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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루 Nov 28. 2021

브레이브 독서단

3. 나 만의 독서 브랜딩

3. 나 만의 독서 브랜딩


< 두 번째 모임 >


  ‘셜록홈스와 괴도 루팡, 소공녀, 알프스의 소녀, 빨간 의자와 스케이트’ 내가 초등학생이었을 때 기억에 남는 책의 제목들이다. 한 번 읽고 끝난 것이 아니라 읽고 또 읽었던 책들이다. 나는 주로 추리소설과 문학책을 읽었다. 역사나 과학분야도 읽었을지 모르지만 그다지 기억나지는 않는다.

   어쨌든 문학을 사랑하는 독서 취향이 나의 독서 분야의 강점인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문학을 통해 인간을 이해하고 세상을 탐구해왔고, 성장해왔으며, 현재의 나를 이루는 양분이 되었다. 

  누가 나에게 역사나 과학책을 읽으라고 강요한다면 마치 클래식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헤비메탈 음악을 들으라고 강요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물론 때에 따라 필요에 의해 정보와 상식 또는 취업을 목적으로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었던 것도 사실이다. 내가 무조건 한 분야의 책만을 읽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니 오해하진 마시길. 다만 우리 동아리의 콘셉트는 ‘즐거운 독서’라는 것뿐이다. 우리 학생들은 다양한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는 많은 조언들을 익히 듣고 알고 있다. 나는 독서동아리에서만큼은 그들에게 작은 자유를 부여하고 싶다. 


  

  사람은 누구나 좋아하는 음식이 다르듯 좋아하는 책 분야도 그렇다. 의무감으로 읽는 책 읽기가 아닌 기쁨으로 책을 가까이하는 경험이 되기를 바랄 뿐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학생들에게 자기만의 독서 취향을 반영해서 독서 브랜드를 만들 기회를 주기로 했다. 일 년 동안 자신의 독서 취향의 강점을 살려 브랜딩 하고(Self-knowledge), 스스로 자신의 브랜드에 맞는 다양한 책들과 활동을 탐험하고(Explore), 그 과정을 통해 성장하는 자신(Progress)을 경험하는 것이다. 자신의 잠재가치와 능력을 발견하고 변화하는 현실에서 성장하기 위한 개인 브랜딩 전략을 통해 자신이 정말 무엇을 할 때 가장 행복한지를 생각하고 자신의  독서 취향을 브랜드화해 자신의 가치를 드러낼 수 있다. 그러한 이미지는 자신의 미래가치를 성립해가도록 도와주는 것이 바로 개인 독서 브랜딩(Personal Reading Branding)이라 하겠다.



   다음 활동으로 각자 브랜드를 정했으면 온라인에서 포스터 만들기 플랫폼 미리 캔버스에서 자신의 브랜드를 시각화하는 작업을 했다. 간단하게 이미지와 독서 브랜드를 넣은 포스터를 만들고  결과물은 우리 동아리 온라인 플랫폼 동아리 보드에 공유하게 했다. 

   이 때, 학생들이 눈치 보지 않고 자신의 독서 브랜드를 만들 수 있는 분위기 형성이 중요하다. 처음에는 이런 자유에 낯설어한다. 학생들의 얼굴에는 어른들 몰래 읽어야했기에 드러내지 못했던 자신의 취향을 커밍아웃해야하나 망설이는, 갑작스런 자유를 얻은 얼떨떨한, 교사의 의도가 뭔지 미심쩍어하는 표정들이 스쳐갔다. 나는 무엇이든 괜찮다고 반복하고 또 반복했다. 

  만화책이든 로맨스이든 자신의 취향을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는 자유를 허하라!     



   참고로 먼저 나의 브랜드를 소개하는 글을 쓰고 학생들에게 소개했다. 나의 설명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은 직접 보여주는 것이 가장 좋다는 게 경험으로서 터득한 나만의 노하우다.  다음으로 학생들은 저마다의 독서브랜드를 만들었다. 재미있기도 하고 기발하기도 하고 어떤 면에서는 엉뚱하기도 한 저마다의 이야기가 써졌다. 교사와 학생 중의  한 명의 브랜드를 소개하겠다. 




< 라니샘의 책마실 >


  나는 문학을 사랑하는 초등학교 교사로서 현재 네이버 오디오 클립에 ‘라니샘의 책마실’이라는 채널을 운영 중이다. 채널의 내용은 학생들과 문학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다. 크게 자랑할 것은 아니지만 시민 독후감 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경험도 있다. 작가에게 글쓰기 공부도 잠시 했고 마음 맞는 사람들과 소박한 글쓰기 활동을 계속하고 있으며 작은 책도 출판했다.

   또한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다양한 독서의 기쁨을 느끼게 하고 글쓰기 활동을 통해 학생이 성장하는 것을 바라보는 일을 보람 있게 생각한다. 

  그래서 나의 독서 브랜드는 내 이름의 끝자를 따서 ‘라니샘’이라는 별명을 짓고 ‘마을’의 사투리인 ‘마실’을 이어서 ‘라니샘의 책마실’이라고 만들었다.

   늘 교육 현장에서 학생들과 책 쓰기와 글쓰기를 함께 하고 나누는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의미를 담은 나의 브랜드이다.          



          

< 너영사(너의 영웅과 사랑)-  학생 신00 >     

   나는 여태까지 읽으라고 준 책들만 읽으며 책을 읽는 즐거움을 잃어버렸던 거 같다. 다른 것에 흥미가 생기며 자연스레 멀어진 것도 있지만, 6학년 때 한 번 읽고 싶은 책을 맘껏 읽어 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졌었고 그런 내게는 독서동아리가 제격이라고 느꼈다. 나는 되고 싶은 것이 많다. 재수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렇게 생각할  수 있는 재능도 많다고 자부한다.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책 속에서 찾고, 하고 싶은 것이 되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그 과정을 찾아본다. 나는 그 과정이 조금 힘들지라도 아직도 즐겁고 설렌다. 그 하고 싶은 게 굳이 직업이 아니라도 말이다. 그렇게 운명처럼 찾아온 기회는 나에게 좋은 길로 빠지게 해 줬다. 첫 번째 어색했던 만남을 뒤로하고 두 번째 만남, 우리는 독서 브랜드를 만들었다. 처음이라 행동이 굼떴지만 선생님은 그런 우리에게 자유로운 분위기를 형성시켜주셨고 서로 다른 취향들을 나누며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게 해 주셨다. 그렇게 마음 맞는 친구들, 선생님과 대화를 나누며 나의 독서 브래드 이름을 ‘너영사’라고 지었고 그 의미는 ‘너 의 영웅과 사랑’으로 내가 좋아하는 영웅전, 로맨스를 합쳤고  ‘너’는 나의 이야기를 하는 것도 좋지만 내 친구들, 내 입장에서 너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었다. 선생님께서는 우리 이야기를 잘 들어주셨고 그런 선생님 덕분에 나는 두 번째 날부터 독서동아리를 들어온 건 나의 운명이고 또한 행운이라고 느꼈다. 이 동아리를 들어온 뒤 난 읽고 싶은 책들을 읽고 나누고 싶은 이야기를 하며 스스로 성장을 느꼈고 그렇게 나의 내면은 점점 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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