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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사과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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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ppleLee Jun 23. 2021

내 마음의 안부를 묻는 그대

지구별 생존기


브런치 글을 읽어보았어요.

편하신 시간에 차 한잔해요.



간단한 제의였고, 내 글에 관심을 가져주는 누군가를 만나는 건 감사한 일이기에 연락을 주고받았다.

그리고 1주일, 글과 서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대화는 편안했고, 자유로웠다.

무엇보다 부담 없이 할 말 안 할 말 생각하지 않고 이야기하는 나를 보며 새삼 놀라고 있었다.










상담을 마치고 나와 카카오톡 메시지를 확인했다.




뭐해요?


상담했어요.


00 씨 마음은 어때요?




타자를 치던 손이 멈칫했다.

일순간 일렁이는 고요 속 뭔지 모를 울컥함이 꿈틀 하는 것 같았다.






00 씨 마음은 좀 어때요?




내 가까운 지인들 중 어느 누구에게도 들어본 적이 없던 말이었다.

늘 일을 마치고 나오면 오늘은 어떤 내담자였는지, 상담이 힘들었는지 등의 질문을 받아봤지.

저런 표현은 난생처음이었다.

상담이 업인 나는 늘 타인 마음의 안부를 궁금해하는 게 일이다.

그런 내게 안부를 묻는다니.

그것도 슈퍼비전(사례 분석 자리)이 아닌 일반인에게서 저런 이야기를 듣다니.

생각도 못해봤던 질문이었다.




내 마음의 안부를 묻는 사람.

참 고마운 사람.

덕분에, 나도 내 마음의 안부를 물었다.

여전히  그는 내게 종종 묻는다.




그래서 00이 마음은 좀 어때?




내 마음의 안부를 묻는 사람.

그로 인해 나는 요즘 세상에 없던 행복을 느낀다.

당분간은 이 행복을 만끽하며,

나를 찾는 이들의 마음에 안부를 더 잘 물을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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