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릇 형상이 있는 것은 모두 허망한 것이니,
만약 모든 형상이 형상이 아님을 보면
곧 여래를 보리라.
- 금강경 -
붓다는 일체의 모든 ‘상(相)‘을 타파하라고 이야기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상’은 단순한 외형이 아니라, 우리가 감각과 마음을 통해 만들어내는 모든 관념과 분별을 뜻합니다. 즉, 우리가 세상을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하며 덧씌우는 ‘의미’와 ‘해석’이 모두 ‘상’입니다.
연필을 보고 “길다”, “짧다”, “좋다”, “나쁘다”라고 판단하는 그 모든 마음작용을 내려놓으라고 합니다. 연필은 그저 연필일 뿐, 우리의 판단과 해석이 덧붙여져 ‘의미’가 생깁니다.
이러한 시비분별에서 괴로움이 생기고, 삶의 조화가 무너집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상을 없애라’는 말이 ‘의식을 부정하라’는 뜻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상’은 의식이 인연과 조건을 따라 만들어낸 결과이며, 그것이 잘못되었다고 판단하는 것조차 또 다른 ‘상’일 뿐입니다.
금강경의 궁극적 메시지는, 우리의 의식이 삶이라는 ‘현실’을 구성하는 근원임을 바로 보라는 데 있습니다. 삶은 본래 중립적이며, 우리가 어떤 믿음체계를 가지고 바라보느냐에 따라 그 형상이 달라집니다.
그러므로 단순히 분별을 버리는 데 머물지 말고, 의식을 긍정적이고 바른 방향으로 사용하는 것, 그것이 진정한 ‘여래를 보는’ 길입니다.
즉, 상은 매 순간 우리의 의식의 믿음체계가 만들어낸 결과입니다. 그래서 상은 타파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믿음체계를 긍정적으로 변화시켜 행복하고 긍정적인 상(삶)을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 **금강경 * **
금강경은 불교의 대표적인 경전 중 하나로, 정식 명칭은 ‘금강반야바라밀경‘입니다.
그 의미는 다이아몬드처럼 단단한 지혜로 모든 집착과 번뇌를 잘라내어 깨달음에 이르게 하는 가르침이라는 뜻입니다.
붓다께서 열반하시고 그 제자들이 모여 붓다의 가르침을 결집하여 게송을 통해서 전해오다가 처음으로 문자로 편집된 것이 ‘아함경’과 ‘니까야’라는 불교경전입니다.
그러면서 붓다 열반 이후 500년이 지나면서 붓다의 가르침이 일부 지식인들 사이에서만 전파되고 일반대중과 멀어지는 것에 대해서 바로잡고자 대승불교 운동이 활발히 일어나면서, ‘아함경‘을 기초로 대승불교의 대표 경전인 ‘대반야경‘이 완성되게 됩니다.
600권에 이르는 ‘대반야경’ 가운데 우리가 잘 아는 ‘금강경’과 ‘반야심경’이 들어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