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는 글
영화 전문가란 어떤 소양을 갖춘 사람일까? 영화에 관한 전문적 역량은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을까? 영화를 공부하려면 무엇을 어떻게 공부해야 할까?
직접적으로든, 간접적으로든 우리는 누구나 영화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을 한 번쯤 만나 본 적이 있다. 일반적인 영화 팬이라면 대부분은 영화 평론가이거나 흔히 ‘시네필’, ‘영화광’이라고 부르는 특수한 애호가들일 것이다. 친구 중에 대학 등의 교육 기관에서 영화 관련 교육을 수학하거나 영화 관련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이 있는 이도 있을 것이다.
‘영화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영화 평론가들이다. 왜냐하면 직업적인 요구 때문에라도 그들이 영화에 대해 가장 많이 말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남아있는 인상만큼 그들이 영화에 대해 잘 아는 사람들일까?
이렇게 되물어 보면 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영화 평론가가 되기 위해 마땅히, 필수적으로 갖춰야 하는 덕목은 무엇일까? 무엇을 훈련하고 공부하여 이수해야 할까?
현재 한국에는 영화 평론가 교육을 위한 전문적인 교과 과정이 사실상 마련되어 있지 않다. 영화 평론가의 자격을 판단할 만한 공식 기준이 없는 것이다. 즉 우리가 영화 평론가라고 알고 있는 사람들 중 대다수가 어쩌다 보니 영화 평론가라는 직함을 내걸고 활동하게 된 것이다.
이는 영화인의 공통 교양이 확립되어 있지 않다는 문제를 환기시킨다.
한편 이는 시민으로서 영화에 관한 상식과 교양을 갖추는데 있어서도 문제가 된다. 바야흐로 지금은 영상 시대, 즉 영화가 범람하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동영상 밈으로 실시간 의사소통이 이루어지는 시대에 대다수의 사람들이 영화가 어떻게 구성되고 작동하는지 모른다.
영상을 문자로 치환해서 생각해 보자. 우리가 단어의 맞춤법을 따져 묻는 것처럼, 문장에서 주술 관계를 따져 묻는 것처럼 영상의 구성 질서에 대해서도 따져 물을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문해력을 문제 삼는 것처럼 장면의 맥락을 읽어내는 것 또한 문제 삼을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이와 관련해서는 우선 국립 대학, 영화진흥위원회 등 공공 기관의 직무 유기를 비판해야 하지만 영화 공부라는 당장의 필요를 충족시키기에는 긴 시간과 곡절이 따르는 일이므로 일단은 그들의 각성을 기대하면서 꾸준히 견제와 호소의 목소리를 내는 것으로 갈음하자.
그 일환으로 나는 이곳에서 영화 공부하는 방법, 영화 공부의 교과를 제시하고자 한다. 공공 기관의 임무를 한 사람이 대신 하는 것이니 이는 모두의 필요와 요구를 충족시키기에는, 공적 기준을 갖추는 데 있어서는 분명히 모자름이 있을 것이다. 독자들의 양해와 응원을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