들에 대한 킥스타터의 보상으로도 쓰였다. 식사에 사용되는 식기들은 폴란드 예술가인 ‘아이워나 리지 에카’에 의해 디자인되었으며 영화제작자들로 구성된 팀은 저녁 식사 동안 비주얼 쇼와 음악을 제공한다. 푸드 잉크는 하나의 단순한 팝업 레스토랑이기보다 음식과 예술, 테크놀로지의 복합 쇼이며 협업과 융합 비즈니스 모델 형태를 잘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푸드 잉크와 같은 팝업 레스토랑을 통하여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외식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뿐만이 아니라 모든 산업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이(異) 업종에 대한 꾸준한 관심과 공부가 필요하다. 때로는 동종 업종에서보다 이(異) 업종에서의 벤치마킹을 통하여 사업에 접목할 수 있는 시스템과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얻기 때문이다.


산업 간 융합을 통하여 성공한 대표적인 비즈니스 모델 중 서커스에 오페라의 예술적인 부분과 엔터테인먼트를 융합한 태양의 서커스를 꼽을 수 있다. 그리고 이(異) 업종 벤치마킹 분야의 최고수라 해도 손색이 없는 인도의 사회적 기업인 아라빈드(Aravind) 안과병원도 꼽을 수 있다. 아라빈드 안과병원은 맥도널드의 분업화 시스템을 안과 수술 시스템에 적용하여 싼 비용으로 빠르게 수술할 수 있도록 시간과 비용을 줄였으며 분업화를 통한 전문성으로 수술 성공률 글로벌 톱(TOP)을 자랑한다. 또한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무료 수술을 해주고 있으며, 수술비는 환자의 소득 수준에 따라 다르게 자율적으로 지불하도록 하는 우리가 흔히 생각할 수 없는 방식을 시행하고 있다. 보통 이런 상황에서는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도 수술비를 내지 않는 일이 많이 발생할 것 같지만 그런 일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에 한 번 놀라고, 병원이 흑자 운영되는 것에 또 한 번 놀란다.

우리 주변에는 많은 종류의 기술과 다양한 업종이 존재한다는 것과 그것들의 변화 속도가 점점 가속화되고 있다. 때로는 이런 변화와 속도들이 매우 흥분되는 일이고 많은 것들을 가능하도록 해주지만, 한편으로 많은 사람들은 너무 빠른 변화와 속도 때문에 혼란스러워하며 쫓아가기도 버겁고 쫓아가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스트레스를 받으며 시대 흐름에 뒤처지지 않을까 두려워하기도 한다. 
외식산업에서도 마찬가지로 십여 년 전만 해도 새로운 아이템이 나오면 그 트렌드가 5년은 유지되었지만 지금은 1년이나 길어야 3년으로 주기가 짧아졌다. 그리고 이 트렌드 주기는 앞으로 계속해서 더 짧아질 것이다. 긍정적이고 미래지향적 사고를 가지고 많은 사람들이 낙관적인 환경을 만들어내길 원한다.

영화에서만 그려졌던 미래가 생각보다 빨리 다가오고 있다.  


이미지 출처: foodink.io

작성자 : Apache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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