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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월 May 19. 2022

우리는 무엇을 놓치며 살아가고 있는 걸까

<우연과 상상>_ 진심이 반짝이는 모든 순간.

우연과 상상

영화는 처음 느끼는 운명 같은 우연과 부유하고 있는 누군가의 마음과 우연히 눈을 마주하게 되는 순간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늦은 밤 메이코와 츠구미가 탄 택시 안은 들뜬 대화 소리로 소란스럽다. 츠구미는 우연히 만나게 된 한 남자에 대한 이야기를 차근히 풀어낸다. 운명이라 느껴질 정도로 대화가 잘 통했던 남자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츠구미의 얼굴은 내내 붉어져있다. 츠구미가 택시에서 내리고 혼자 남은 메이코는 원래의 행선지가 아닌 다른 곳으로 차를 돌린다. 내연 관계를 맺고 있는 사사키와 나오는 우연히 세가와의 수상 소식을 전해 듣게 된다. 세가와에 대해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지고 있는 사사키는 나오에게 세가와를 유혹해달라고 부탁하고 나오는 거절하지 못하고 수락하고 만다. 세가와를 찾아간 나오는 그의 소설을 낭독하기 시작한다. 오랜만에 고향을 찾은 나츠코는 추억이 깃든 공간을 찾아다닌다. 지난 추억을 곱씹던 나츠코는 우연히 고교 동창인 아야와 재회하게 된다. 반가운 마음을 나누던 두 사람은 아야의 제안으로 함께 그의 집으로 향하게 된다.



“마법보다 더 불확실한 걸 믿어볼 생각 있어?”

‘메이코’는 집으로 돌아가는 택시 안에서 친구에게 새로운 연애 상대 이야기를 듣는다.
여대생 ‘나오’는 교수 앞에서 그가 쓴 소설의 일부를 낭독한다.
20년 만에 고향을 찾은 ‘나츠코’는 그토록 만나고 싶던 동창생과 재회한다.
  
우연이 만들어내는, 조용히 아주 크게 움직이는 인생의 순간들이 있다.
이 영화는 그에 대한 상상의 결과물이다.


택시에서 내린 메이코는 한 사무실 안으로 들어간다. 늦은 밤까지 일하고 있는 카즈아키를 메이코는 무심히 쳐다본다. 갑자기 나타난 메이코의 등장에 카즈아키는 귀찮은 내색을 보인다. 카즈아키의 태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메이코는 택시 안에서 츠구미와 나누었던 대화를 말하기 시작한다. 과거 연인관계였던 메이코와 카즈아키는 여전히 서로에 대한 복잡한 마음이 남아있다. 택시 안에서 이야기를 들어주던 상냥하고 친절한 메이코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어지고 카즈아키 앞에서 한없이 차갑고 매서운 메이코는 여전히 자신의 손아귀에 있는 카즈아키의 모습을 보고 싶어 한다. 메이코에게 다시는 끌려다니지 않겠다 다짐한 카즈아키는 메이코에 대한 마음을 단념하려 애쓴다. 츠구미에 대한 이야기로 서로에 대한 마음을 다시 확인하고 싶은 두 사람이지만 내내 솔직하지 못하고 빙글빙글 돌기만 하는 대화에 마음이 연신 미끄러지기 일쑤다.


세가와의 수업을 수강한 적이 있는 나오는 자신을 기억하고 있는 세가와와 반갑게 인사를 나눈다. 세가와의 소설에 대해 질문을 하고 싶다며 시간을 내어달라는 나오의 제안을 세가와는 흔쾌히 받아들인다. 세가와의 소설을 꺼내 미리 표시해둔 페이지를 펼치고는 나오는 천천히 소설을 낭독하기 시작한다. 소설 속 내밀한 구절을 읽으며 나오는 두 사람만 남겨질 수 있게 사무실 문을 닫으며 세가와를 유혹하려 애쓴다. 나오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세가와는 나오의 낭독을 경청하면서도 사무실 문을 다시 열어둔다. 유혹에도 동요하지 않는 세가와의 행동에 나오는 끝내 자신이 오늘 계획했던 일을 실토하고 만다. 그리고는 누구에게도 꺼내놓지 못했던 자신의 내밀한 상처를 들어낸다. 어딘가에 안착하지 못하고 내내 부유하고 마는 자신의 마음에 대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제대로 찾지 못해 흔들리고 있는 시간에 대해.



