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칠하기 싫은 아이 색칠 선수로 만드는 비법

아동미술: 색칠하기 싫은 아이의 심리와 색칠이 즐거워지는 쉬운 해법

안녕하세요. 미술선생님입니다.

졸라맨만 그리는 아이에 대한 해법에 이어 오늘은 두번째 아동미술의 흔한 고민인 색칠하기에 대한 해법입니다.

교육은 심리게임이다

미술 교육도 심리입니다. '넛지'라고 하지요. 자연스럽게 행동을 일으키는 행동유도 기법입니다. 아이가 미술의 어떤 부분을 싫어 하거나 자신 없어 한다면 해야한다고 강요하기보다는 그 원인이 무엇인지 살펴보고 해결 방법을 찾는 것이 좋습니다. 그 심리를 이해하면 자연스럽게 색을 칠하도록 유도할 쉬운 방법이 기다리고 있어요^^.

먼저 색칠하기 싫어하는 아이에게는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어요. 그까짓 색칠 좀 못하면 어떻습니까? 그 색칠이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어요. 스티브 잡스는 검정 터틀넥에 청바지만 입어도 역사에 길이남을 디자인을 만들었습니다. 요즘 디자인 상위권 입시는 아예 색칠이 안나오는 경우도 많습니다. 디자이너를 양성하는 대학에서도 색칠하는 능력이 핵심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우리도 통크게 마음의 여유를 가져 봅시다. 그럼 해법도 쉬워집니다.

색칠하기 싫어하는 아이의 심리

졸라맨 만큼 흔한 미술 고민인 '색칠!!!'

우리 아이는 도대체 왜 색칠이 싫을까요? 세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번째: 졸라맨을 그릴 때와 마찬가지로 자신의 그림에서 중요도가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아이의 관심이 스토리에 있는 경우 아이의 머릿속에 온갖 상상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색칠할 시간이 어딨습니까? 굳이 색이 없어도 표현은 다 됩니다. 아이는 중요한 일을 먼저 잘하고 있는 것입니다.

두번째: 색을 칠하면 기껏 잘그린 그림이 망가지기 때문입니다.

이 부분은 참 안타깝습니다. 아이들에게는 그 시기별 적합한 재료가 주어지지 않는 경우가 너무 많습니다, 그 특성이 어떤지, 어떤 그림에 적합한 도구인지도 가르쳐주지 않으면서 그저 하라고 합니다.

수채화가 미술의 필수도구로 둔갑하는 시점이 있습니다. 수채화로 색을 안칠하면 수준 낮은 미술로 취급하는 경우가 있어요.

연필로 조그맣게 그리고 거기에 물감으로 색칠하는 것은 고난도의 기술을 요구합니다. 작게 그린 그림을 수채화로 잘 칠할 수 있는 것은 엄청난 내공이 필요합니다. 대부분의 경우 작은 그림에 물감이 사정없이 덮히게 되고 나름 만족스럽게 그려진 그림이 순식간에 눈탱이가 번져서 검게 변한 그림이 됩니다. 오마이 갓. 부모님이라면 칠하고 싶겠습니까?

초등 저학년까지 크레파스는 아이들 그림에 적합한 재료가 아닙니다. 굉장히 거칠고 표현주의적인 디테일이 없는 그림에 어울리는 재료입니다. 5~6살쯤 되면서부터 아이들은 세밀한 표현에 관심을 갖습니다. 5살아이도 볼펜 좋아해요. 이를 통해 아이들은 감사하게도 소근육과 섬세한 생각과 표현을 발달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크레파스가 나쁜 것이 아니라 그것을 어거지로 쥐어주는 환경이 못된거예요.

거기다 크레파스로 칠하는 것은 엄청난 노동입니다. 팔아프고 힘들어요. 이런 것도 불평없이 잘 써주는 아이는 그저 감사하면 되고요. 다른 디테일한 작품도 가능하게 환경을 만들어 주면 됩니다.

세번째: 색을 다 칠하게 강요하기 때문입니다.

왜 색을 다 칠해야하지요? 색을 다 칠해야 완성이기 때문에요? 아이들에게 미술은 자신이 만족하는 시각 세계를 경험하는 기회이고 도구입니다. 만족하는데서 끝낼 권리가 있어요. 세상에는 다 칠해지지 않은 훌륭한 그림들이 많습니다. 그게 아니라면 조선시대 우리 조상님의 실력은 전부 낙제점입니다. 위대한 작가의 그림을 보면 다 안칠해져 있는 경우도 수두룩 해요....다 칠해야만 그림이라는 어른들의 관념이 위험한 것일 수 있다는 것을 먼저 알아야겠습니다.

첫번째, 두번째, 세번째 난관을 만나며 아이는 그림이 싫어지고 자신이 없어지게 되는 악순환을 겪습니다. 그림이 즐기고 성장하는 좋은 도구로서의 기능을 잃게 되는 슬픈 현실이 여기에서 시작합니다.

