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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지인 Dec 19. 2023

기업 리뷰 사이트, 얼마나 신뢰하시나요?

이직을 준비하면서, 맘에 드는 회사의 공고를 발견하면 빼먹지 않고 해왔던 나만의 루틴이 있었다. 그건 바로 X플래닛이나 블라인X와 같은 기업 리뷰 사이트에 회사 이름을 검색해보는 것. 그런데, 정말 거짓말처럼 리뷰 사이트에 있는 글들을 보고 나면 회사에 지원하고 싶다는 마음이 눈녹듯이 사라졌다. 그리고, 늘상 내렸던 결론은 '이거봐. 세상에 괜찮은회사는 하나도 없어. 회사는 다 거기서 거기야.'라는 생각 뿐이었다.

이미지 출처: 핀터레스트

그리고, 지금 이직한 회사에 지원할 당시에도 난 평소처럼 기업 리뷰 사이트에 있는 수많은 글들을 보았고 내 마음 한 켠엔 기대감보다는 두려움이 점점 커져갔다. 면접에 최종 합격했으면 하는 바람과 함께 회사에 입사하는게 내 스스로 무덤을 파는게 아닐까 싶었달까?


그런데 이게 왠걸. 막상 회사에 입사하니 내가 기업 리뷰 사이트에서 봤던 다소 암담했던 상황과는 꽤나상반된 풍경이 펼쳐졌다. 일이 빡세다는 말들이 많았지만, 내가 직접 경험해본 바로는 쉽지는 않지만, 충분히 해볼만 하다고 느꼈고 무엇보다 그 외에 내 마음을 심란하게 만드는 요소는 단 하나도 없었다. 동료들이 좋아서 주말에 얼굴을 떠올리면 문득 빨리출근하고 싶단 생각이 들면 말 다했지 않을까 싶다.


근 N년 이상 기업 리뷰 사이트를 철저하게 맹신해 온 나로서는 내가 오랫동안 믿어온 신조가 붕괴되는느낌이었지만, 한 편으로는 이 경험을 통해 나의 오래된 고정 관념이 사라진 신선한 경험이기도 했다.


이 경험을 통해 문득 기업 리뷰 사이트에 글을 올리는 사람들의 심리나 상황을 처음으로 생각해보게 됐다. 나 역시도 글을 올린 경험이 있지만, 그 때는 이직을 준비하던 때라 다른 회사에 관한 리뷰를 보고 싶어서 글을 올리거나, 아니면 회사 일이 너무 힘들어서 분노에 가득찬 맘에 반발심이 들어 올린 것이 주된 계기였다. 이렇듯 대부분의 사람들은 퇴사를 준비하거나 혹은 사직서를 마음 한 켠에 품고 있을 때 이용하는 곳이다보니 당연히 긍정적이기보다는 부정적인 리뷰를 남길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이해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기업 리뷰 사이트를 신뢰하지 말라는 것은 아니다. 회사에 대해서 사전 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리뷰를 확인하되 참고용으로 보라는 것이 핵심이다. 가령 기업 리뷰가 2점 대인 회사는 무조건 거르고 보라는 말도 있던데, 이런 식으로 리뷰를 통해 회사를 전부 판단하기 보다는 기업의 규모에 따라 (특히나 중견 기업 이상의 경우)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 따라 실제로 마주하는 경험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리뷰를 무조건적으로 맹신하는 것은 더욱이 지양해야 한다.


이전에 유명 뷰티 회사에 근속하셨던 한 지인분께서는 기업 리뷰가 너무 좋아도 의심을 하라는 말씀을 하신 적이 있다. 기업에서 회사의 이미지에 손해를 입힌다고 느끼는 리뷰는 자체적으로 삭제해서 평점을 관리하는 경우도 빈번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 이유였다.


이렇듯, 리뷰는 그저 리뷰일 뿐. 결국 회사에 입사해봐야만 알 수 있는 신세계가 있으니 취업을 준비하는 직장인이라면 기업 리뷰 사이트의 낮은 평점에 미리 사서 걱정 하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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