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은 언제 들어도 기쁜 한편 참 쑥스럽다. 타인에게는 예쁘다 잘한다는 칭찬을 잘하는 편이면서도 받는 데에는 영 어색해진다. 엄마는 내가 첫째라 사랑을 많이 주고 키웠다고 한다. 그런데 정작 나는 속상하고 슬픈 기억이 더 많이 남아있다. 그걸 증명이라도 하듯 내 어린 시절의 사진에 있는 내 표정은 썩 밝지만은 않다.
나는 남동생을 매우 예뻐했다. 이해할 수 없는 것은 학교에서 남녀 차별대우는 없는 것 같은 교육을 받고 자랐지만, 집안에서 남존여비는 여전했다. 차례나 제사에서는 그렇다손 치더라도, 큰 댁 어른들이나 오빠들이 집안 대소사에 참여하는 것에 비해 우리 집 부자는 너무 소홀했다. 엄마는 동생만 칭찬했다. 내가 무엇을 해도 엄마의 눈에는 차지 않는 것 같았다. 친척들이나 다른 사람들이 칭찬을 해도 엄마는 대수롭지 않게 넘기곤 했다. 크게 마음에 두고 살지는 않았다. 학교에서나 밖에서는 인정받을 만큼 받았으니까 그게 문제가 될 거란 생각을 해본 적도 없었다.
언젠가부터 누군가 엄마가 내 칭찬을 하더란 말을 하곤 했다. 나는 당황스러웠다. 동생에게 아이가 생긴 후로는 더더욱 그런 일이 늘었다. 특히 가끔 보는 동생과 이야기를 나눌 때면 나는 당황을 넘어 당혹스러움을 감출 수가 없었다. 엄마는 늘 나에게 아이의 교육은 이래야 한다 저래야 한다며 지적하기 일쑤였다. 엄마의 기준에서 나는 제대로 하는 게 없었다. 아이 씻기는 것도 먹이는 것도 모자란 것 투성이었다. 그런데, 동생에게 듣는 나는 세상 그렇게 교육을 잘 시킬 수가 없고, 잘 해먹일 수가 없단다. 뭐라고?
나는 늘 지적받고 모자란 사람인 줄 알고 살았다. 누군가 칭찬해 주는 게 그렇게 못 미덥고 어색할 수가 없었다. 그냥 듣기 좋으라고 하는 말인 줄로만 알고 넘긴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렇게 자신감을 아니 자존감을 잃어가면서 지내온 세월이 너무 길었다. 칭찬은 본인에게 해야 하는 것 아닐까? 대체 누구를 위한 것인가?