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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채형 인간
by 사과집 Sep 13. 2018

01. 결국 퇴사할 수밖에 없는 공채형 인간

나는 2015년 현대자동차에 공채로 입사했다.

나는 2015년 7월에 현대자동차에 공채 31기로 입사했다.


지원 직무는 ‘경영 지원’이었다. 보통 인사나 총무 등 세부 직무를 고르는 게 보통인데 나는 자소서에도 그냥 ‘경영을 잘 지원’하겠다고 썼다. 붙여만 준다면 아무 데나 들어가도 상관없었다. 그렇게 입사하고 5주간의 신입사원 연수를 받고, 두 달의 수습 기간을 거쳐 나는 드디어 회사원이 되었다. 입사하고서는 교육 업무를 담당했는데, 나름 적성에도 잘 맞는 것 같고 고민 없이 들어온 것치고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1년이 흐르고, 2년이 흐르고, 3년이 되어가자 계속해서 의문이 들었다. “1. 여기서 / 2. 이 직무를 / 3. 평생 할 수 있을까?”


직무에 대한 확신이 없으니 전문성이 쌓이고 있는지도 의문이었다. 가끔은 내가 하향평준화된 제너럴리스트 밖에 되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일, 다른 삶이 궁금했다. 뭔가 더 재미있는 일, 나와 맞는 일이 있을 것만 같았다. 직장인 사춘기였다. 진작했어야 할 고민을 입사하고서야 한 나는 만 3년을 채우자마자 퇴사했다.




나 같은 사람이 많을 거라고 생각한다. 나의 적성이 뭐가 중요한가. 중요한 건 취업이었다. 사회가 제시한 틀에 맞는, 과락 없는 사람이 되기 위해 나를 바득바득 끼워 맞추고, 그렇게 들어온 회사에 적응하지 못해 결국 나간다. 이 과정을 수많은 사람들이 반복한다. 굉장히 많은 비용이 지불되는 비효율적인 시스템이다. 입사하고 영어 한번 써본 적이 없는데 왜 토익을 보고, 업무와 상관없는 한국사 에세이는 왜 봤던가? 작가 장강명은 그의 책 <당선, 합격, 계급 : 문학상과 공채는 어떻게 좌절의 시스템이 되었나>에서 대규모 공개 시험을 거쳐 엘리트를 채용하는 공채 제도를 조선시대의 과거 제도에 비유했다. 한창 일할 나이의 청년들이 언제 붙을지도 모르는 시험에 붙기 위해 젊은 시절을 낭비하지만 그렇게 뽑힌 사람들이 진짜 조직에 필요한 인재인지 의문인, 사회적 낭비가 큰 과거 제도.


나의 적성이 뭐가 중요한가.
중요한 건 취업이었다.
사회가 제시한 틀에 맞는,
과락 없는 사람이 되기 위해
나를 바득바득 끼워 맞추고,
그렇게 들어온 회사에 적응하지 못해 결국 나간다.
이 과정을 수많은 사람들이 반복한다.
굉장히 많은 비용이 지불되는
비효율적인 시스템이다.

그래서 포스팅의 이름은 '결국 퇴사할 수밖에 없는 공채형 인간'이다. 고군분투해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입사했지만 결국 퇴사할 수밖에 없는 공채형 인간의 최후를 담았다. 이 이야기는 다음과 같은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사회에 나를 맞춰보려고 애써본 경험이 있는 사람, 그리고 결국 다른 선택지를 고민하는 사람. 당신이 불확실한 미래를 걱정하면서도 예상할 수 없는 삶을 살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이야기에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 앞으로 포스팅도 재미있게 읽어주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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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gazine 공채형 인간
소속 직업에세이스트
독립출판물, <공채형 인간> 을 썼습니다. 지금은 치앙마이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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