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정신이 아닌 것은 세상인가 나인가
요즘 외부에 나가서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내가 내 정신이 아니라는 느낌이 마구 들 때가 있다. 영문을 모르고 이게 무슨 현상이지 싶었는데 어쩜 내가 날 잃어버리고 있는 순간을 인지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든다.
있는 그 자리에서 뭘 하면 되는지, 어떤 역할을 수행하면 되는지는 너무 잘 알고 있지만 지금 이 곳에 내가 제대로 존재하고 있지 않다는 느낌.
다른 사람들도 이런 걸 느낄까?
그 느낌은 꽤나 뚜렷해서, 그냥 지나치기엔 이상해서 미뤄두고 있는 온갖 글쓰기를 뒤로 하고 어떻게든 글로 옮겨적어 보려 애쓰고 있다,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
세상도, 시간도 한 치의 오차 없이 미뤄지는 것 없이 온갖 일이 발생하고 어쩌면 이렇게나 시간의 가속도가 붙어 가 버릴 수 있나 싶게 미친듯이 돌고 있으니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게 당연하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느끼고 있으니까.
뭘 놓친 걸까.
생각을 너무 한 게 문제였을까?
저만치 앞서 쏜살같이 가버리는 내 생각의 속도보다 현실의 몸은 너무도 무거워 굼뜨게 움직인 것이 문제일까.
별 일 없는데, 다 괜찮은데. 충분히 행복한데. 더 바랄 게 없어도 이상하지 않으련만.
그 놓친 게 뭔지 알 길이 없어서 눈물이라도 흘릴 수 있을 것 같은 이 강렬한 감정은 무언지 지나는 누구라도 부여잡고 물어볼 수 있다면 좋겠다.
어지럽다.
내게 주어진 퀘스트만 잔뜩이니, 정신을 차리기가 어렵다.
겨우겨우 임무를 달성하면 또 그 다음 임무가 기다리고 있다.
쉬면 또 얼마나 쉬는 것이 좋은지.
내가 쉬면 우리 냥이는 어쩌지.
쉬는 게 뭐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