여기에서 반론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학교에서 평가를 받고 대회에 나가려면 색칠 잘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잘하는 것은 뭐든지 좋습니다. 하지만 잘못된 가르침으로 인한 부작용 때문에 아이가 영원히 미술을 못하게 되는 것 보다는 조금 더디게 가더라도 즐겁게 잘 배우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걱정하지 마세요.

실제 아이가 색을 칠하게 하는 마법같은 방법이 있습니다.

부모님과 선생님의 여유만 있으면 가능합니다.

아이가 색을 칠하게 만드는 비법

음, 이부분은 제가 정말 자신할 수 있어요. 제게 온 아이들 상당수는 '색칠하기 싫어요' '미술 못해요' 라고 선언하며 오는 아이들이 꽤 있습니다. 그 아이들 중 누구도 색 안칠하고 색 싫어라고 끝난 아이들이 없어요.

아이를 믿어주시고 조금의 인내심이면 충분합니다.

"색 안칠해도 된다"

"재밌는 것만 찾아서 해보자"

너무 간단하죠?

제가 하는 말의 전부입니다. 색이 싫고 자신없는 아이는 흑백으로 하라고 합니다. Black & White가 얼마나 멋진 색인지 자료도 보고 멋진 흑백 디자인을 만들기 위해 함께 궁리합니다.

아이 맘대로 하게 하면 제멋대로 행동하고 아무것도 배울 수 없는 것 아니냐는 염려는 버리셔도 됩니다.

부모가, 선생님이 아이와 해야하는 것은 잘할 수 있는 것, 재미있는 것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실제 저학년 아이들도 쉴새 없이 일합니다. 두시간도 짧게 느껴져요. 너무 열심히 하고 자신의 혼을 갈아넣은 작품에 감탄하고 자부심과 성취감을 느끼게 도와주는 것이 미술 교육입니다.

이런 경험을 한 아이들은 어느 덧 색도 칠하고 선생님이 해보자고 하는 것은 다합니다. 저도 가끔 아이가 그랬었나 잊어버릴정도로 아이는 사람이 됩니다. 예외가 없었어요. 하물며 색 안칠하면 어떻습니까? 한창 유행하던 어른용 색칠놀이? 작가는 자기 그림에 색칠해본적이 한번도 없다고 합니다. 그림쟁이가 색칠을 안해도 유명하고 잘살아요.

쉽게 하는 색칠 선수로 만드는 쉬운 방법들

안 칠해도 된다를 전제로 합니다. 강요금물!

아이가 관심가질 때, 혹은 은근슬쩍 "잘그렸는데 색이 있으면 엄청 멋있을텐데 아쉽다"로 시작합니다.

엄마가 같이 칠해줍니다. 색을 안칠하는 아이는 손근육이 대체로 약하니 같이 해주다 보면 손힘도 좋아지고 정교해집니다.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먼저 해보세요.

1. 아이가 좋아하는 재료, 안 번지는 재료 쓰기: 산뜻한 색감을 내는 싸인펜, 색연필 (연필 또는 돌돌이) 입니다. 실패 염려가 적습니다. 그 밖에 아이들이 좋아하는 색칠 도구는 다 괜찮습니다.

2. OHP필름에 대고 그리고 뒷면에 색칠하기: 번지지 않고 잘 칠해집니다. 언제 한번 시범을 보여야 겠네요.

졸라맨 관련 글을 참고하세요.

3. 색칠 따라하기: 좋아하지 않는데 창의력 따위는 잊어버려도 됩니다. 멋지게 칠해진 그림을 따라해 봅시다.

4. 태블릿에 그리기: 레이어를 사용하면 이미지를 대고 그릴 수도 있고 색을 칠하기도 쉽습니다. 얼마든지 지우기, 색 바꾸기가 가능해서 부담없고 색 감각을 키우기도 참 좋습니다.

마무리: 제가 침튀기며 미술 이렇게 해봐요라고 하는 이유입니다.

미술은 재미있으면 엄청난 끈기와 집중, 창의적인 생각, 실험정신, 기획력 등이 무럭무럭 성장합니다. 색좀 안칠하면 어때 하는 어른의 배짱이 필요합니다. 그러면 아이는 자신의 아이디어를 그림을 더 멋지게 만들기 위해 색을 배우고 싶어하게 됩니다. 이 지점이 선생님의 능력입니다. 이때는 색이 줄 수 있는 파워를 실감나게 해주고 재료의 성질에 대해, 효과적으로 쓰는 방법에 대해 잘 가르쳐 주면 됩니다.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해요.

도움이 되셨기를 바랍니다. 질문 주시면 또 도움되실 만한 내용 올려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졸라맨만 그리는 아이라면?원인과 해법에 대한 글

https://brunch.co.kr/@appleseed/7

좋아하는 그림을 먼저 그리기

색칠을 잘 하기 위한 기본도 관심과 집중입니다. 관심유도

다양의 색의 경험도 색을 잘 쓰기 위한 중요한 요소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