나츠코와 아야는 아야의 집에 도착해서도 연신 반가운 마음을 나눈다. 예전과는 달라진 모습과 생활환경을 나누기 바쁜  사람은 과거의 모습을 토대로 각자 상상했던 미래의 모습 천천히 나열하기 시작한다. 각자 기억 속에 존재하고 있는 추억을 풀어내던  사람은 어딘가 모르게 계속 어긋나는 기억에 혼란스러워한다. 열심히 기억을 끼어 맞추려 해도 계속 어긋하는 기억 속에서  사람은 놀라운 사실 하나를 깨닫게 된다. 놀랍고 당황스러운 상황에 다시 집을 나오려던 나츠코는 아야의 제안으로 다시 차근히 대화를 나누기 시작한다. 함께 마음을 나누었던  사람에 대해, 머리를 짧게 자르고 다녔던 이름 모를  사람에 대해. 학창 시절 내내 마음속에만 담아두었던 사람을 담담히 풀어낸 나츠코는 아야의 배웅을 받으며  사람이 처음 만났던 곳으로 향한다. 그리고는 다시 한번  사람이 처음 만났던 상황으로 되돌아가 반갑게 인사를 나누자고 제안한다. 그저 과거 속에 머물렀던 누군가에게 혹은 오늘 새롭게 알게  누군가에게 진심을 담아 인사를 나누자는 듯이. 같은 장소에서 다시 인사를 나눈  사람은 포옹을 나누며 그전까지는 경험해본  없는 위로를 나누게 된다. 진심이 반짝이는 순간을.


 끝까지 차오르는 진심을 간신히 억누를 때가 있다. 어디까지 마음을 표현해야 좋을지 몰라서 혹은 어디까지 받아줄  있을지 알지 못해서 마음을 감추는 날이 많아진다. 나를 너무  알고 있어서 감추게 되는 순간도, 나를 너무  알고 있다 착각해 알아줄 거라 자신했던 순간도, 낯선 이에게 생각보다  진심을 툭하고 털어놓게 되는 순간도 생겨난다. 영화는 아주 찰나의 시간이라 기억하지 못하는 우리의 가장 빛나는  순간을 포착해낸다. 진심을 다하지 못한 짓궂은 마음도, 정답을 누군가 찾아주길 바라는 나약한 마음그리고 우연으로 빗어낸 여운 깊은 마음까지 영화를 보고 있노라면 생각하게 된다. 우리는 무엇을 끊임없이 놓치며 살아가고 있는 걸까. 그리고  무엇에 끊임없이 붙잡살아가고 있는 걸까. 영화  인물의 뜨거운 포옹이  모든 생각을 따뜻하게 감싸 안아주는 듯했다.




사월 인스타그램 






단편 시나리오집 <하지 못한 말이 있어> 구매 안내

1997년, 13살 두 소녀의 시선으로 바라본 삶을 담아낸 시나리오집입니다. 빨리 어른이 되기를 꿈꾸면서도 변화하는 자신의 몸에 당혹스러움을 느끼기도 하고, 평생 함께 할 거라 자신했던 친구와의 관계는 해명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못합니다. 언젠가 헤어질 거라 생각했던, 서로를 몹시도 싫어하는 줄만 알았던 부모는 우리가 미처 깨닫지 못했던 사랑과 믿음을 예상치 못한 순간에 보여주기도 합니다. 너무도 가까워서 당연히 알고 있을 거라 생각했던 우리의 이야기를 담아낸 시나리오입니다. 독립출판으로 만들어낸 책이기에 독립 책방과 제가 직접 보내드리는 구매 신청 폼에서만 책을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책 판형 : 120mm X 165mm

페이지수 : 120p

양식 : 시나리오

제본 : 무선제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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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 연희는 혜선과 함께 교환일기를 쓰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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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말하고 싶었지만 끝내 하지 못했던 말을 꾹꾹 눌러 담아냈습니다. 

부디 독자님들께 마음이 가닿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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