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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플씨드 Dec 14. 2019

고등학교 가면 폭망하는 중학교 영어

학원이 죽어야 아이가 산다 1.

고등학교 가면 폭망하는 중학교 영어



중학교에서 영어 성적을 받고 행복한 아이들이 있습니다. 열심히 한 보람을 느끼는 아이들. 영어 학원에 열심히 다니고 숙제도 공부도 성실히 한 아이들입니다. 대게는 다른 성적도 좋습니다. 누구보다 부모님께서 뿌듯하실 겁니다.

하지만 불안하게도 이 아이들 중 상당수가 고등학교 진학해서 성적이 떨어진다는 이야기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그 중 영어는 드라마틱하게 떨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고등학교 가면 폭망하는 중학교 영어

무엇이 원인일까요?

첫째도 둘째도 내신학원만 열심히 다녔기 때문입니다.

중학교 공부는 시험범위가 얇고 분량도 아주 적습니다. 영어를 제대로 읽지도 못하는 아이들도 학원에서 문법하고 단어외우고 문장외우고 열심히 공부하면 얼마 안되는 학교 영어 시험 정도는 90점 이상 잘 맞아옵니다. 내신 학원은 그 학교 시험 패턴을 잘 알고 있으므로 철저한 대비를 해줍니다. 학교 성적이 높으니 학원에 대한 만족도도 높고 힘들게 공부하긴 하지만 성적이 보상합니다. 아이들의 만족도도 높습니다.

문제는 이런 학원에서는 아이가 읽는 법을 가르쳐 주지 않습니다. 단어의 정확한 강세와 발음, 끊어 읽기 같은 언어를 배우는데 가장 기본적인 것을 신경쓰지 않습니다. 학원에서는 아이의 당장 성과를 보여줘야 하기 때문입니다. 단어 많이 외우게 하고 과제 많이 내주고 성적이 향상되야 부모가 보냅니다. 입소문을 타고 자리가 없을 지경입니다. 하지만 학교에서 90점 이상의 점수를 받는 아이들에게 읽기를 시켜보면 쉬운 문장도 제대로 못 읽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영어의 기반은 하나도 없는데 시험문제만 풀 수 있도록 공부가 세팅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고등학교에 진학합니다. 

고등학교 1학년은 아직 교과서에서 시험 문제가 많이 나옴에도 한 시험에서 다루는 지문이 30개가 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읽지 못하는 아이가 소화할 수 있는 분량이 아닙니다. 거기다 3월에 처음 보는 모의고사는 교과서에서는 나오지도 않습니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교과서는 의미가 없어지기 시작합니다. 수능 영어는 내신 영어와는 다른 세계입니다. 글의 의미와 문맥을 파악하는 문제가 90퍼센트입니다. 아무리 영어 학원을 열심히 다니고 공부를 많이 해도 성적이 잘 오르지 않습니다. 읽기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물론 내신학원들도 고등학교 대비해서 교과서 외 독해 공부를 따로 하기는 합니다. 그런데 영어를 제대로 읽을 수 없는 아이들이 독해를 한들 효과가 좋을 리 만무합니다. 더구나 그렇게 읽어내는 양도 많지 않습니다. 1년에 영어 교과서 달랑 한권 읽고, 좀 더하면 독해집 한두권 읽고 영어를 잘하게 된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거기다 그마저 제대로 읽지 않습니다. 상당수는 선생님이 읽어주는 것 한번 듣고 단어 외우고 문법하고 문제만 풉니다. 잘하면 이상합니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이렇게 말씀드리면 부모님 중 십중팔구는 그럼 영어 학원 시간을 더 늘려서 문법과 단어를 더 공부하고 공부 시간도 늘려야겠다고 생각하십니다.

하지만 실제 아이들이 영어 공부에 투자하는 시간이 그리 적지 않습니다. 단지 영어 공부를 거꾸로 하고 있기 때문에 영어 실력이 떨어지는 겁니다. 학원은 성적으로 말합니다. 학교 내신에 필요한 문제만 쪽집게처럼 짚어주고 성적을 올리는데만 열을 올릴 수 밖에 없습니다. 아이가 영어의 감각을 익히고 유창하게 사용하는데 관심이 없는 교육 덕분에 열심히 공부한 아이는 이렇게 배신을 당합니다.


그렇다면 해결책은 무엇일까요? 

어떤 학원을 보내야하나요?


학원에 대해서는 잘 모릅니다. 탄탄한 영어의 뿌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학원보다는 읽기를 많이 시킬 수 있는 환경을 찾는 것이 가장 좋아 보입니다. 문법도 필요하고 단어도 필요하고 이왕이면 성적도 좋으면 좋겠지만 


중학교 시절 가장 중요한 것은 영어 독서입니다.


얼마전 유투브에서 학원 전혀 안 다니고 어릴 때부터 영어 독서만 한 중3 아이가 나온 것을 보았습니다. 아이는 따로 공부한 것도 없이 수능 모의고사 만점을 받았다고 합니다. 찾아보면 수많은 증인들이 있습니다. 

그냥 읽어서 되는 것이 아니라 영어 독서는 반드시 듣기와 소리 내어 읽기를 기본으로 해야 합니다. 엄마들은 아이가 한가하게 책이나 보고 있으면 불안해합니다. 제발 그러지 마세요. 독서 기반이 되어있는 아이는 지금 내신은 안 나오더라도 고등학교 가서 최상급 성적을 쉽게 낼 수 있는 반전의 기회가 옵니다. 수능은 글을 이해했는지에 대한 문제가 90퍼센트입니다. 문법 문제도 두개 정도 밖에 안 나옵니다. 대한민국의 슬픈 영어교육 현실은 영어 능통자도 내신 문제를 맞추기 어려운 정말 까다로운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영어를 감각적으로 읽고 쓸 수 있는 기반이 있는 아이라면 오히려 더 쉽게 공부해나갈 수 있다는 건 자명합니다.


 외고, 영재고, 특정 자사고처럼 입학에 영어 내신이 중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내신 학원에 보내기 전에 어떻게 아이에게 책을 잘 많이 읽힐 수 있을지 고민해야합니다.

많이 읽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반드시 원어민 오디오를 함께 듣고, 소리  내어 읽어봐야 합니다. 참고로  영어 작문을 함께 한다면 읽기만 하는 것보다 배 이상의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언어의 듣기와 읽기(말하기), 쓰기는 나무의 뿌리와 몸통과 큰 가지와 같습니다. 이것이 제대로 만들어주지 않고 열심히 눈에 보이는 이파리만 채색하는 것이 현재 대부분 아이들이 받고 있는 내신중심 영어 교육입니다. 지금 아이는 눈앞의 작은 성과보다 뿌리와 줄기를 튼튼하게 다져야 할 시기입니다. 아이의 언어 체력을 먼저 키워주세요. 더 크고 실한 열매를 위해서요.


*대부분의 학원 선생님들이 최선을 다해 아이를 가르칩니다.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합니다. 하지만 부모님도 선생님도 무엇이 중요한지, 장기적으로 어떤 방법이 효율적인지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교육은 사랑만으로는 부족합니다. 통찰이 필요 합니다. 성실히만 한다면 비싼 학원보다는 오디오가 딸린 값싼 온라인 읽기 프로그램이 훨씬 더 효과적입니다. 학원 다닐 시간에 일주일에 자기 레벨에 맞는 책 세권만 읽어도 세상이 달라 보일 겁니다. 그 정도면 보통은 주3회 나가는 학원 수업시간 보다 짧거나 비슷한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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