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이유는 아직 구독자도 별로 없고 영상도 몇 개 없어 보잘것없는 내 채널을 지인들에게 공개하는 것이 솔직히 좀 창피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다른 이유는 내 영상을 정말로 필요로 하는 사람들과의 진정한 소통을 통해 그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고 싶은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만약 내 채널이 부탁에 의해 억지로 방문한 구독자들로 가득하다면 영상을 만들 때마다 신경이 쓰여 자유롭지 못할 것이고 내 콘텐츠에 아무런 관심도 없는 사람들에게 영상을 봐달라고 구걸하는 느낌이 들 것 같았다. 그럼 나는 내 영상을 보는 구독자들에게 아무런 영향도 주지 못하는 형편없는 크리에이터가 될 것이다.
그래서 누구의 도움도 없이 내 힘으로 한 명 두 명 구독자를 늘려가고 싶었고 또 그들과 좋은 관계를 맺으며 소통을 해보고 싶었다.
나는 엄마표 영어독서에 대한 내용을 영상으로 만들어 하나씩 꾸준히 올리기 시작했다.
예전엔 아주 가끔씩 영상을 올렸었는데 이젠 일주일에 하나 이상은 꼭 업로드하기로 마음을 먹고 본격적으로 유튜브를 시작했다.
그 당시 첫째 아이와 엄마표로 영어독서를 시작한 지 수개월이 지난 때여서 아이에게서 크고 작은 아웃풋들이 막 나오고 있었다. 아이에게서 의미 있는 아웃풋이 나오기 시작하니 더욱 자신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래서 얼른 더 많은 엄마들에게 나의 노하우들을 공유해야겠다는 마음이 생겼고 동네 친구와 만나 주저리주저리 이야기 하듯 카메라를 보고 열심히 말을 했다.
처음엔 대본을 만들어야 하나 고민하기도 했지만 그건 내 성격상 맞지 않았고 꼭 말해야 할 내용의 키워드 정도만 노트에 몇 개 적은 뒤에 핸드폰 카메라 앞에서 신나게 떠들었다.
영상을 찍고 컷편집을 해 놓으니 영상에 나오는 내 모습이 제법 그럴듯하게 보였다. 꼭 내가 말을 잘하는 사람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지인들이 보지 않는 영상이기 때문에 아무런 신경도 쓰지 않고 마음대로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 참 좋았다. 아는 사람들이 본다고 생각하면 실수할까 봐 두려워서 아마도 영상을 만들기가 더 어려웠을지도 모르겠다.
나와는 잘 모르지만 구독을 부탁했던 남편의 지인들이 볼 수도 있다는 생각에 가끔 쑥스러운 느낌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그들이 내 영상을 과연 관심 있게 봐주기나 할까 하는 생각에 금방 괜찮아졌다.
그렇게 한 주 한 주 영상을 지속적으로 올리니 내 초라한 채널에도 새로운 구독자들이 하나, 둘 늘어갔다.
물론 떡상을 하는 채널들에 비하면 정말 느린 속도였지만 나에겐 구독자가 한 명씩 늘어가는 게 너무나 신기하고 행복한 일이었다.
유튜브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 한 달이 되어서 나는 ‘유튜브 시작 한 달 후기 / 초보 유튜버 한 달 구독자수 / 한 달 동안 느낀 점’이라는 제목으로 영상을 하나 올렸다.
그 당시 내 채널의 구독자수는 31명이었는데 기존에 있던 구독자수가 13명이었고 한 달간 새롭게 구독을 한 구독자의 수는 18명이었다.
한 주제의 영상을 주기적으로 올리게 되니 그전에 비해 구독자수의 증가가 더 빨라지는 것 같았다.
그리고 ‘초보 유튜버’라는 주제의 영상을 올리고 난 뒤부터 초보 유튜버들이 찾아와 응원도 해주고 맞구독을 제안하기도 했다.
유튜브를 시작하는 초보유튜버들과 서로 영상을 시청하고 댓글을 달아주며 소통을 하다 보니 영상 조회수도 조금씩 높아졌고 댓글수도 조금씩 늘게 되었다.
유튜브를 조금 운영하다 보니 내가 유튜브 운영에 대해 모르고 있는 것이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래서 유튜브 운영 노하우를 담은 영상들을 찾아보기 시작했고 이때부터 조금씩 유튜브를 진지하게 운영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