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지금 <하얼빈>을 꼭 봐야 하는 이유

위기에 강한 나라, 대한민국

by VIta kim
1.jpg

최근 안중근 의사 하얼빈 의거를 다룬 영화인 '하얼빈'을 보고 왔습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긴장감이 들었고, 마지막 안중근 의사가 의거하는 장면엔 가슴속에 뭔지 모를 벅차오름과 먹먹한 감정이 동시에 들었습니다. 영화를 보고 나니,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자주독립국가가 되기 위해 얼마나 많은 희생이 있었는지 다시 한번 되새겨 보며 선조들에게 감사한 마음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안중근 의사는 일제강점기 시절 대한민국의 국권을 빼앗은 이토 히로부미를 암살하기 위해 1909년 하얼빈에 방문하는 시기를 노려 암살 계획을 세웁니다. 이때 이토 히로부미는 하얼빈으로 가는 기차 안에서 자신을 암살하기 위한 독립군이 결성되었다는 사실을 듣게 되는데요. 하얼빈으로 가는 기차 속에서 자신을 지키는 일본 군인 장교에게 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해서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조선이라는 나라는 돌려받은 것도 없으면서,
국난이 생기면 다들 합심해서 나타난다


현재 대한민국 역사를 되돌아보면, 국난이 생길 때 가장 강한 응집력이 나타나는 민족적 문화 현상들을 볼 수 있습니다. 임진왜란 시절엔 일본 침략에 맞서 전국적인 의병들이 들고일어났고, 일제강점기 시절엔 일본에게 빼앗긴 국권을 되찾기 위해 전국적으로 독립문화 운동이 일어났고, IMF 외환위기엔 전국적인 '금 모으기'운동으로 빠르게 외화 빚을 갚아 경제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습니다. 대한민국은 위기에 강한 나라입니다. 우리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의 것'을 가장 먼저 찾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브랜드 사례는 NO 재팬에 맞선 '유니클로 불매 운동'의 사례입니다. 2019년 7월, 일본 정부가 한국에 대한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한일 관계가 급격하게 악화되었고, 당시 유니클로 최고 담당자가 "한국의 불매 운동은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한 발언과 위안부를 폄하하는 광고를 내보내 국민들의 추가적인 반발을 샀습니다. 이때 시작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은 유니클로에 한하지 않고, 전국적으로 국산품 소비를 장려하는 운동으로 확산되었습니다.


생활비.png
KakaoTalk_20241225_170155949_02.jpg

실제 유니클로는 2019년 1조 3781억 원에서 2020년 6298억 원으로 54.3% 급감하였고, 190개였던 매장은 2년 동안 60여 곳이 폐점되었습니다. 당시 고객들은 "아무 생각 없이 유니클로를 방문했었지만, 유니클로를 이용하지 않아도 아무 불편이 없음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때 당시 확산된 불매 운동은 2023년까지 4년 동안 지속적으로 영향을 주었습니다.


KakaoTalk_20241225_170155949_02.jpg

유니클로의 하락은 국산 브랜드인 '탑텐'에게 기회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유니클로의 시장 점유율 상승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던 국산 SPA 브랜드 '텐'은 유니클로의 반사이익 수요의 상당한 수혜를 입었습니다. 이 기간 동안 2019년 동안 3340억 원이었던 매출은 4300억 원으로 29% 증가하며, 매장수는 269개에서 425개까지 58% 이상 증가했습니다. 유니클로의 위기를 기회로 삼아 사세를 확장하며 국내 토종 SPA 브랜드 중 1위까지 단숨에 올랐습니다.


pc_10.jpg

탑텐은 당시 일본 불매 운동에 대응하기 위해 '애국 마케팅'을 펼쳤습니다. 'REMEMBER 1945' 광복절 기념 티셔츠를 출시하기도 하며,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 티셔츠를 완판 하기도 했습니다. 획기적인 기획 상품과 진정성 있는 애국 마케팅은 브랜드 이미지 상승효과와 화제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었습니다. 불매 운동의 위기를 기회로 만든 탑텐은 2024년 들어 매출 1조를 달성하게 되었습니다.



브랜드를 운영하는데에 있어 시대적 흐름에 따른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는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위와 같은 애국마케팅의 경우 '위기'라는 키워드가 있을 때마다 등장하는 마케팅 트렌드 중 하나인데요. 올해도 '위기'라는 키워드가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한국적인게 가장 세계적이다"라는 메시지엔 "가장 우리 다운게 경쟁력 있다"와 같은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위기 속에 앞서 "우리만의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는 건 어떨까요?

keyword
작가의 이전글탄핵에 등장한 '응원봉'의 이유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