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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소 Apr 17. 2016

4월 16일


오늘은 비가 내렸다.



하늘에서 내리는 눈물인지 서럽게도 내린다. 2년 전 그 날 처럼 오늘도 여전히 세상은 어둡고 깜깜하다. 이 어둠과 추위 속에서 사라져가는 빛을 붙잡으며 누군가를 간절히 외쳤을 그 심정을 나는 감히 헤아리지 못한다.



거짓말같은 하루가 지났다. 그리고 거짓말 같은 세상은 그들의 울음과 가족들의 어떠한 호소에도 움직이지 않고 그렇게 기어코 2년이 흘렀다. 2년동안 이 세상은 놀랍게도 그대로 흘러갔다. 아무것도 변하지 않은채, 애써 그 상처를 묻어둔 채로.



이제 우리는 늘 이시기만 되면 얼굴도 알지못하는 그 아이들을 떠올린다. 곳곳에서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황망하게 가버린 그 어린 날들을 위해서 기도하고 또 기도한다. 아직도 우리의 기억속에는 그날의 뉴스가 생생하기에 우린 이 날을 보통의 날처럼 지나갈 수가 없다. 다 각자의 생각대로지만 그래도 그날을, 우리 모두가 떠올리기 마련이다.



2년 뒤 오늘, 여느 대학생과 같이 중간고사에 힘들어하며 '보통'의 날을 보내고 있을 나이가 되었다. 그 아이들이 20살이 되는 해이다. 20살. 차라리 아무날이 아니었으면 좋았을 것을. 가장 아름다울 첫 스무살의 봄날에 설렘보다 떠나간 친구를 제일 먼저 떠올려야 하는 그들의 아픔은 어떻게 가늠할 수가 있을까.



오늘은 또 다른 곳에서의 참사가 터졌다. 모든 이해관계를 잊고, 또 오늘의 하늘은

무고한 사람들을 얄궂게도 데려가셨다.



내리는 비와 함께 아들의, 딸의 문자에 답하지 못한 자신을 아직도 탓하고, 이 거지 같은 세상을 바꿔버리겠노라 수없이 약속하고 다짐했지만 할 수 없었던 자신의 잘못도 아닌 잘못을 탓하고 있을 부모님들에게 오늘의 비는 얼마나 무심하고도 서러울까. 자신을 탓하며 "딸은 천국에가, 엄마는 지옥갈게" 하던 한 어머니의 말을

나는 잊을 수가 없다.




지금 내리는 이 비는 그 어린 넋들이 우리를 기억해달라고 그래도 잊지말아달라고 그 곳에서 흘리는 눈물일 거라 생각하며,



나는 오늘도 조용히 그 날을 떠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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