쌉싸름한 곰취부터 달콤한 지장가리까지

숲속의 보물, 산나물

by 바비정원

산에는 어느새 얼레지, 복수초, 한계령풀, 노루귀, 제비꽃, 갈퀴현호색, 야생화 천국이다.

스님은 나물 뜯던 손을 잠시 멈추고 내게 참배암차즈기를 보여 주셨다.

꽃이 피면 그 모양새가 뱀의 입과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옆에서 보니 정말 뱀이 입을 벌리고 있는 모습 같았다.

곰취, 얼레지, 고비, 흔치 않은 지장가리도 뜯었다.


우리 마을은 곰취로 유명하다.

깊은 산속 습지에서 자라는 곰취를 곰들이 먹었다고 해서 그 이름이 붙여졌다는 말이 있다.

잎은 큰 심장 모양이고 날카로운 잔 톱니가 있다.

예전에는 산에 올라가 뿌리 째 뽑아가는 사람들도 있었다지만 요즘은 함부로 채취할 수 없다.

산이 유전자원보호림으로 지정되어, 산림청에서 삼림자원과 희귀 식물을 보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산나물의 제왕, 곰취는 쌉싸름한 맛과 은은한 향이 있어 나른해지기 쉬운 요즘 입맛을 잡기에 충분하다.

상추처럼 쌈장과 함께 곰취 쌈으로 먹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삶아서 곰취나물로 먹거나 곰취전, 곰취 주먹밥을 해서 먹기도 한다.

곰취와 모양이 비슷한 곤달비도 있는데 곰취에 비해 깊은 향은 적다.

곰취의 강한 향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곤달비를 좋아한다.

산에서 내려오자마자 지장가리를 데쳐 들기름에 무쳤는데 부드럽고, 달콤한 뒷맛이 일품이었다.

얼레지는 데쳐서 하루를 물에 담가 독을 빼주고, 고비는 데쳐 양지바른 곳에서 말렸다.


곰취는 장아찌를 담았다.

손바닥 크기로 자란 어린잎을 따서 깨끗이 씻어 용기에 넣은 후 새콤달콤한 장을 부어 놓았다.

한 달간 숙성시킨 후에 먹으면 된다.

긴 겨울잠에서 깨어난 마을이 활기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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