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화났다

다정과 화의 경계선

by 애플슈즈


항상 화나 있는 엄마,


그게 바로 나다.


밖에선 한없이 다정한 사람,


그게 바로 나다.


일부러 그러는게 아니라 그렇게 된다.


밖에서 에너지를 다 쓰고 오는지 모르겠는데,


일부러 애써서 친절한건 아닌데


밖에서는 보통 이상으로 친절해지고 집에서는 보통 이상으로 화나있다.



요즘 느끼는 건 '거리감 유지'이다.


나는 나로서 살 때가 더 행복한 것인지 모르겠다.


사회생활을 하고 일을 하면,


보상이 있다.


경제적 보상, 사회적 지위, 일에 대한 성취감


인정받고 있다는 따뜻함, 스스로 뭔가 해나간다는 안도감 등



엄마의 역할은 당연히 보상을 바라고 하는 일이 아니고


그저 해주고 싶고 주기만 해도 좋고 그런거여야 하는데


그렇다고 하는데,


나는 어쩐지 나쁜 이기적인 엄마인건지 육아도 지쳐간다.



일은 퇴직과 휴직, 쉼이라는 옵션이 있는데,


육아는 쉬엄쉬엄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조절하기는 참 힘들다.



2박 3일, 맡겨두고 자유를 누리고 싶은 마음이 한 가득 있다가도


한번도 그래보지 못한 채 흘렀던 7-8년


일은 나를 지탱해주는 힘이라고 생각하는데


에너지를 소진시키고 오는 건 또 맞으니


아이들에게 가정에 더 다정하지 못한 것도 맞다.



1년 하고 쉬고 1년 하고 쉬고 일이란게 그럴 수도 없는건데


다시 할 때마다 긴장해야 하고


한 번 하고 나면 다음 해는 더 수월해지기도 하고 그러면서 경력도 커리어도 쌓이는건데


결국 강약을 조절해야 하는게 일인건지, 육아인건지


육아는 손 놓고 있으면 금방 티가 나는 것 같다.


살림처럼.




요즘 넋두리만 늘었는지,


자기계발 강연과 책들을 많이 봐왔는데 현실과 너무 괴리가 생겨서


노력, 그마저도 힘을 잃는다.


아침에 희망차게, 힘차게 눈뜨며 감사로 시작하던 하루들을 보며


너무 애쓰지 마라.


내 안에서는 그 말이 올라온다.


더 자라.


그리고나면 덜 애써서 마음이 편해졌다고 생각했는데


더 바닥으로 내려간다.


내 뜻대로 안되는 아이들에게 화내게 되고.


감정을 어떻게 다스릴 수 있는건지, 정말 다스려지는건지


나 하나를 기르기도 힘든데 아이까지 길러야하니


내적 갈등이 참 많다.



한없이 다정했다가 한없이 무너지는,


혼자만의 시간을 항상 확보했던지라,


아이도 그걸 알고 내 공간을 지켜준다.


엄마가 혼자 있어야 하는 시간.


그것까지 아이는 닮아버렸다.



이런 나를 알았다면, 육아를 시작할 수 있었을까.


육아를 하면서 나의 유년시절과 나 자신을 알아가게 된다.



오늘은 화(anger)로 하루를 시작하고 다정으로 애써 덮고 있다.


다정으로 버텨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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