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을 바치자
집안일과 직장일이란게 있다. 내 기준으로 보면 난 직장일에 더 많은 시간을, 아내는 집안일에 더 많은 시간을 쏟는다. 그런데 희안한 것이 나는 투자한 시간에 대한 보상으로 회사로부터 돈을 받는데 아내는 그렇지 못하다. 물론 그 돈은 아내에게 바이패스되지만, 그 전에 누군가로부터 어떠한 형태로든지간에 노동시간에 대한 인정을 받았느냐와 안받았느냐를 결정짓는 것은 사실 짚고 넘어가야할 꽤 중요한 요소인 듯 싶다. 물론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지만..
제목에 대한 답을 내리기 전에 우선 내가 받는 보상액이 적정한가부터 생각해보자. 예를 들어 계산의 편의성을 위해 연봉이 대충 1억이라 하자. 1년 52주 중 휴가 빼고 대충 50주라 치면 1주에 2백만원이 되고, 1주일에 5일 근무라 치면 하루에 40만원 꼴이 된다. 8시간 근무라 치면 시간당 5만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현실을 반영하여 연봉이 사실 1억의 절반인 5천만원이라 가정하면 결국 시간당 2만5천원인 셈이다. 내가 직장에서 보내는 1시간이 그 정도 돈인게다. 믿거나 말거나.
가사일과 육아를 주로 하는 아내는 어떤가? 실제 연봉이 없으니 거꾸로 시급에서 시작해보자. 2016년 최저시급이 6천원이란다. "얼마 이상은 주어야 한다"라는 결론을 내려야 하니 1만원이라고 어림잡지말고 그냥 6천원에서 시작하자. 아기가 자다가도 손 끝 하나 움직여도 반응하는 것이 엄마니, 하루 24시간 노동이라 하고 그렇게 1년 365일 매일 풀타임으로 일하니 6x24x365을 계산하면 대충 약 5천만원이 나온다! 정말 절묘하게도, 진짜 신기하게도 아까 대충 가정했던 남자가 받는 연봉 5천만원과 동일하다. 소오오름~~~!
결론은... 위의 어줍짢은 논리의 전개에 의해 남편의 연봉이 5천만원이라면 월급은 아내에게 (생활비가 아닌) 보상 or 용돈이라는 이름으로 전액 바이패스되어야 한다!! 그러면서 회사가 나에게는 해주지 않는 말도 덧붙이자. "아내. 한달동안 수고했어!" 라고.. 그리고 그 용돈을 생활비로 써주는 아내에게 "고마워!"라고.
한줄요약하자면, 회사가 주는 그 돈은 남자의 시간당 생산성 2만5천원에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남편을 회사에 보내고 최저시급으로 뒷바라지한 아내에게 주는 보상금이었다는 뭔가 긴가민가 알쏭달쏭 이상한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