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말마다 결혼식에, 가족 모임에 일정이 가득했어요. 가서 반가운 얼굴도 많이 보고 분명 즐거웠는데, 나만을 위한 시간이 아니라 그런지 쉰 것 같지 않은 느낌에 조금 지쳐있던 참이었죠. 지난주 오래간만에 약속 없는 주말이 생겨 가까운 곳에 가 바람을 쐬고 싶었는데, 마땅한 여행지를 찾지 못하던 차에 서쪽하늘 님의 글을 보고 여기다! 하고 바로 다녀왔습니다.
빛고을 광주는 가볼 일이 종종 있었는데, 넓은 마을 광주는 난생처음이었어요(경기도 중앙에 넓게 위치해 있어 넓은 고을이 됐대요). 게다가 제게는 정말 생소한 지역이라 숙소를 잡는 것부터 낯설었는데, 그게 참 좋더라고요. 그리 멀지도 않은 곳인데, 꼭 외국에 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달까요.
토요일 진료를 마치고 느지막이 광주로 올라가 저녁을 먹고 바로 잠들었어요. 사실 여행 와서 제일 하고 싶었던 게 밤늦게까지 놀고 다음 날 알람 없이 원하는 시간에 일어나는 거였어요. 하지만 슬프게도 이제 밤이 되면 눈꺼풀이 알아서 감기네요.ㅠㅠ 기절하듯 잠들어서 그런지 다음날 아침에도 출근할 때랑 비슷한 시간에 잠이 깼어요^^;;; 그래도 누워서 더 뒹굴거릴 수 있는 게 어찌나 행복하던지... 여유를 즐기다 근처에서 아침 겸 점심을 먹고 고대하던 <어 로프 슬라이스 피스> 카페로 향했습니다.
첫째날 저녁 <대복식당>의 불고기전골과 둘째날 아점 <포사이>의 쌀국수. 여행와서 맛있는 음식도 빼놓을 수 없죠!!!^^
일요일 조금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사람이 별로 없어서 여유롭게 카페를 즐길 수 있었어요. 서쪽하늘님의 추천대로 정말 예쁘고 멋진 공간이더라고요. 보통 카페에 가면 자리부터 잡기 바쁜데, 이곳은 둘러볼 곳이 너무 많아서 한참을 산책했어요.
그러다 통창으로 밖이 훤히 보이는 곳에 자리 잡고 앉아 있는데, 이 멋진 풍경을 음료값 만으로 즐길 수 있다는 게 어찌나 감사하게 느껴지던지요. 앉아서 구석구석 둘러보며 "우와... 조명이며, 테이블, 소품 하나하나 이렇게 꾸미는데 얼마나 정성을 들이셨을까...!" 감탄을 몇 번이고 했습니다.
아름다운 공간을 소개해주신 서쪽하늘 님께 다시 한번 감사를 전해요! :)
날씨마저 도와줬던 광주 여행
카페를 한참 즐기고 바로 천안으로 내려가기 아쉬워서 한 군데를 더 들렀어요. 미리 찾아본 곳도 아니었고, 무리하고 싶지 않아서 가까운 곳으로 별 기대 없이 갔었는데, 세상에! 문우님들께도 꼭 추천드리고 싶은 곳을 발견했습니다.
그곳은 바로 <경안천습지생태공원>. 여름이면 연꽃이 만발해 더 장관일 것 같은데, 아마 그땐 날도 덥고 사람들로 많이 붐비겠죠? 그래서 덜 더울 때 꼭 한 번 가보시길 추천드려요.
푸릇푸릇한 연꽃잎을 보며 산책로를 따라 들어가면 곳곳에 시가 전시되어 있어서 발길을 멈추게 만들고요. 아름답게 정비된 산책로를 따라 들어가면 넓게 펼쳐진 습지가 장관이에요. 바람을 맞으며 서 있으면 갑갑했던 마음이 탁 트이고 간간이 놀러 오는 새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있었습니다. 집 가까운 곳이면 정말 자주 왔을 거에요.
날씨도, 음식도, 풍경도 모두 만족스러웠던 광주 여행 덕분에 지쳤던 몸과 마음도 다시 생기로 차오르는 느낌이었어요. 가만히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는 자연의 힘을 가득 느끼고 왔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