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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소 Mar 31. 2016

냄새를 기억할 수 있다면



냄새를 기억해두는 장치가 있었으면 좋겠다. 어떤 사진이나 소리보다도 냄새, 후각은 어떤 장면과 기억을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안겨다 주니까. 스치듯 어떤 냄새를 맡으면 따로 애써 떠올리거나 기억해내려고 하는 일종의 마음의 준비조차 없이 그때가 떠오르고 만다.

그때의 장소가 사람이 그리고 그때의 기억과 했던 생각들, 촉감까지 한 번에 놀랍도록 불현듯 떠오른다.

그것이 좋은 기억이든 아니든. 그래서 때론 기분이 좋아지기도 하고 슬퍼지기도 한다. 괜히 뒤돌아 보게 되는 그런 수많은 냄새들. 어쩌면 다른 사람들도 다들 비슷한 기억을 안고 살아가는 걸지도 모르겠다. 절대로 잊혀지지 않을 것 같던 순간들도 언젠간 흐릿해지고 잊혀지기 마련이지만 그때의 냄새는 몸이 기억하고 있다. 흐릿해졌다고 말하기가 무색할 만큼 생생하게 다시금 떠오르게 한다.


사라져 갈 많은 것들의 냄새를 기억해두면 좋겠다. 각자의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그것들을 기억해줄 수 만 있다면. 나중에 시간이 흘러도 어떠한 사진과 글보다도 다시 꺼내고픈 기억들을 가장 생생하게 꺼내 줄 수 있을 테니까.




생각해보면 기억해둘게 참 많았는데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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