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연장하는 것들에 대하여
금 조각들을 팔았다. 작은 악세사리에서 나온 것들... 개중엔 돌아가신 친애하는 할머니가 주셨던 선물도 있었다. 할머니가 주신 가장 아꼈던 목걸이는 그대로 두었지만 나머지는 팔았다.
큰일이다. 작고 소중한 적금 중 일부에서 1회는 인출이 가능한 걸로 알고 은행에 갔었는데 상품이 달라서 안 된다고 한다. 그래서 금 거래소에 다녀왔다.
주인 아저씨가 내 추억이 담긴 금들을 어딘가에 긁고 액체를 부어 14k인지 확인했고, 나는 그걸 지켜봤다. 당연하게도 그분께는 그램수에 따른 얼마 안 되는 금인건데, 나는 왠지 슬펐다.
금액은 그냥 그랬다. 금을 팔기 위해 신분증을 드리고 그분은 값을 주었고, 그것들이 주인 아저씨의 지갑에서 나온 현금이 되어 내게 왔다. 어디 서랍에서 꺼내거나 저기 다른 방에서 가져온 게 아닌 뭐랄까 그냥 지갑에서 슉 꺼내 주셨다는게. 참, 그랬다.
약간은 참담한 마음으로 가게를 나서는데 순간 울고 싶은 마음이 들었으나 이내 무시했다. 그러면 무너질거고 나는 지금 무너져선 안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얼마 전 문득 든 생각이, TV나 영화에서 자주 본 그 예술가들의 삶이 내 현실인건가, 하는 생각이었는데 조금 우스운 것은 대학 졸업 후에 나는 쭉 어쩌면 그렇게 살아왔으면서 그걸 왜 이제 알았냐는 거다.
인정하기 싫었던 걸까. 이제 현실을 봐야 한다. 외면하고 싶었던 걸까.
오늘 받은 현금을 은행에 입금하러 들어갔다가 어떤 노숙자분이 아마도 더위를 피해 구석에 앉아계신 걸 봤다. 구면인 사람이었다. 며칠 전 갑자기 비가 내렸을 때 그 은행에 일이 있어 들렀었는데 그때도 비를 피해 있는 걸 봤었다.
비참한 심정이었던 나는 이제 집으로 가면 될 일이었지만 나오는 길에 발견한 그 아저씨를 보고는 잠깐 은행 입구 앞에서 서성였더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