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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이프릴 May 01. 2021

9. 반얀트리

자연주의 럭셔리 호텔 브랜드 - 2편

안녕하세요, 글 쓰는 호텔리어 에이프릴입니다.


지난 편에서는 자연주의 럭셔리 호텔 브랜드 - 1편을 통해서 '식스센스'와 '아만'에 대해서 알아보았는데요, 이번에는 '반얀트리'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반얀트리 (Banyan Tree) 그리고 반얀트리 빈탄 (Banyan Tree Bintan)

포토 크레디트 @ Banyantree  Seychelles

이번에 살펴볼 브랜드는 우리에게도 친숙한 반얀트리입니다. 한국에도 이미 10년도 전에 반얀트리가 오픈하여 지금까지 잘 운영 중이고 거기다 한국인들이 자주 찾는 동남아 휴양지에서도 종종 만나볼 수 있어서인지 1편의 두 브랜드보다는 확실히 더 친숙한 브랜드예요.

반얀트리 푸껫 프라이빗 풀 빌라의 모습 / 포토 크레디트 @ Banyan Tree Phuket

반얀트리의 제1호 리조트는 1994년에 오픈한 ‘반얀트리 푸껫’인데요, 워낙 태국과 주변 동남아 국가에서 강세하는 브랜드이자 아시아 최초 스파 리조트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지라 저는 당연히 태국 출신의 럭셔리 리조트 브랜드로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반얀트리의 창립자이자 오너인 ‘호권핑 (Ho Kwon Ping)은 싱가포르인이고 본사도 싱가포르에 있는 완전 싱가포르 브랜드 더라고요.


그런데 정작 싱가포르에는 반얀트리 리조트를 찾아볼 수 없다는 점! 보통 대부분의 호텔 브랜드들은 자국에서 성공을 이룬 다음에 해외로 확장해 나가지만 반얀트리의 경우 그 반대로 정말 의외입니다. 브랜드가 만들어지고 약 30년 후인 2023년 오픈을 목표로 싱가포르 데뷔가 확정되었고요, 그 위치로는 놀랍게도 모두의 예상을 깨고 제대로 된 호텔이 하나 없는 싱가포르 동물원이 있는 북쪽의 만다이 숲 속 한가운데서 그 모습을 드러낼 예정입니다.

2023년 오픈 예정인 반얀트리 싱가포르의 예상모습 / 포토 크레디트 @ Banyan Tree Holdings

현재 싱가포르에서 가장 가까운 반얀트리는 인도네시아 리아우 제도에 속해있는 작은 섬인 빈탄에 위치한 ‘반얀트리 빈탄’인데요, 경계상으로는 인도네시아지만 싱가포르에서 페리를 타면 한 시간 안에 도착할 수 있는 곳입니다.


빈탄 섬은 한국인들과도 깊은 인연이 있는데요, 한때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이곳은 한국 신혼부부들의 허니문 여행지로 이름을 알린 곳이기도 해요. 당시 유명 연예인 부부의 신혼여행지로 입소문을 탔고, 그들이 묵었던 ‘반얀트리 빈탄’은 신혼부부들 사이에 가장 묵고 싶은 숙소로 손꼽히기도 했답니다.


이제 빈탄 섬에서 허니문 여행객은 자취를 감추었지만, 싱가포르인들의 주말여행이나 나들이 장소로 애용되는 곳입니다. 또한 물가 비싼 싱가포르에서 골프나 마사지 원정을 위해 종종 찾기도 하는데 싱가포르의 반도 안 되는 가격으로 고급 리조트의 스파를 경험하거나 골프를 즐길 수 있답니다.

포토 크레디트 @ Banyan Tree Bintan

반얀트리 빈탄은 반얀트리 호텔 그룹의 교과서와 같은 장소이기도 해요. 왜냐하면 반얀트리뿐만 아니라 자매 호텔 브랜드인 앙사나(Angsana)와 카시아(Cassia)가 함께 위치하고 있어 각 브랜드의 분위기와 콘셉트가 어떻게 다른지 비교하기에 매우 적절한 프로퍼티랍니다.


