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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사과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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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ppleLee Mar 25. 2017

내 고향, 참 봄.

지구별 생존기



영국 봄, 벚꽃 그리고 프로이드 박물관.


영국에 봄이 왔다.


온 동네방네 꽃이 흐드러지다 못해 흩날린다.


꽃이 지고 봄이 가고 있다는 의미다.


그런데 이상하다.


춥다.


참 춥다.

거기다 으슬으슬 춥다.


이들의 몸과 내 몸이 달라서기도 하겠지만,

꽃들을 보면 분명 봄이 온 것인데,

정작 내 몸은 봄을 느끼기는커녕,

밤마다 오리털 이불을 푹 뒤집어쓰지 않으면 잠을 잘 수 없을 지경이다.


반면, 지구 반대편 내 나라 한국의 봄은 나이가 많고 적고에 상관없이 마음 깊은 곳까지 불어오는 따뜻한 바람에 가슴이 설레어 온다.


그런 봄을 서른 해 넘게 보낸 나로서는,


온 것인 지, 아니 온 것인지

알 수 없는 이 봄이 영 어색하기 그지없다.


이곳에 사는 이들이

내게 이따금씩 묻는다.


이제 봄이야, 참 좋지 않아?


미소로 답을 대신한다.


그들의 질문 의도와 달리

내 마음 한편에는 내 고향 한국의 따뜻한 봄바람이 불어온다.


거기에 흩날리는 벚꽃잎까지..

학교에서 우리나라는 분명한 4계절이라더니,

영국에 와서야 비로소 그 말이 몸으로 배워진다.


이런 봄을 봄이라 좋아하는 영국인들을 바라보면,

절로 이런 생각이 떠오른다.




참 딱하다. 한국의 봄을 경험 못 해 본 너희들이..

매거진의 이전글 때론, 별거 아닌 한 마디에 인생을 걸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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