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가 팬이 필요한 이유
벌써 2025년 한 해가 시작되었네요. 연말에 들려온 갑작스러운 사고 소식으로 마음이 좋지 않았는데요. 삼가 고민의 명복을 빌며, 앞으로는 이와 같은 일이 발생되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2025년 첫 글을 발행합니다.
2024년 12월 3일 오후 11시 갑작스러운 계엄령의 선포는 2024년 한 해 들어 가장 큰 이슈 중 하나였습니다. 온 국민을 공포의 밤을 떨게 한 결과는 곧바로 대통령 탄핵으로 이어졌습니다. 많은 인파들이 국회 앞으로 모여 탄핵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높였는데요. 이번 시위는 지난번 탄핵 정국과 다른 시위 양상을 띠었습니다. 탄핵 시위에 참가한 5명 중 1명은 1020 여성으로 유독 젊은 여성들의 참여율이 높았고요. 탄핵시위의 대표적 상징물인 '촛불'보다, 이색적인 "응원봉"과 상징문구가 깃든 "깃발"을 들고 시위에 참가하는 시민들이 많았습니다.
탄핵은 무서운 건데 그래도 조금이나마 즐기는 마음으로
다 같이 즐겁게 이 시간을 보내고 싶어서 응원봉을 들고 나왔습니다.
-시민 인터뷰 中-
탄핵을 촉구하는 시민 단체에 젊은 여성들의 참가 바람이 불면서, K-POP 노래와 함께 '응원봉'이 등장했습니다. 그들은 마치 축제 현장처럼 보이는 탄핵 분위기를 '즐거움'으로 승화시켜 다른 젊은 인구의 탄핵 시위 참가를 자연스럽게 유발했습니다. 다 같이 좋아하는 응원봉을 들면서, K-POP 노래를 따라 부르는 모습은 마치 축제 콘서트장 같았지만 탄핵을 촉구하는 진정성 있는 마음은 누구보다 진지했습니다. 무겁고 무서운 시위 분위기를 완전히 바꾼 현장은 100만 명이 참여하는 역대 최대 참여율을 이끌어 냈습니다.
영어의 'Fanstic'의 'Fan'과 나라를 뜻하는 'Dom'을 합쳐서 생겨난 '팬덤(Fandom)'은 특정한 인물이나 브랜드를 열성적으로 좋아하는 사람들, 깊이 빠져드는 사람들을 뜻합니다. 흔히 K-POP 문화가 확산되면서 팬층이 두터워진 사람들이 모여 하나의 커뮤니티를 이루고, 그들만의 특정 문화가 만들어지는 현상인데요. 이렇게 형성된 문화는 단순 좋아하는 것을 넘어서, 밀집력을 키우고 더욱 큰 영향력을 행사하게 됩니다.
팬덤 문화의 시작은 '작은 공감'으로부터 시작됩니다. 핵개인 시대의 각 개인에게 '작은 공감'은 물리적, 사회적 거리를 뛰어넘는 그들만의 '취향 집단'을 형성합니다. 이제는 타인에 의해 나도 좋아해야 하는 문화가 아닌, 각 개인의 선택이 중요해진 시대 문화가 장착되었습니다. 응원봉을 들고 거리에 나선 시민들은 "내가 가진 가장 밝은 빛"이라는 말에 공감하여 젊은 세대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만들어 냈습니다.
팬덤이 있는 브랜드는 가장 강력합니다. "심리학이 발견한 인간의 가장 큰 특징은 자기 중심성이다"라고 말한 서울대 심리학과 최인철 교수의 말을 인용하면, 자신이 좋아하는 브랜드는 남들도 좋아할 수 있다는 강력한 믿음이 있습니다. "좋아하는 것"이라는 기준이 "자신"으로부터 출발해, 자신과 동일화된 브랜드를 발견하면, 마치 자신을 홍보하는 듯이 자연스럽게 구전 홍보 효과를 얻을 수 있죠.
주말랭이는 오로지 찐팬으로 성장한 스몰브랜드입니다. 주말랭이는 '주말에 뭐 하지?'라는 컨셉으로 주말에 갈만한 곳을 추천해 주는 뉴스레터인데요. 초기 회사원의 신분에서 사이드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구독자 80명으로 첫 시작을 알렸던 주말랭이 뉴스레터는 이제 6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면서 6만 명의 주말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구독자와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지속적인 소통을 이뤄낸 소중한 결과입니다.
작은 브랜드일수록 지속가능한 브랜드가 되기 위해선 우리 브랜드를 사랑해 주는 팬이 중요한 시대입니다. 물질시대를 벗어나 공감과 진정성이 돋보이는 "관계"중심적인 시대로 변해하고 있습니다. 작은 브랜드일수록 고객들과의 정서적 유대 관계를 더욱 깊게 쌓을 수 있으며, 작은 브랜드만이 가질 수 있는 경쟁력입니다. 그렇다면, 우리 브랜드는 과연 고객과 어떤 정서적 유대감을 쌓아가고 있는지 다시 한번 되돌아봐야 하지 않을까요? 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