먼저 반얀트리는 자연이 주는 편암함과 숙박을 통해 치유의 힘을 느끼는 것을 목표로 평온한 분위기의 빌라 콘셉트의 리조트, 앙사나는 메인 색인 오렌지색처럼 활기차고 즐거움이 넘치는 분위기의 호텔, 카시아의 경우 감각적인 디자인과 함께 캐주얼한 분위기의 레지던스 타입의 호텔입니다. 그리고 반얀트리 그룹의 또 하나의 브랜드로 다와 (Dhawa)가 있는데요, 독창적인 디자인과 함께 현대적인 분위기가 돋보이는 풀 서비스 호텔입니다.

반얀트리 빈탄의 기본 풀빌라의 모습 / 포토 크레디트 @ Banyan Tree Bintan

여기서 눈치 빠르신 분들!! 이미 눈치채셨나요?! 브랜드명이 모두 나무 이름이라는 점, 그리고 브랜드의 앞 글자가 A, B, C, D… 순서로 이어진다는 점이랍니다. 오너 호권핑은 앞으로 E, F, G로 시작되는 호텔 브랜드도 선보이고 싶다고 했는데, 나무 이름이 바닥날까 봐 항상 걱정이라고 자주 인터뷰에서 농담을 한답니다.


한국에서도 카시아가 속초에 오픈할 예정이고 요즘엔 분양을 위한 대대적인 홍보활동을 이어지고 있는데요, 분양형 호텔이라 앞으로 브랜드의 콘셉트와 분위기가 잘 표현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이지만 현재는 반얀트리와 같은 그룹이라는 것에 힘을 얻어 꽤 성공적으로 분양을 이어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카시아 빈탄의 복층 타입의 레지던스 객실 / 포토 크레디트 @ Cassia Bintan

반얀트리를 논하면서 절대로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스파입니다.  지금이야 자체 스파 브랜드를 갖춘 럭셔리 호텔 브랜드들이 수두룩하지만, 반얀트리는 ‘트로피컬 가든 스파’라는 콘셉트를 최초로  선보이며 아시아 럭셔리 리조트 스파 붐을 일으킨 선구자로도 유명한데요, 자체 스파 아카데미를 운영하며 한결같이 높은 수준의 서비스를 유지하며 오픈부터 현재까지 항상 최고의 자리를 사수하고 있답니다. 또한 스파에서 사용하는 제품들도 천연 재료만을 사용하며 기계에 의존하지 않고 사람의 손길만을 이용한다는 스파 철학을 가지고 있답니다.


반얀트리 빈탄의  스파를 방문했을 때 고급스러운 시설물, 멋진 전경, 능숙한 직원들의 태도와 서비스보다 더 인상에 남은 것이 있었는데요, 바로 스파 리셉션 한쪽에 있던 큰 나무 한 그루입니다. 이 나무로 인해 스파 로비의 레이아웃이 이상한 모양으로 삐둘어지게 되었지만, 이를 그대로 남기고 주변을 글라스로 두르고 천장을 뚫어서 나무가 햇빛과 비를 맞을 수 있도록 설계해 두었더라고요.


반얀트리는 이처럼 리조트를 설계할 때 최대한 벌채를 하지 않고 자연 그대로의 경관이 보존될 수 있도록 리조트를 짓는데요, 이곳에서도 반얀트리의 가치관이 여실히 드러나는 설계를 했다는 것을 이 나무 한 그루를 통해서 알 수 있었답니다.

구조물을 먼저 만든 후 지지대 위로 올리는 형식으로 빌라를 설계하여 자연훼손을 최대한 막음 / 포토 크레디트 @ Banyan Tree Bintan

 이밖에도 반얀트리 그룹은 환경보호와 사회 공헌을 강조하는 기업으로도 잘 알려져 있는데요, 특히 몰디브와 함께 빈탄에는 해양연구소를 설립되어 있어 리조트 주변의 해양 환경 연구와 환경 보전 및 인식 개선을 위한 활동에도 계속적인 지원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2편에 걸쳐서 대표 자연주의 호텔 브랜드를 살펴보니 호텔은 더 이상 방만 파는 곳이 아니라는 것이 절실히 느껴지는데요, 호텔 산업에서도 이제 확실한 브랜드의 가치관과 이를 위한 디테일한 서비스와 시설물이 다방면에서 필요한 시점에 도달한 것 같습니다.


그럼 다음 편에서 다시 찾아뵐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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